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하나님은 선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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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어느 목사님을 만났다. 나이는 나보다 젊었지만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목사님이셨다. 그분은 개혁교회가 왕성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공부한 분으로 10여 년 동안 유학하면서 현지 교회에 출석하였다고 한다. 그 교회는 네덜란드 계통의 개혁주의 교회였는데 지금도 왕성하게 부흥하고 있고 교인 중에는 훌륭한 분들도 많다고 한다. 예로 남아공에서 정권을 이양할 때 대통령이었던 분도 그 교회의 교인이라고 한다. 그분은 스스로 부통령으로 내려가 넬슨 만델라를 대통령으로 섬겼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정권 교체는 힘들었을 것이고, 또 큰 피바람이 불었을 텐데 말이다.

목사님은 그 교회에서 유일하게 동양인으로 장로 직임을 맡았다고 한다. 거의 백인들이 대부분인 교회로 동양 사람이 그들을 다스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텐데, 그들은 아주 순종적이었다고 한다. 장로직은 보통 5년 동안이고 대부분 그 5년도 무척 힘들어하며 3년 정도 되면 스스로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데,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에 비하면 한국 교회는 교회 직임을 ‘지위’로 생각하는 편이다. 우리는 섬기려 하기보다는 누리려 하게 되므로 직분에 관한 문제가 많다. 우리 주님께서 섬기는 자세에 대하여 친히 가르쳐주셨다. 잡히시던 전날 밤에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때 묻은 제자들의 발을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스럽게 씻어주셨다. 친히 섬김 받으셔야 할 분이 연약한 인생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신 것이다. 이런 일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섬긴다는 것은 스스로 죄인의 자리로 내려가서 그들의 눈높이보다 낮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것은 섬기는 대상을 평면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볼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인간적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을 평면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거룩하신 손길을 보는 일이다.

나를 하나님께서 지으셨듯이 그도 하나님께서 지으셨다. 나에게 그 사람보다 탁월한 장점을 주셨지만, 그 사람에게도 나에게서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어떤 것을 주셨다. 다만 내가 보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행여 그 사람을 향해 교만한 생각을 하거나 그를 우습게 여긴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행동일 수 있다. 그 사람은 내가 비웃어도 될 정도의 사람이 아니다. 그 이유는, 나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그도 곱디곱게 지어주셨기 때문이다.

출 4:11,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눈 밝은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다. 고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도 선하다. 그렇다면 이 땅에서 연약한 자로 존재하는 것 자체는 선이다. 어떤 인생으로 존재하는가? 장애인으로든 건강한 자로든,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의 영광이 될 수 있다. 성 프란시스는 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안목을 가졌고 또한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기쁨으로 행하였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은사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다. 고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도 선하다.

 

그는 땅바닥에 꾸물거리는 구더기조차도 사랑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인생을 구더기 같은 존재로 묘사한 성서의 구절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옮겨주곤 했다. 보통 사람은 역겨워하지만, 그는 구더기를 만드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인식하였던 것이다. 그런 안목이었기에 어떤 대상도 가볍게 볼 수가 없었다. 모든 대상을 거룩하신 하나님의 솜씨의 결과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한평우 목사님한평우 목사
한평우 목사님은 현재 로마 한인 교회 담임목사로 35년째 시무하시고, EMI 유럽 목회자 연구원 창립및 원장, 유럽 Koste 후원회장, 디모데 선교회 회장및 디모데 로마 선교 아카데미 학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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