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김보미 교수

0
2068

2012년 11월 겨울 한국 음악계에 대단한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500년의 전통이 있는 오스트리아 빈 소년 합창단에 첫 여성 지휘자이자 최초의 동양인 지휘자로 한국 출신 김보미 지휘자가 임명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대단한 이슈였습니다. 각종 언론사에서는 이 소식을 대거 보도하였고 지상파, 케이블 뉴스에서도 비중 있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녀는 직접 빈 소년 합창단 모차르트 반을 이끌고 내한공연하여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 임명과 활동은 유럽과 한국에서 큰 뉴스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녀는 2016년 3월,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의 옷을 벗고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가 아닌 연세대학교 교수라는 옷으로 갈아입게 된 것이죠.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합창 지휘 전임 교수로 임명되어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의 길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교수로 첫해를 보내고 있는 그녀는 교회음악가로 한국 교회음악에 작은 물결을 일으키는 꿈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명감이 있는 교회음악인을 양성하는 데 열정을 쏟고 각종 교회음악 세미나 강사로 초청되어 교회음악 지식을 함께 나누며 교회음악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원하는 김보미 교수를 예배음악이 만났습니다. 김보미 교수의 솔직한 인터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예배음악. 아직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교수라는 명칭보다는 오스트리아 빈 소년 합창단 동양 최초 여성 지휘자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 김보미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먼저 ‘예배음악이 만난 사람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예배음악 구독자님들께 간단한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보미 교수. 네. 음악으로 귀한 사역을 하시는 예배음악 구독자님들을 지면으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고 감사합니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라는 아직은 조금 낯설고 서먹서먹한 자리이지만 지난 첫 학기에 비해서 이번 학기에는 교수로서 많은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것들도 점점 생기고 또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 명칭이 익숙하지만 언젠가는 교수라는 명칭도 익숙해질 날이 오겠죠?

예배음악.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가 아닌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교수님으로서 생활이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으시며 시작한 교수 생활은 절대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교수로서의 첫해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김보미 교수. 아직은 교수라는 단어가 저 자신도 익숙지 않습니다. 김보미라는 합창 지휘자가 교수로서 얼마나 좋은 영향력을 끼칠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연세대학교와 유학 시절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한 학문적 지식과 오스트리아에서 오페라 극장 합창감독, 프로 합창단 부지휘자 그리고 빈 소년 합창단 상임 지휘자까지 무대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에 둘 수 있겠죠. 학생들에게 나에게 없는 것을 가르칠 수 없고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할 수도 없죠. 제가 학생을 가르쳐본 경험은 많이 없지만, 연주자로서 리허설과 연주 경험은 많습니다. 물론 교육하는 부분에서 노련한 기술과 경험은 선배 교수님들 비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부분은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과 음악을 향한 저의 열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도 솔직히 이야기해요. 또 교수로서 할 일이 많습니다. 후학을 가르치는 것 그리고 학교 합창단인 연세 콘서트 콰이어를 이끌고 나가는 것 외에도 후배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상담해주는 등, 교수로서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그 외로 외국의 좋은 책들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려 하고 각종 세미나와 마스터클래스도 준비하면서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살고 싶고 또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시간 한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고 있으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고 이것이 쌓여서 내년은 올해보다 나을 것 같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지난 학기보다 훌쩍 커져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느끼는 뿌듯함에 ‘이것이 교수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구나!’ 생각해요.

예배음악. 교수님의 뿌듯함과 보람이 가득 느껴집니다. 어떻게 후학을 양성하는 대학교수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보미 교수. 이 질문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음악적인 부분이고 하나는 인간 김보미에 관한 부분인데요, 먼저 저는 어린이합창단 지휘자가 돼야겠다는 목적과 이상을 가지고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했고 교회음악을 공부하고 싶어서 독일로 유학을 갔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르간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고 노래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음악을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유학 국가 결정 시 독일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교회음악을 공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교회음악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갔지요. 빈에서 교회음악 공부를 하는 도중에 저를 가르쳐 주시던 지휘 교수님께서 우연히 빈 소년합창단 지휘자 자리가 공석인데 너라면 빈 소년 합창단을 맡아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오디션 보는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그래서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 오디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독일에 있었을 때 시립음악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정직한 직업인지 알고 있었고 그곳에서의 2년은 저를 솔직한 음악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독일 시립학교에서의 경험 그리고 좋은 교육 시스템에서 받은 양질의 교육이, 전통이 깊은 음악학교이자 명예로운 빈 소년 합창단의 지휘자가 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린이 합창 지휘자가 아니고 교회음악가입니다. 제가 교회음악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교회 음악가는 지휘뿐만 아니라 성악 그리고 악기까지 다룰 수 있는 능력 등 많은 음악적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교회음악을 공부했고 독일에서 교회 칸토르로 혹은 오르가니스트로, 그리고 지휘자로 봉사했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이 교회음악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빈 소년 합창단에서 매년 작은 살롱 무대에서부터 크게는 카네기 홀까지 100회 이상의 연주를 하며 쌓았던 음악적 경험들을 토대로 현장의 지식을 전해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지휘 전공 학생들이 졸업 후 지휘자로 활동할 때 현장에서 필요한 리허설 테크닉과 합창 발성, 연주 기획 등의 실질적인 음악적 경험들을 가르쳐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할 때 ‘인간 김보미’의 작용도 있었어요. 외국에서 15년 가까이 생활하니까 ‘기회가 되면 한국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때에 연세대학교 공채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주변의 지인들이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기회이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해주셔서 용기 내어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빈 소년 합창단 지휘자가 될 때도 그랬듯이 제 인생에서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고 또 새로운 가지를 칠 기회가 와서 감사하고, 이렇게 감사한 기회가 좋은 답으로 돌아와서 더욱 감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빈 소년 합창단 최초 동양인 여성 지휘자라는 관심과 무게는 저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주었던 너무나 고마운 짐, 무게이자 기회였듯이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교수라는 자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교수 자리의 무게와 관심, 기대는 저 자신을 매우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고 격려해주고 발전하게 하는 좋은 작용을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이 합창 지휘자가 아니고
교회음악가입니다.”

 

예배음악.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시작된 교수님의 새로운 도전에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그렇다면 ‘교회음악’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교회음악과의 학생들을 지도하시면서 교수님께서 특별히 추구하시는 가치관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보미 교수. ‘어떻게 교회음악이 발전했고 또한 어떤 상황으로 교회음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는 나라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교회음악이 다르고, 같은 독일어를 사용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교회음악이 다 다릅니다.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고유한 교회음악의 색이 있지요. 독일의 경우는 교회 음악가를 A, B, C 등의 등급으로 분류해 교단에서 관리합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경우 이런 교단이나 국가에서 관리하는 등급은 존재하지 않고 교회 자체에서 교회음악가나 오르가니스트를 뽑고 관리합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은 합창음악에 깊은 뿌리를 둔 성공회의 전통이 있습니다. 이렇듯 유럽은 나라마다 교회음악의 특색이 다 다릅니다. 사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점점 클래식을 공부하려는 젊은이, 그리고 교회음악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보다 합창단의 수가 많고(프로, 아마추어 할 것 없이) 합창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볼 때 합창지휘를 공부한 후에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참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에서는 학문적인 레퍼토리와 이론적인 부분을 배우고 가르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좀 더 실질적이고 경험적인 부분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교회에는 아직도 예전(禮典)이 살아 있습니다. 예전에 기반을 둔 교회음악을 가르치는 것에 힘을 쏟는 것도 교회음악과 교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의 교수로서의 가치관은 “학생들에게 선배가 되자”입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음악의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죠. 학생들보다 좀 더 많은 음악적 지식이 있고 좀 더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했으며 좀 더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이런 경우에는 어떤 지식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음악으로 혹은 삶으로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또 알려주고 싶습니다. 후배들,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음악의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인 그런 교수의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12– 학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음악의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김보미 교수 –

예배음악. 교회음악을 공부하길 원하고 준비하는 학생들과 합창지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교수로서 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김보미 교수. 정말 조심스럽게 당부하고 싶은 말입니다. 교회음악가는 사명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음악가는 단지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좋아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찬양하고 섬기는 절대적 대상에 대한 사명감을 반드시 가지셔야 합니다. 그 후에 음악을 이야기해야 할 것인데 이 순서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피아노 연습부터 하고 성악을 공부하고 지휘 레슨을 받은 후에 교회음악이 뒤따르는 경우를 볼 때도 있습니다. 회중 찬송을 지휘할 때도 사명이 없다면 음악에 힘도 감동도 없고 호소력 또한 없으리라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교회음악을 공부하기 원한다면 교회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사명을 먼저 발견하고 찾으려 노력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합창지휘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음악적인 부분에서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이 아니고 선생님이 왜 그렇게 하라고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며 자신의 이성을 일깨우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합창은 혼자 하는 음악이 아니라 나와 많은 사람이 만나서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해와 다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알고자 하는 호기심도 합창 지휘자라면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와 내 음악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그의 음악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겸손의 모습도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음악을 듣고 그 음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나는 어떻게 음악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과의 비교와 경쟁에 초점을 맞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기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의 음악을 존중하고 그 음악을 감상할 줄 알고, 또한 내 음악에 집중하는 모습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교회음악가는 사명이 있어야 합니다.”

 

예배음악. 현재 한국에는 어린이합창단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 내에서도 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린이합창단의 증가로 어린이합창단을 지도하는 지휘자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어린이합창단 음악 지도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보미 교수. 너무 기본적인 것이지만 어린이 합창단 지휘자로서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은 합창단원에게 음악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합창 지휘자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고 계시고 당연히 아이들보다 더 많은 음악적 지식을 가지고 계시죠. 그런데도 한 번이라도 본인의 미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다면 아이들은 바로 반응합니다. 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서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철두철미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어린이 합창단 지휘자뿐만 아니라 모든 지휘자에게 유효한 것이죠. 그리고 어린이합창단 지휘자는 음악적으로 아이들을 쉽게 가르칠 방법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이해 능력이 성숙하지 못하지만, 성인보다 많은 것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을 예로 많이 들어서 아이들이 그것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지휘자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일상에서 일어나는 방법으로 자극을 주고 음악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이해와 상상을 끌어내고 그것이 음악으로까지 연결되는 연습방법이 필요합니다. 음악을 해석할 때 많이 상상하는 지휘자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지휘자가 생각해 이미 결정해 놓은 합창 사운드에 아이들의 소리를 맞추려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소리와 몸이 각각 다르므로 아이들이 가진 개성을 백 퍼센트 끄집어낸 후에 그것을 다듬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자꾸 “이런 소리가 좋은 소리야”라고 결정 내린 사운드를 아이들로부터 원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리를 다듬어 가는 작업은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과 모음의 통일이 되겠고 잘못된 발성 테크닉과 구강구조의 문제점을 찾아내어 고치고 호흡을 연구하고 신경 쓴다면 얼마든지 아이들의 개성 있는 소리를 가지고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합창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곡 분위기에 맞게 아이들이 소리를 상상하지 못하고 또 지휘자가 원하는 소리로만 맞추다 보니 모든 곡이 비슷한 느낌으로 나오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느끼고 아이들이 먼저 지휘자에게 제안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음악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들고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혹은 ‘지휘자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합창 단원들의 생각은 어떤지’ 등에 관해 지휘자와 단원들이 소통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소리와 느낌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소리를 만들어 가는 방법은 아이들이 음악을 상상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고 더 신선하고 생생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는데 그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소리와 느낌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일방적 방식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나 혹은 다른 부분에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보일 때 긍정적인 부분은 많이 부각하고 부정적인 부분은 짧고 효과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휘자가 아이들에게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주고, 긴장과 집중 그리고 이완과 자유로움의 적절한 선을 잘 그어주면 합창단이 활기가 넘치게 됩니다. 이것이 그대로 합창단 소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배음악.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방법이 어린이합창단 지휘자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기도 제목과 향후 비전에 대해서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보미 교수. 요즘 “모든 것에 감사하자”라는 기도를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감사하는 기도를 하면 행복합니다. 건강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정말 순식간에 욕심이 들어오고 탐욕스러워지고 이기적이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얼마나 많은 축복을 받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부터 학교에서 기획될 많은 일에 좋은 결실이 거둬지길 원하고 한국 교회음악에 작은 물결이라도 일으키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저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내년부터는 많은 연주를 하고 싶은데 이 연주들이 잘 준비되어서 좋은 열매를 많이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보미
프로필사진2김보미 교수는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졸업 후 독일의 레겐스부륵 음악대학에서 교회음악 디플롬 취득하였고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교회음악 최고과정으로 졸업하였다. 레겐스부륵 시립 음악학교 반주자 및 지휘자, Theater an der Wien의 합창 감독, 쇤베륵 합창단 부지휘자로 활동하였다. 2012년에는 500년의 전통이 있는 빈 소년 합창단에 첫 여성 지휘자이자 최초의 동양인 지휘자로 임명되어 미국의 Carnegie Hall, 빈 Musikverein 등 세계 유명 연주홀에서 연주활동을 하였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조교수로 임명되어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