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며.. 마틴 루터 그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0
1524

종교개혁의 열매는 지금도 계속 맺어지고 있다.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그들이 그들의 언어로 누구나 어디서나 마음껏 하나님께 예배와 찬양을 드리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종교개혁의 열매는 한국 교회음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마다 찬양대, 찬양팀이 있고, 악기들과 음악 하는 이들도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교회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종교개혁자들의 헌신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한국 교회음악이 음악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이면에는 숨겨진 어두운 면들도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교회음악가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진지하고 진솔하게 우리의 모습들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이 교회음악의 양적인 발전만을 위해 헌신한 것이 아니고 교회음악의 외형적인 개혁만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변질한 신앙의 모습에서 성경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내적 변화를 더 강조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들의 외침의 소리를 다시 돌아보고 바른 것과 그른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주장했던 교회음악관과 그가 교회음악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살펴보고 우리의 모습들을 비춰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모두가 제사장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종교개혁은 16세기의 새로운 신학운동이 아니라 이미 사도적 교회로부터 있었으나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권과 미신, 그리고 비복음적인 전통에 가려져 있다가 1517년 마틴 루터에 의하여 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루터의 종교개혁의 원인은 16세기 독일 내의 경제·사회적 상황 및 교회의 부패라고 말할 수 있지만, 더욱 직접적인 원인은 루터 자신의 ‘복음의 재발견’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루터는 로마서 1장 17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된다”는 말씀으로 은혜를 체험하고 말씀이 그의 신앙과 삶에 유일한 근원이자 표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1517년 그는 변질된 가톨릭 교회와 정책을 비판하는 95개 조항을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붙인다. 이를 통해 루터는 하나님의 영광과 은총에 관한 가장 거룩한 성경 말씀이 신앙의 중심이 돼야하고, 회개는 신앙인들의 전적인 삶에 내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세 시대에는 성직자나 사제에게만 소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으나, 그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소명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성직자들과 특정계층을 위한 교회가 되어버린 당시 가톨릭 교회가 신자들 중심의 교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하나님과 인간의 수직적이고 직접적인 신앙관계를 추구함으로 사제의 중개 역할이 불필요하며 하나님의 백성은 모두가 제사장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만인제사장직을 주장한다.

 

음악은 사람의 선물이 아니고 하나님이 아낌없이 주신 선물이다.

루터는 신학적인 업적만큼 음악적인 공헌도 크다. 그는 그 어떤 종교개혁자들보다 음악을 좋아했다. 이는 그의 음악적인 공헌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루터는 중세의 8개 교회선법(Church Modes)을 12개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종교개혁을 통해 얻게 된 코랄(Chorale)을 작곡하는 데 있어 독창적으로 이오니아 선법(Ionian Mode)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오늘날의 장조와 단조의 조성을 낳는 길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루터는 하나님께서 구원의 복음을 인간들에게 값없이 선물로 주셨듯이 음악 자체도 인간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주셨다고 믿었다. 그는 음악을 전면적으로 교회에 받아들이고 어느 개혁자들보다 음악에 개방적이어서 기악, 다성 음악 등 다른 개혁자들이 기피했던 것까지도 수용하였다.

이처럼 루터는 음악은 사람의 선물이 아니고 하나님이 아낌없이 주신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음악이 하나님의 말씀 다음으로 귀한 것으로 여겼는데, 루터가 말한 음악을 11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음악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위대한 선물이다.
2. 기악도 교회에서 허락될 수 있다.
3. 음악을 듣고 느끼는 기쁨은 죄가 아니고, 마귀와 싸울 힘을 준다.
4. 음악은 하나님의 말씀과 가장 가깝다.
5. 음악은 세상과 묶는 힘과 질서를 가져온다.
6. 음악은 사람의 생각, 감각. 마음, 감정을 다스린다.
7. 하나님은 음악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신다.
8. 음악은 인간의 깊은 내면에 있는 것을 불러일으켜 인간이 말씀의 부름에 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9. 음악은 정신적, 영적 침체를 없앨 수 있다.
10. 찬양이 언어를 뛰어넘어서 환성이나 환호의 외침과 비슷하게 될 수 있다.
11. 음악이 교육에 도움이 된다.

 

살아 있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적 도구 코랄

종교개혁 이전의 로마 가톨릭 교회의 음악은 그레고리안 성가로부터 나온 예배의식을 위한 전례음악에 그 기초를 두고 성직자나 특별한 음악 교육을 받은 몇몇 성가대의 전유물인 것에 비하여, 루터의 코랄은 회중에 의하여 불리는 찬송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코랄의 중심은 하나님의 말씀 즉,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고, 오직 하나님께만 드려져야 하며 하나님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찬송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사는 강력하고 위대한 구원의 진리를 객관적이면서도 신앙 고백적으로 표현한다.

코랄은 회중들이 능동적으로 찬양할 수 있도록 라틴어 가사의 곡들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성직자와 특권층만이 부르던 찬송을 회중화시켰다. 또한, 찬송의 곡조는 불규칙하나 그 안에 생동감이 있다. 코랄에서 신앙의 찬송은 악구가 짧은 음표로 시작하고, 명상 찬송은 긴 음표로 시작하는 리듬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멜로디는 친근감이 있는 민요 또는 널리 알려진 선율들을 활용하여 만들었다. 세속선율에 복음적 메시지가 담긴 가사를 붙여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 교회음악보다 더욱 화성적이었으며, 악곡은 소절 형식을 도입하여 가사의 체계적 규칙과 음악적 악구처리를 하였다.

복음 찬송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터의 코랄은 독일개혁교회 음악의 원천이고, 여기서 수난곡, 칸타타, 오라토리오가 한없이 흘러나와 사람들의 영혼을 살리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코랄은 교회음악의 혁신이요 교회음악의 발전을 이루는 기폭제가 되었다. 현시대에도 너무나 잘 알려진 바흐(Johann Sebastian Bach)와 같은 위대한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꿈꾸었던 교회음악의 참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신앙의 중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아름다운 선물인 음악을 성경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만을 높이고, 구원의 감격을 노래하고, 복음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전하는 모습이 그가 꿈꿔온 교회음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의 교회음악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명령인 성경에 기초하여 사용되는 음악이며 그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교훈적 말씀을 깨닫고 찾는 것을 강조하였다.

루터가 바라던 교회음악의 의미와 교훈들이 지금의 한국 교회음악에 얼마나 깊이 내재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흐름 속에서 교회음악의 본질과 순수성을 회복하고 올바른 분별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우리 삶을 먼저 개혁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개혁은 사전적 의미의 규제나 기구를 뜯어고치는 단순한 개혁이 아니다. 나를 쳐서 나의 잘못된 허물을 뜯어 새롭게 하는 것이 참된 개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루터와 그 외 많은 종교개혁가처럼 말씀에 바로 선 교회음악가들이 많이 양성되고 바르고 선한 길로 교회음악이 퍼지고, 온 땅 곳곳에서 아름다운 열매가 맺어지는 한국 교회음악이 되길 기도해본다.

 

참고자료.

홍정수 「교회음악개론」(『장신학술총서6』, 1988, 장로회신학대학출판부)
Kenneth W. Osbeck 『교회음악목회』(김창근 역, 2002, 이레서원)
이해숙 「교회음악에 나타난 종교개혁의 영향」(1991,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손은주 「루터와 칼빈의 예배음악에 관한 연구」(2007, 계명대학교 신학대학원)
김세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교회음악에 미친 영향」(2008, 서울신학대학교 대학원)
우성익 「종교개혁자들의 교회음악 이해」(2008, 목원대학교 신학대학원)
하재송 「종교개혁에 대한 교회음악적 이해와 기념 음악예배의 시도」(2009, 총신대 논총)

 

이병호
서울장신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성악 전공, 협성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하였다. 현재 서소문교회 4부 갈보리찬양대 지휘자, 서울챔버싱어즈에서 사역하며 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