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호] 다윗배 댄싱킹 선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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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로아를 이해할 수 있었어. 로아가 했던 말을 기욱이에게 전했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내게 귀엣말을 하더라고.
“괜찮아. 사실 난 로아보다 로민이가 더 편하더라고.”
풉!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어. 어쨌든 우리는 로민이와 셋이 준비하기로 했지.
차진수네 팀은 우리 학교 춤 대장 준혁이가 끼고 나서 더 근사해지는 것 같았어. 이제는 교육관이 아니라 예배당 무대에서 연습하더라고. 이번 대회는 실력이 좋은 사람이 상을 받는 게 아니라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기욱이와 로민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어. 어딘지 좀 불쌍하게 생긴 기욱이, 말썽꾸러기 로민이. 우리 셋은 진짜 예배를 할 수 있을까?
다시 주일. 찬양대회가 열리는 날이야.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와 집을 나섰어.
“힘찬이가 즐겁게 교회를 다녀서 엄마는 얼마나 좋은지 몰라. 고마워, 아들…….”
엄마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면서 말씀하셨어. 그 순간 마음이 지잉지잉 울리는 것 같았어.
“오늘 찬양대회 응원하러 갈게! 우리 아들, 파이팅!”
엄마는 나를 보며 윙크하고는 예배당으로 올라가셨어. 난 엄마를 향해 힘껏 손을 흔들고 교육관으로 갔어.
교육관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찬양을 하고 있었어. 평소랑 똑같은 피아노로 반주하고, 똑같은 선생님이 앞에 나오셨는데 이전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어. 음, 뭐랄까. 아이들이 정말로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오늘이 대회라서 다들 신이 났나 봐. 나는 자리로 달려가 앉아서 열심히 찬양을 했어.
주님 내게 선하신 분
고아 같은 나를 구해 주의 자녀 삼아 주셨네
주님 내게 선하신 분
내 과거를 던지시고 내 죄 세지 않으시네
지난주에 전도사님이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났어. 하나님이 내 죄를 저 멀리 던져 버리실 거라는 말. 내게는 엄마와 친구들을 미워했던 못난 마음이 있었는데 하나님이 이걸 던져 버리시는
상상을 하니까 갑자기 무지 신이 났어. 하나님은 정말 쿨하고 멋있는 분 같아.
선생님이 다 같이 일어나서 춤추면서 찬양하자고 하셨어. 나는 일등으로 일어나서 펄쩍펄쩍 뛰었어.
나 춤을 추네~ 나 주께 외쳐~
나 주께 뛰네~ 뛰어 돌며 할렐루야!
아이들이 뛰고 춤추느라 난리가 났어. 예전 같으면 이럴 때 서로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놀았을 텐데……. 찬양 시간이 끝나고 전도사님이 올라오셨어.
“지금도 하나님은 진짜 예배자를 찾고 계신단다. 멋진 실력도 좋지만 진심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하나님을 멋지게 예배하고 싶다고 기도하면 성령님이 도와주실 거야. 지금 기도하자.”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을 성령님이 도와주신다고? 이런 것도 해 주실까?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기도를 드렸어.
“성령님, 혹시 제 마음 아세요? 음, 저는 진심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은데요. 진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떴는데 주위가 깜깜했어. 웅성웅성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어른들도 내려와 계시더라고. 잠시 후 조명이 켜지고 전도사님이 나타났어. 넥타이는 촌스러웠지만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멋져 보였어.
“순서는 전에 뽑은 대로 할게요. 아, 그 전에 소개하고 싶은 어린이가 있습니다. 나와 주세요!”
전도사님이 내려가자 한 여자아이가 올라왔어. 김로아였어. 아주 예쁜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하더라고.
“노래 없는 찬양 대회이지만 저는 사실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저는 하나님께 목소리로 찬양하는 게 제일 좋거든요. 춤 같은 건 아무리 해도 잘 안 돼요.”
사람들이 큭큭 웃었어. 쟤는 떨리지도 않나 봐.
“사실 어머니가 반대하셔서 찬양대회 준비를 하지 못했어요. 저희 어머니도 예수님을 믿도록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로아가 꾸벅 인사를 하자 모두 박수를 쳤어. 다시 조용해지자 음악이 흘렀어.
 

어린이
나를 지으신 주님 내 안에 계셔
처음부터 내 삶은 그의 손에 있었죠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 주셨죠
오, 생각보다 잘하는데? 그런데 실력도 실력이지만, 좀 색다른 느낌이 있었어. 뭐랄까, 노래 가사가 정말 로아의 마음인 것 같다고나 할까?
아이들은 조용히 로아를 지켜보았어. 아마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일 것 같아. 그 산만하던 로민이도 자기 누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라고.
로아가 노래를 마치자 3초 정도 고요해진 후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어. 나는 몰래 눈가를 훔쳤어. 아무도 못 봤겠지? 그때 로아와 눈이 마주쳤어. 나는 로아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어

글 : 장보영
양념치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장보영 선생님은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다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새침데기 아가씨처럼 지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재롱둥이, 울보, 떼쟁이, 말썽꾸러기 등 30여 가지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예수전도단 예배 팀에서 섬겼고, 지금은 어린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며 ‘싱잉앤츠’라는 밴드에서 재미있는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림책 『더 스토리박스 바이블』 시리즈와 『나는야 특별한 오리』 등 다수의 책에 글을 썼고, <예수 내 인생의 횡재> 등의 노래를 지었습니다.

그림 : 박연옥
그린이 박연옥 선생님은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느끼는 밝고 행복한 마음들이 이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에게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시지요. 대표작으로는 『햄버거가 뚝!』, 『주인공은 나뿐이야』, 『아홉 살 선생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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