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Everything’s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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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의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그의 능하신 행동을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위대하심을 따라 찬양할지어다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지어다
소고 치며 춤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지어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시편 150편 1~6절)

교인 중 한 집사님이 계셨다. 지리산에 있던 빨치산을 공격하다가 다치셨고, 내가 전주새한교회에 부임했을 때 휠체어를 타고 교회예배에 참석하시곤 했다. 그러다 돌아가시기 4,5년 전부터는 집안에서 벽에 등받이를 대고 비스듬하게 앉아계셨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는 계속 누워만 계시게 되었다. 누워계시다가도 목사가 불시에 심방가면 웃으시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앉으려고 애를 쓰셨다. 그런데 교회출입을 하지 못하게 되던 때부터 집사님은 누구를 보더라도 “Everything’s OK!” 라고 소리 질렀다. 워낙 목소리가 가늘어서 목에 핏대가 서도록 소리를 질러도 우리 귀에나 들릴 정도였다. 식구들은 그런 집사님을 부끄러워했으나 나는 그분으로부터 귀한 방언을 배웠다. 내가 집사님에게 다른 말을 하거나 때로는 귀에 가까이 입을 대고 말씀을 전해드리면 고개를 끄덕, 웃기만 하시다가도 내가 집사님에게 배운 대로 “Everything’s OK!” 라고 큰 소리로 말하면 자신도 덩달아서 크게 웃으시면서 방언으로 대꾸해 주셨다. “Everything’s OK!”

요즘 같은 세상에 뭐가 그리도 좋으신지 그저 만사 오케이라 하신다. 그리고 아무런 염려 말라는 듯이 웃어주신다. 맞다. 음악적으로 우리가 ‘가온 C음’ 을 놓치지 않는다면, 알고 있다면 지금 저 사람이 부르는 노래의 음정이 정확한지 부정확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옳고 그름을 알기 때문에 적어도 나만큼은 만사를 바르게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들이란 ‘가온 C음’ 이신 하나님을 알고 믿고 있기 때문에 세상 흐름이나 생각들, 가치관들이 과연 올바른지 아니면 틀렸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판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계신 성령님께서는 우리가 옳다고 판별한 방향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신다.

집사님이 갑작스럽게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 많은 기계들이 집사님의 몸 곳곳에 붙어서 마지막 호흡을 이어주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순간에 나의 마음에는 “Everything’s OK!” 라는 집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 순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그것이 시편 150편 말씀이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하나님을 찬양하라!]
병원에서 돌아오면서 ‘호흡이라는 단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내 스스로의 힘으로 하는 호흡인가? 아니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하는 것도 포함하는가?’ 신학자가 아니면서도 신학자인 체 생각했다. 호흡하고 있는 집사님의 숨소리는 산소를 압축했다가 풀어주는 기계소리였지만 내 귀에는 “Everything’s OK!” 로 들린 것이다. 집사님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인생재료들을 주셨는지 그리고 그 하나님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지막 인생재료인 한 호흡, 마지막 호흡을 생명이 없는 기계에 불어넣어 기계와 함께 하나님에게 감사의 찬양고백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Everything’s OK!” 라는 고백을 하려면 그 마음에 반드시 하나님에 대한 바른 신앙고백이 있어야 한다. 바른 신앙고백이란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인생이라는 시간과 그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재료들을 주셨다>는 것과 나 혼자서는 그것들을 선한 결과물로 만들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간섭하시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던 일들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고백이다. 이 고백이야말로 우리 살아가는 인생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가온 C’ 가 되는 것이다.

이 ‘가온 C’ 가 있다면 시편 150편에 나와 있듯이 <장소불문(場所不問), 내용불문(內容不問), 악기불문(樂器不問), 인종불문(人種不問) 방법불문(方法不問)>으로 하나님을 높일 수 있다. 집사님께서 하나님 나라로 가신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집사님이 사시던 아파트를 볼 때마다 <이유 없이 하나님을 사랑하던 신앙의 사람>이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내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Everything’s  OK!” 라는 방언이 나온다. 지금 내 입장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입술의 고백만큼은 한결같이 이 방언이 나온다.

 

정경훈
정경훈목사는 현재 전주새한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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