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어떤 드럼 스틱(Stick)이 나에게 적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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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에게 있어서 페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스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페달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긱(Gig)을 하러 갈 때 사정상 페달은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스틱은 가져가기 때문이지요. 따지고 보면, 스틱은 항상 가지고 갑니다. 저의 경우로 비추어 보면, 스틱은 필수이며 2차 선택은 페달이고 3차 선택은 심벌(여기에도 순서가 있는데 첫째가 라이드 심벌, 그다음이 하이햇 심벌, 그다음 여건이 허락한다면 클래쉬 심벌, 그리고 스플래쉬나 차이나 심벌이 될 것입니다.^^)입니다. 4차 선택은 스네어 드럼이고 5차는 전체 드럼을 가져가는 것이 될 겁니다(물론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그러니 스틱은 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스틱은 달랑 한 세트만을 가지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누구든 자신의 스틱가방에 여러 세트의 스틱을 가지고 다닐 겁니다. 그러나 자신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는 스틱은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기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선 스틱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에 따라서 달라질 것입니다. 헤비한 록 스타일의 드러머는 길고 두꺼운 스틱을 선호할 것이며, 펑크나 Pop Rock 스타일의 드러머는 중간 굵기의 단단하고 잘 휘어지지 않는 히코리(Hickory) 재질의 스틱이 잘 맞을 것입니다. 재즈 드러머인 경우에는 팁(Tip)이 작고 가벼운 재질(Maple)에 지름이 작은 편인 스틱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재즈 드러머인 경우에도 헤비한 스틱을 자신의 무기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취향에 달려 있으니까요. 저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스틱의 무게 중심에 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스틱의 무게 중심이라는 것은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팁의 크기와 테이퍼(Taper)의 스타일에 따라 결정됩니다. 팁의 크기는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재즈의 경우에 특히 라이드(Ride) 심벌을 자주 연주해야 하며 그 소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인데요, 작은 팁과 무거운 심벌이 만나면서 소위 ‘스틱 데피니션(Stick Definition)’이라고 얘기되는 스틱의 목소리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재즈 드러머들은 작은 팁을 선호합니다. 스틱의 팁은 조금만 거친 연주를 하게 되면 부서져 버리기 때문에 그 스틱 데피니션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재즈드러머들은 스틱 팁이 손상된 것은 다른 부분이 멀쩡한 스틱이라도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던 90년대 초에는 플라스틱 팁이 장착된 스틱들이 많이 생산되었었습니다. 플라스틱 팁은 내구력이 좋아서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단점은 나무 팁과 비교해서 소리가 너무 ‘챙챙’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음악적이지 않은 장비는 아무리 실용적이고 내구성이 좋다고 해도 점차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팁이 크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더해질 것입니다. 즉 같은 모양의 작은 팁을 가진 스틱에 비해서 무게중심이 약간 앞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팁의 크기만으로는 그다지 느껴질 정도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테이퍼 부분은 스틱의 중앙으로부터 팁 쪽으로 이르는 점점 가늘어지는 비스듬한 경사를 이야기하는데, 이곳을 영어로는 스틱의 어깨(Shoulder) 부분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만약 스틱이 원통형으로만 되어 있고 나무 재질의 비중이 균등하다고 가정한다면, 한가운데에 무게중심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테이퍼 부분과 팁에 의해서 앞쪽의 무게가 감소할 것이므로 스틱의 무게중심은 한가운데보다 뒤쪽에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스틱을 스네어 드럼 위에 떨어뜨려 보면서 그 중심이 되는 점을 찾기도 합니다만, 요즘은 데니스 챔버스(Dennis Chambers)와 같이 그냥 스틱의 맨 끝을 쥐고 연주하는 드러머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원심력을 극대화해서 파워 있는 연주를 들려주기 위함이지만 그냥 단순히 멋져 보이기도 합니다. (^^)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효율적인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이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에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단순히 효율적인 드럼연주만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스틱을 잡고 움직이는 느낌이 다르므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즉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많이 쏠려 있으면 연주가 자꾸 무거워지지만, 무게중심이 조금 뒤쪽에 있다면 더 경쾌해집니다.

이때 테이퍼의 경사도가 완만한 스틱(Long Taper)은 많은 부분이 손실된 것이므로 스틱의 앞부분이 가벼워져서 무게중심이 더 뒤쪽에 있게 되고 테이퍼의 경사도가 급격하다면(Short Taper) 손실된 부분이 거의 없으므로 스틱의 앞부분이 무거워져서 무게중심은 더 앞쪽에 위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게중심이 조금 뒤쪽에 있는 스틱을 선호합니다만 그렇다고 롱 테이퍼 스틱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두꺼운 굵기와 가벼운 나무 재질에 팁은 조금 큰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 다른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자신의 느낌을 바꿀 수 있는 좋은 방법이므로 장르나 곡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두고 서너 가지의 스틱을 준비해놓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특수한 스틱들을 준비해놓으면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데 발라드를 위한 브러쉬(Brush)나 부드러운 톤이나 심벌 롤을 위한 말렛(Mallet), 대나무 묶음의 스타일의 스틱(Rod, Rute, Bamboo Stick 등으로 제조사마다 다르게 부릅니다)이나 이것보다 조금 더 두껍고 부드러운 빗자루 모양의 브룸스틱(Broomstick)도 다른 느낌을 내는 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KakaoTalk_20160205_114312296김현종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usicians Institute에서 드럼과 레코딩을 전공하였다. 상명대에서 컴퓨터음악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귀국 후 96년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처음 만드는데 일조하였으며, 영화 정사, 약속, 미술관 옆 동물원 등의 OST 드럼을 연주하였다. 퓨젼밴드 RTZ, 이정선, 한상원&정원영, 이현우 등의 공연 세션을 하였고,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에서 드럼 연주를 하고 있다. 현재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Rock Drums(2003,예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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