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큰 영화로신 주 3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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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잘 준비해야 합니다. 누구나 학교 다닐 때 한 번쯤은 해보았으리라 짐작하는데요, 올림픽이다 광복절이다 하는 국가 행사 때마다 빠짐없이 음악 순서를 담당하는 저로서는 예행연습에 아주 익숙하지요. 대부분 기념식은 아침 10시에 시작되는데, 8시쯤이면 순서를 맡은 이들이 모여서 배치된 자리에 앉고,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그날의 기념식 연습을 합니다. 아나운서가 “대통령 내외분께서 입장하십니다.” 하면 대통령을 대신한 어느 한 사람이 걸어 들어와 대통령 자리에 앉죠. 상을 받는 사람들도 순서대로 단상에 열을 지어 나가고, 애국가며 기념식 노래며 다 불러봅니다. 이때에 마이크나 TV 카메라 테스트도 함께 하게 됩니다. 이렇게 차질 없이 예행연습을 하면 기념식을 매끈하게 치를 수 있는 것이지요.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라면 더욱 철저히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도 연습해야 되지 않을까요? 성가대 연습만이 아니라 사회 연습, 기도 연습, 성경봉독 연습, 헌금 위원들의 봉헌 연습, 찬송 연습 등 말입니다. 저는 매 주일 성가대가 모이면 성가대원들과 함께 성경 본문을 찾고, 그 주일에 부를 찬송들을 찾아 불러봅니다. 이때 예배 시에 연주 할 오르가니스트의 반주에 맞추어 바른 음정과 속도로 불러봄으로써 성가대가 회중들을 바로 이끌 수 있도록 하지요. 찬송에 얽힌 신앙적인 배경과 상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바로 이 해설이 그때 사용되곤 하지요. 잘 준비된 예배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고,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찬송가의 작사가인 프란시스(Benjamin Francis, 1734-1799) 목사님은 웨일즈 태생으로 침례교 대학을 나와 소드버리(Sodbury)에서 목회를 시작하여 호스리(Horsley) 교회에서 42년간을 시무하였습니다. 그는 6편의 영어 찬송가와 194편의 웨일즈어 찬송시를 지었는데, 우리 찬송가에는 이 한 편만 실려 있습니다. 이 찬송은 1787년 립폰(John Rippon, 1751-1836)이 출간한 영국의 유명한 침례교 ‘찬송가’(A Selection of Hymns)에 수록되면서부터 널리 불리게 되었습니다. 원래 “I’m sweet exalted strains”로 시작되는 6절 가사였는데, 1절과 2절을 뺀 나머지 가사만 찬송가에 실렸습니다.

이 곡조인 LENOX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브리지워터(Bridgewater) 태생인 에드슨(Lewis Edson, 1748-1820)이 작곡하였는데, 그는 원래 대장장이였다고 해요. 그래도 성악에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 평생 동안 ‘위대한 가수’라는 별칭을 가지고,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노래하며 봉사했습니다. 그가 지은 찬송으로는 BRIDGEWATER와 GREEN FIELD란 곡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 찬송가에는 이 한 곡만 실려 있군요. 이 찬송의 멜로디는 쓰여 있는 바와 같이 1782년에 뉴잉글랜드 ‘가창학교’(Singing School) 교사인 죠세린(S. Jocelyn)이 출간한 ‘성가집’(Choirister’s Companion)에 처음 발표되었는데요, 이때의 곡은 후렴에서 각 파트가 서로 모방하고 다시 화성으로 합쳐지는 푸가 형식(fuguing tune)의 대위법적인 곡이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는 1908년에 편찬된 ‘찬송가’에 처음 수록되었습니다.

저는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첫 대목의 ‘오셔서’라는 단어가 머리에 맴돕니다. 우선, 성경 맨 마지막 책 마지막 절에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라는 말씀이 생각나고요, 찬트의 ‘오소서 성령이여’(Veni Sancte Spiritus, 혹은 Veni Creator Spiritus)나 ‘곧 오소서 임마누엘’(Veni Emmanuel)의 라틴어 VENI가 생각이 나서이지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처음 침례교 찬송가에 실을 때 원 가사도 “오소서, 영광의 왕이여”(Come, King of Glory, come)로 되어있었다는군요. 그 후 스펄젼 목사님이 “크신 시온의 왕이여, 지금 오소서”(Gread King of Zion, come now)로 수정하여 그의 찬송가에 실었고, 그 후에 미국 통일찬송가 위원회에서 지금의 “큰 영화로신 주”(Great King of Glory, come)로 바꾸었습니다,

영어로 단음절인 ‘오소서’의 ‘Come’이나 ‘큰’의 ‘Great’ 모두 좋은 가사라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곡이라면 넷째 박의 4분음표로 시작되겠지만, 이 곡에선 여린박의 음표를 앞으로 한 박을 당겨 2분음표로 만듦으로써 이 가사를 강조합니다. 마치 베토벤이 ‘기뻐하며 경배하세’(64장, 통13장)에서 “변함없는 기쁨의 주”의 ‘변’을 당김으로 강조하는 것과도 같죠. 긴 음표인 ‘큰’에서 주님의 광대함을 맛볼 수 있지 않습니까? 원래의 가사인 ‘Come’도 그럴듯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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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찬송교실3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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