[41호]카피의 기술 1 ‘곡의 카피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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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카피(Copy)라고 할 때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훔쳐온다는 느낌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그 팀이 만든 아이디어로 내 앨범을 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성 있는 예배팀의 스타일을 일부 가지고 오는 것은 그 영성을 그대로 옮기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카피라는 표현보다는 그 팀에 대한 ‘존경’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울린다. 따라서 카피는 ‘은혜의 연장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나는 곡을 카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지녀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카피는 100대100으로

예배 준비를 하기 위해 곡을 카피하다 보면 유혹들이 많은데, 가장 큰 유혹 중 하나는 ‘귀차니즘’이다. 이러한 귀차니즘은 예배인도자들에게 그저 남들이 잘 만들어놓은 곡을 몇 번만 듣고 똑같이 따라 하려는 습성을 부추긴다. 이처럼 대충 듣고 곡을 카피하려고 하는 자세는 오랫동안 묵상하며 연구한 끝에 그 곡을 만들어낸 팀에 대한 모독이며, 더 나아가 속은 텅 비어있지만 겉으로만 똑같은 모양의 곡을 듣고 있어야만 하는 회중들과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다.

카피를 하려면 최소한 싱어들이 100번은 듣고, 연주자들이 100번은 연주해봐야 한다. 물론 100번이라는 숫자가 지닌 상징성에 의미를 두는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100번이라는 상징이 주는 메시지는 ‘그 곡을 완전히 내 것으로 해석할 때까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 번을 들어도 제대로 된 카피를 못 할 수 있지만, 100번보다 적게 듣고 제대로 카피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곡에 대한 진지한 묵상이 동반된 카피이다.

그 곡을 완전히 내 것으로 해석할 때까지

 내가 어느 교회에서 사역하던 때의 일이다. 교회에 등록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형제 한 명이 나를 찾아와 드럼을 연주하고 싶다며 자신을 예배팀에 넣어달라고 부탁해왔다. 예배인도자였던 내게 그 청년은 ‘예수 나의 첫사랑’이라는 곡을 그대로 카피하기 위해서 천 번 이상 그 곡을 들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나는 내가 섬기던 예배팀에서 드럼 연주자를 구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또 연주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진실해 보였던 그 청년의 천 번의 노력에 대해 큰 점수를 주면서 영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드러머와 함께 그 곡을 합주할 때 느낀 점이지만, 그는 그 천 번이 무색할 정도로 연주를 못 해냈다. 연주를 못 해냈다는 말은 박자나 비트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그 곡의 원곡에서 드러머가 어떠한 연출을 할 때 그 연출이 드러내는 영적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다. 카피는 그저 곡 자체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곡이 나타내고자 하는 영성과 분위기를 그대로 가지고 오기 위해서 충분히 묵상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카피를 위한 카피가 아닌, 100대100, 즉 ‘존경’을 품은 카피이다.

 

2. 카피도 분위기 따라

예배인도자들이 예배 곡을 준비할 때 다른 팀이 불렀던 곡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경우, 신중해야 할 요소는 절제이다. 만약 어떤 예배인도자가 빠른 비트의 찬양 세 곡과 느린 비트 한 곡으로 예배 콘티를 준비하는데, 빠른 세 곡의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고 가정해보겠다. 이때 서로 다른 분위기의 세 곡을 그대로 카피하려 든다면, 다양한 느낌의 곡들을 부르는 신선함은 있을 수 있지만, 그 곡들이 하나의 영적인 흐름으로 뭉쳐지는 데 방해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곡은 각각 다른 팀에서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배 콘티를 준비할 때는 다양한 분위기를 한 콘티 안에서 내기보다 하나의 분위기를 가진 곡들을 모방하여 하나의 영적 흐름으로 이어가도록 하는 편이 훨씬 더 유익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Chris Falson이 부른 ‘믿음 따라(I Walk by Faith)’라는 전형적인 록 스타일의 곡과 다른 빠른 곡들을 연결할 때 비슷한 계열의 곡인 ‘주님 같은 반석은 없도다(Rock of Ages)’나, ‘예수 나의 첫사랑(Jesus You Alone)’과 같은 곡을 함께 연결하거나 아니면, 찬송가 중에 록 분위기로 편곡해서 부를 수 있는 곡들을 찾아서 연결하는 방법이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한 주에 여러 곡을 다 카피해서 곡들을 연결할 만한 여유가 없는 팀이라면, 잘 만들어진 곡을 한 곡 카피한 후 평소에 부르던 곡 중에서 그 곡의 분위기와 한 흐름으로 잘 연결될 수 있는 다른 곡들을 찾아내어 예배 콘티를 작성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면서 좋은 콘티를 준비하는 한 방법이다.

 

                                 고웅일
고웅일 목사님2
영남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전 풍성한교회 찬양디렉터로 사역했던 그는 한국, 미국, 중남미에서 다년 간 한인교회 사역을 하면서 다양한 교회적 상황에 따른 예배사역의 노하우들을 터득하였으며, 그 외에도 중국, 일본 및 중남미 지역을 다니면서 각 나라 언어로 선교 집회 찬양을 인도해왔다. 『꿈꾸는 예배 인도자』 의 저자이며, 현재 미국 샌디에고(San Diego)에 거주하며 코워십미니스트리(koworship.com)을 통해 지역교회들의 예배팀 성장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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