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예배의 감격과 감동을 뛰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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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배 강의를 할 때 특정한 영상을 보여주고 청중의 반응을 살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영상에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놓아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로 보여 주었다. 소리 없는 영상을 본 사람들에게 내용에 관해 물었다. 대부분 하나님을 찬양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다음에는 영상의 음성을 살려 제대로 들려주었다. 그 영상은 찬양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말자’고 부추기는 내용이었다.

예배는 축제이기에 감격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예배에는 당연히 감격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내용에는 관심 없이 감정만 잘 드러난다고 해서 그것을 감격과 감동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음악이 주가 되어 있는 현대 젊은이들의 예배는 이러한 위험에 더 노출되기 쉽다. 겉모습은 찬양하며 하나님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지만, 내용이 그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당연히 찬양이 아니다.

예배는 내용의 전부를 말씀으로 채워야 한다. 더 나아가서 ‘예배가 말씀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말씀이기에 말씀이 깊을수록 예배 또한 깊어진다. 그래서 말씀이 없는 찬양은 ‘유행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말씀이 없는 설교는 ‘교양 강좌’에 불과하다. 말씀이 빠진 기도는 이방인들의 ‘중언부언’이다. 우리의 예배는 말씀에서 근거해야 하고 말씀을 기본으로 세워야 한다. 예배는 말씀이 드러나는 정도에 따라 깊이와 풍성함이 결정된다.

호주 시드니의 ‘워쉽 컨퍼런스’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컨퍼런스 중에 “말씀이 없는 예배가 가능합니까?”라고 한 청년이 질문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어떤 예배 인도자가 “가능합니다.”라고 답했다. ‘왜 가능한가?’를 묻자 “찬양에도 말씀이 있으니까요”로 대답했다. 내가 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말씀이 있는 것이네요. 질문자는 ‘말씀 없이 가능하냐?’라고 하지 않았나요?” 라고 되물었다. 이 예배 인도자는 ‘말씀’이 없는 예배를 ‘설교’가 없는 예배로 오해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교 없이 예배가 가능한가? 여러 가지 사정상 가능할 수는 있다. 선교지나 전문적으로 훈련된 설교 사역자가 없는 오지, 그리고 설교자를 세울 수 없는 교회 초기의 상황에서는 설교 없는 예배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설교가 약화되면 예배도 약화된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많이 드러나게 하는 수단이 설교이기 때문이다. 찬양에도 말씀이 있고 기도도 말씀에 바탕을 두지만, 설교만큼 말씀을 잘 드러내지는 못한다. 마커스목요예배를 드려오면서 가장 중심을 두어 지도해왔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예배자가 하나님의 임재를 온전하게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씀이신 하나님’이 중심이 되는 예배여야 한다.

예배 인도자들이 ‘말씀이신 하나님’을 중심에 두지 않으면 예배인도에 실패하게 된다. 예배자의 감정을 건드려 감정을 고조시키고 싶은 충동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예배 인도자들은 음악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음악은 감정을 다루는 데 매우 강력한 도구이기에 조금의 변화에도 많은 감정적 효과를 일으킨다. 더욱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예배에서, 특히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예배에서 예배 인도자뿐만 아니라 예배자들에게도 감정적인 흥분이 더 많이 나타난다. 이때 예배 인도자가 음악적 기교를 사용해서 감정을 조금만 건드리면 예배의 열기가 순식간에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정이 폭발하는 예배의 경우 우리는 매우 강력한 감정적 경험으로 인해 예배를 더욱 잘 드렸다고 착각하기 마련이다. 반면에 감정이 배제된 예배는 자칫 실패로 느껴지기 쉽다. 그래서 실제로 감정적 흥분을 조절하면서 감동적인 예배를 인도하기란 쉽지 않다.

여름방학에 열리는 마커스목요예배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예배자들로 자리가 부족하다. 5천 명이 넘는 예배자들이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아름답다. 그때 마커스 예배 인도자들은 물론 더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배자들이 앉아서 예배드리도록 한다. 예배자들이 감정적 흥분을 통한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을 생각하고 더 깊이 예배 속으로 들어가기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마커스 지방투어 중에 예배를 시작하자마자 흥분하여 앞으로 뛰어나와 찬양하려는 청년들이 있었다. 그들의 마음은 자신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예배를 드리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배 인도자인 심종호 형제가 음악을 잠시 멈추고 “사람을 보고 흥분하지 마세요. 하나님을 보고 그 자리에서 예배하세요.” 라고 주의시켰다. 아주 묘한 멘트였다. 그러나 이 말은 매우 강력하게 예배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예배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생각하게 한 것이다. 예배가 끝나고 몇몇 예배자가 종호 형제의 말로 인해 예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였고 예배 전체에도 매우 강력한 영적 흐름이 있었음을 모든 예배자가 느꼈다.

마커스워십의 예배는 예배 인도자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노력을 하는 것 또한 예배를 감정 이상으로 다루는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마커스워십의 예배 인도자들은 모든 찬양의 방향을 설교를 향해, 즉 말씀 쪽으로 잡아 세워간다. 2~3주 전부터 설교자에게 문의해서 설교의 말씀과 내용에 대해서 설교자와 나누고 예배 콘티를 짠다. 그리고 설교자들은 예배에 사용된 음악을 미리 살피고, 특히 설교 후에 결단하고 찬양하는 노래가 무엇인지 알고 올라가서 결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예배 인도자에게 넘겨줌으로써, 예배 전체가 음악을 넘어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게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예배는 개인의 감정과 감격을 넘어서야 한다. 화음과 멜로디 그리고 비트의 음악적 감정이 충만한 것을 넘어서, 예배의 주인이시며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임재가 체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예배 인도자나 예배자, 그리고 설교자 모두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야 하며 온전한 신앙을 고백하는 사건이 그 사람 안에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예배 인도자와 말씀 사역자의 삶에서 얼마만큼 경험되고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좋은 예배가 결정된다. 음악은 도구일 뿐이다. 이를 통해 소통하고 공교하게 연결하여 하나님의 임재가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예배는 개인의 감격과 감동을 넘어서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나타나는가’에 따라 깊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난국 목사님 프로필김남국 목사
김남국 목사는 현재 주내힘교회 담임목사, 마커스워십 지도목사, 둘로스 선교회 대표로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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