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호]하나님 앞인데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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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는 ‘찬양의 달인’ 팀! 나와 주세요.”
미래빌라 아이들이었어. 쟤네들은 교회에서 도통 보이지 않아 뭘 하나 궁금했는데 무슨 콩트를 준비한 것 같아.
“오늘은 16년 동안 하나님만 찬양하신 예배의 달인, ‘아멘 김병준’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온 개그맨들처럼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어.
“에……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할 게 무척 많아요! 아니 그걸 어떻게 노래로 다 합니까. 저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찬양을 합니다. 다들 나오세요.”
김병준의 말에 아이들이 차례로 나왔어. 직접 그린 그림을 보여 주고 직접 쓴 시를 읽어 주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더라고. 어떤 애는 태권도 시범을 보여 주었어. 튼튼한 몸을 주셔서 감사하다나. 우리는 열심히 박수를 쳤어.
다음으로 차진수네 팀이 나왔어. 응? 그런데 옷차림이 뭔가 특이했어. 원피스 같은 긴 티셔츠를 똑같이 맞춰 입고 어깨에 천으로 띠를 둘렀지 뭐야.
“저희는 옛날 이스라엘에서 다윗이 입었던 옷을 따라 해 보았습니다.”
무지 빠르고 신 나는 노래가 흘러나오자 아이들이 멋지게 춤을 췄어.

   춤추며 찬양해 나의 왕 주님께
   그 누구도 내 열정 빼앗을 수 없네
   나 춤추리 자존심 다 버리고 기뻐해
   누군가 날 비웃어도
   춤추리 자존심 다 버리고 기뻐해

감탄이 저절로 나왔어. 우리 팀이랑 비교도 되고……. 그때였어. 춤을 추면 출수록 아이들이 입은 헐렁한 바지가 점점 내려오는 게 보이는 거야. 보는 사람들은 모두 웃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어. 헐렁한 바지 안에 똑같은 반바지를 입은 걸 보니 아무래도 일부러 만든 퍼포먼스 같았어.

브로콜리2그런데 오직 한 사람, 우리 학교 댄스부 준혁이만 쑥스러운 표정으로 바지춤을 꽉 붙잡고 있는 거야.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그런데 그때 갑자기 차진수가 준혁이에게 다가가더니, “하나님 앞인데 뭐 어때!” 이러면서 바지를 확 내리는 거 있지? 우리는 박수까지 쳐 가면서 웃었어.
그러자 준혁이도 ‘에라, 모르겠다’ 하는 표정으로 즐겁게 춤을 췄어. 멋있어서 구경만 하는 무대가 아니라 모두 흥겹고 즐거워하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팀이 나갈 준비를 했어.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톡톡 두드렸어. 김로아였어.
“잘해.”
“고마워.”
로아가 방긋 웃었어. 우와, 갑자기 마음속에 꽃이 핀 것 같았어. 멍하니 있다가 무대에서 몇 번이나 우리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나갔다니까.

브로콜리3

곧 음악이 시작되고 우리는 춤을 췄어. 나는 모두 넋을 잃고 우릴 보며 감동 받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앞을 보니 표정들이 영 아니더라고. ‘쟤네 뭐야?’ 딱 이런 얼굴이었다니까.
그렇지만 나는 기뻤어. 정말로 하나님이 나를 보고 계신 것 같았어.

   좋으신 하나님 인자와 자비 영원히
   주 경배해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런데 천재적이었던 로민이가 갑자기 혼자 계속 틀리는 거야. 여기저기서 큭큭, 킥킥 웃음소리가 들렸어. 나랑 기욱이는 얼굴이 빨개졌어. 안 그래도 어설픈 우리는 더 엉망이 되었지.
그때 무대 앞에 앉아 있는 전도사님의 얼굴이 보였어. 나에게 무언가 말씀하시려는 것 같았어. 나는 전도사님의 입모양을 보고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챘어.
‘진. 짜. 예. 배.’
그래. 하나님 앞인데 뭐 어때? 진심으로 하나님만 생각하면되지.
혼자 엉뚱한 동작을 하는 로민이처럼 나도 막춤을 추기 시작했어. 기욱이는 굉장히 당황하는 것 같더니 내가 싱긋 웃어 주자 자기도 알았다는 듯 웃었어. 그러고는 용감하게 무대 아래로 내려가서 사람들을 일으키기까지 하는 거 있지?
뒤에 서 계시던 어른들도 어느새 덩실덩실 춤을 추고 계시더라고. 순식간에 예배당이 들썩들썩했어.

   주 경배해
   할렐루야 할렐루야
   주 경배해 주 하나님
   You are good!

저 뒤에서 목사님이 엄지를 치켜들고 춤을 추시는 게 보였어. 나는 정말로 신이 났어. 하나님도 여기서 함께 기뻐하시겠지?
“자, 이제 모든 순서를 마쳤으니 약속했던 큰 상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나와 주세요!”
전도사님이 힘차게 손을 뻗었어. 우리는 그 방향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어. 그런데 뭐가 있었는지 아니? 어른들이 낑낑거리면서 무지무지 커다란 상을 들고 오시는 거야.
“뭐예요! 밥상이잖아요!”
차진수가 소리쳤어.
“밥상이 아니라 잔칫상이다, 이 녀석아.”
상 위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어. 통닭, 피자, 떡볶이, 잡채, 과일, 과자, 빵……. 아이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어.
“오늘은 천국 잔칫날이다. 모두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초대해 오자. 할아버지도 좋고, 어린애들도 좋아. 휠체어 타신 분들이 있으면 조심히 모셔 와. 노숙자 아저씨도. 모두 모두 같이 먹자! 자, 출발!”
전도사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놀라서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었어.
“뭐해? 이것도 예배야. 안 나가면 상 다시 치워 버린다!”
그러자 아이들이 “와~” 하며 밖으로 뛰어나갔어. 나는 상을 차리고 계신 엄마에게 다가갔어.
“엄마는 찬양대회 상이 이건 줄 알고 있었어?”
“응. 전도사님이 비밀로 해 달라고 하셔서 가만히 있었지.”
“뭐야. 엄청 열심히 연습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덜 열심히 할걸. 근데 무지 재미있긴 했어.”
그때 뒤에서 전도사님의 목소리가 들렸어.
“오늘은 예고편이야. 이제는 본편이고. 진짜 예배가 얼마나 즐거운지 이제부터 더 알아가게 될 거야.”
본편? 그럼 앞으로 더 재미있는 걸 하려나? 아, 이것까지만 하고 교회 그만 다니려고 했는데 궁금해서라도 할 수 없이 다녀야겠네. 정말 어쩔 수가 없네요, 하나님. 그렇죠?
나는 킥킥 웃으며 밖으로 달려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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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린이 찬양대’의 『브로콜리 선데이스쿨』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믿음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땅에 모든 아이들도 말씀의 양식을 먹으며 믿음이 무럭무럭 성장하여 기쁨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길 기도합니다. 지은이 장보영 선생님과 예키즈 출판사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은이 : 장보영
양념치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장보영 선생님은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다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새침데기 아가씨처럼 지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재롱둥이, 울보, 떼쟁이, 말썽꾸러기 등 30여 가지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예수전도단 예배 팀에서 섬겼고, 지금은 어린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며 ‘싱잉앤츠’라는 밴드에서 재미있는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림책 『더 스토리박스 바이블』 시리즈와 『나는야 특별한 오리』 등 다수의 책에 글을 썼고, <예수 내 인생의 횡재> 등의 노래를 지었습니다.

그린이 : 박연옥
그린이 박연옥 선생님은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느끼는 밝고 행복한 마음들이 이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에게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시지요. 대표작으로는 《햄버거가 뚝!》, 《주인공은 나뿐이야》, 《아홉 살 선생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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