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페달, 밟을 것인가 말 것인가 – 페달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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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교수의 『생생 피아노 반주법』은 교회음악의 반주법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질문자가? 묻고, 작가가 답하는 대화법 형식으로 쓰여 진 책이다. 누구나 하나님을 높이는 교회 음악 반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쉽게 안내한 책으로 정독하여 연습하면 피아노의 이론과 실전,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Q / 페달 사용에 관해 궁금합니다.
A / 피아노의 세 개의 페달 중 오른쪽에 있는 것이 댐퍼 페달, 가운데 있는 것이 소스테누토 페달, 그리고 왼쪽에 있는 것이 약음을 표현하는 소프트 페달입니다. 소스테누토 페달은 특수한 기능으로 성가 반주에서 쓰일 일은 거의 없고, 소프트 페달의 기능은 알고 있겠지요?

 

소프트 페달(왼쪽 페달)에 대하여

Q / 기도송을 치며 여린 음을 낼 때 간혹 사용합니다만…
A / 그랜드 피아노 안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왼쪽 페달을 밟아보세요. 왼쪽 페달을 밟는 순간 피아노의 내부 전체가 오른쪽으로 어긋나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가온C’를 소프트 페달을 밟고 쳤을 때와 페달을 떼고 쳤을 때의 차이를 구별해 보시기 바랍니다. 소프트 페달을 밟지 않고 쳤을 때는 해머가 피아노의 현 세 개를 모두 때리는 반면, 소프트 페달을 밟았을 때는 해머가 두 줄만 때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소프트 페달의 원리는 페달을 밟아 액션 전체를 어긋나게 하며 해머가 때리는 줄의 수를 줄임으로써 음량을 작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프트 페달을 ‘우나 코르다(una corda: one string)’라고도 부르는데, 왜냐하면 옛날에는 피아노의 현이 두 줄이었고 그중 한 줄만 해머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피아노는 현이 세 줄이고 그중 두 줄이 해머에 닿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명칭을 ‘due corde: two string’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전통상 지금도 우나 코르다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소프트 페달을 뗀다는 것은 원래의 세 줄이 모두 해머에 닿게 하는 지시이므로 ‘tre corde: three string’이라고 합니다.

Q / 여린 소리가 고르게 나지 않아 여린 악상의 곡에서는 소프트 페달을 자주 사용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 매우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소프트 페달을 밟으면 소리만 여리게 나는 것이 아니라 음색 자체가 바뀝니다. 왜냐하면 피아노를 많이 치면 펠트의 빈번한 사용으로 해머가 닳게 되고 펠트에는 자국이 남게 되겠지요. 그래서 펠트에 피아노 줄이 닿은 부분이 내는 소리는 펠트의 쿠션이 좋은 부분이 닿을 때 내는 소리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프트 페달을 밟으면 음량이 작아질 뿐 아니라 음색도 변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소프트 페달의 본래 목적은 ‘음색의 변화’가 아니라 ‘물리적 음량의 변화’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음색의 다양성에도 기여를 하게 된 셈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여린 소리를 고르게 내지 못한다 하여 소프트 페달을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여린 소리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청아한 음색이 요구된다거나, 반주부는 소프트 페달을 밟아도 좋을 듯한데 다른 성부의 음색이 음악적으로 지장을 받는다면, 소프트 페달의 사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소프트 페달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자기 자신만의 여린 소리를 영원히 갖지 못하는 수도 있으니 되도록 소프트 페달의 도움 없이 고르게 여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댐퍼 페달(오른쪽 페달)에 대하여

Q / 제 피아노 소리가 지저분하게 들렸나요?
A / 네, 맞습니다. 오른쪽의 댐퍼 페달에 관한 것입니다. 왜 마디가 바뀌기만 하면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바꾸어 주나요?

Q / 사실은 저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는데, 페달 사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교회 반주를 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몸에 익어버렸습니다.
A /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페달을 사용하셨나요?

Q / 저는 나름대로 코드(화성)가 바뀜에 따라 페달을 바꿔준 것인데요. 가만히 보면 마디가 바뀔 때마다 코드도 바뀌는 것 같아서요.
A /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페달을 어디서 밟고 어디에서 떼느냐의 정답을 구하기에 앞서 자신의 귀에 의지하여 페달을 밟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음의 울림을 들으면서 자신이 쓰는 페달링이 그 음악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지요. 실제로 숙련된 연주자일수록 연주 홀과 피아노의 특성에 따라 즉흥적으로 페달을 예민하게 조절합니다.
피아노라는 악기에 페달이 없다면, 피아노의 매력은 반으로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페달은 곧 피아노의 영혼’이라고도 하지요. 이노우에 나오유키가 쓴 『피아노 주법』을 보면 댐퍼 페달의 사용법을 대략 여덟 가지로 나누어 놓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1. 건반을 치기 전부터 밟는 페달링
2. 건반을 치는 동시에 밟는 페달링
3. 건반을 친 후에 밟는 페달링
4. 순간적으로 밟는 페달링
5. 하프 페달링 ; 바이브레이팅 페달 혹은 비브라토 페달이라고 함 (떨듯이 밟는 페달)
6. 피치카토 페달링 ; 마치 현악기에서 현을 퉁기는 듯한 효과를 내는 페달링
7. 디미누엔도 페달링 ; 페달 조작으로 디미누엔도 효과를 내는 페달링
8. 오픈 페달링 ; 화성이 바뀌더라도 계속 밟고 있는 약간 특수한 페달링

Q / 이렇게나 페달을 밟는 방법이 다양한가요? 이것을 어떻게 제가 다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A / 그뿐 아니라 페달을 밟는 속도, 페달을 떼는 속도, 그리고 패달을 누르는 깊이에 따라서도 음향의 차이는 달라집니다. 제 생각에는 위에서 언급한 페달링 중 1번부터 4번까지 네 가지의 페달링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도 자매님의 반주 실력은 훨씬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다음 달에 자세한 방법에 대해 차례대로 공부해 보기로 합시다.

 

                               김준희
김준희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음대 졸업 후 도미하여 시러큐스 대학원에서 피아노 석사를, 피바디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오르간, 하프시코드로 석사 후 과정을 수료하였다. 2000년에 귀국하여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학교 (교회음악 실기과정) 강사를 역임하였으며 온누리교회와 분당 할렐루야 교회 에서 피아니스트와 오르가니스트로 사역하였다. 현재 백석 예술대학교 음악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반주자를 위한 찬송가 즉흥연주곡집 1,2,3』, 『생생 피아노 반주법 -대화로 배우는 교회음악 반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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