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 곡 배열을 통한 콘티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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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즉, 아무리 빛나고 좋은 구슬들이 통 안에 많이 담겨 있어도 그것들이 서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어야 팔찌나 목걸이 같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배 인도를 하기 위해서 콘티를 구성할 때 이 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좋은 곡들은 넘쳐나지만 그 곡들을 잘 배열하여 조화로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나의 경험에 근거하여, 세 가지 기준의 질문을 통해서 곡 배열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새 곡이 많은 건 아닌지?
예배 인도자가 선곡한 곡들 중에는 새로운 곡이 항상 들어갈 필요가 있다. 만약, 그날 예배 때 부르는 네 개의 곡 중 최소 두 곡 이상 회중들이 잘 모르는 곡으로 콘티를 짜게 된다면, 회중들의 냉담한 반응은 물론이거니와 그 곡들을 한두 주 안에 다 소화하지 못한 싱어들의 표정까지도 굳은 채로 예배할 것이다. 물론, 그 새로운 곡의 기준은 예배 인도의 대상자들이 아직 접해보지 못한 곡들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만약 세 곡이나 네다섯 곡을 예배 콘티로 정하는데 새로운 곡을 추가하고자 할 때 웬만하면 한 곡 이상 콘티 안에 넣지 않는 편이며, 예배 콘티의 맨 첫 곡으로 사용하므로 뒤로 갈수록 예배의 분위기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한 곡마저도 조심스러울 때는 다른 곡들과 연결되도록 그 새 곡의 후렴이나 전주만 따서 2주 정도 부른 후 3주째부터 그 곡 전체를 부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에서 사역할 때의 일이다. 한 번은 새 찬양을 가르치고 싶은데 곡 가사가 좀 길다고 느껴져서 계속 못하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두 주 정도 그 곡의 후렴을 회중들이 잘 알던 곡과 연결해서 부르고 난 후 드디어 3주째 되던 날 그 후렴만 불렀던 곡의 전체 가사를 부르게 되었다. 물론, 첫 가사부터 생소한지라 회중들의 반응은 그다지 열정적이지는 않았다. 한 마디 한 마디 어렵게 가사를 따라 부르던 회중의 상황은 후렴구에 들어서자마자 반전되었다. 자신들이 지난 두 주 동안 불렀던 그 후렴구가 바로 지금 부르고 있는 새 곡의 후렴이었다는 생각에 무척 반가워하는 표정이었다. 회중들이 그 곡 전체를 소화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곡들이라도 하나의 예배 콘티 안에 새로운 곡들을 지나치게 많이 첨가시키는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며, 오히려 아름다운 콘티의 구성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가사의 양에 따라 곡을 배열하고 있는지?
주로 가사가 많은 곡들은 하나님에 ‘대해서’ 고백하는 곡들이 많고, 가사의 양이 적은 곡들은 하나님께 ‘직접’ 고백하는 곡들이 많다. 전자는 하나님이 주로 3인칭으로 고백되지만 후자는 주로 하나님이 2인칭이 되는 경우이다. 또 전자는 하나님의 행사나 사역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곡이지만, 후자는 하나님의 성품이 중심적이다. 그리고 전자는 하나님에 대해 밝고 힘찬 느낌으로 자랑하거나 선포하는 내용이 많지만, 후자는 부드럽고 웅장하며 느린 템포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내용이 많다.

회중들은 대체적으로 공적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경배로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다. 만약, 예배 인도자가 콘티 맨 처음 곡부터 “2인칭 하나님을 독대하라!”고 하는 것은 회중에 대한 횡포의 수준에 가까울 수 있다. 예배를 인도하는 대상인 회중 안에는 언제든 교회에 처음 나오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예배 인도자는 예배 처음에는 3인칭 하나님에 대해 예배팀이 회중에게 소개하거나 선포하게 하고 어느 순간 회중이 하나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황이 되면, 이제 직접 하나님께 2인칭으로 나아가는 선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셋째, 곡과 곡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인지?
앞의 곡 마지막 음과 연결하는 곡 첫 음이 같은 음이거나, 앞의 곡 마지막 음과 연결하는 곡 첫 음이 최소한 3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곡이면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예로 다음의 샘플을 참고할 수 있다.

찬양인도자1

코드 진행이 유사한 것끼리 연결할 때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연결할 수 있다. 만약, 다음 곡의 코드가 같더라도 코드 진행 방식이 다르면 연결되는 분위기로 가는 것이 어렵고 오히려 회중들이 곡의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따라서 코드 진행의 유사성은 곡의 연결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이에 대한 예로 다음의 샘플을 참고할 수 있다.

찬양인도자2위의 그림과 같이 첫 곡의 후렴구 코드 진행이 [G – D/F# – Em7] 순으로 진행되는 곡과 다음 곡의 후렴구 코드 진행이 [G – D/F# – Em] 순으로 진행되는 곡을 연결하는 경우에 곡과 곡은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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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신학대학과 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목회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한국, 미국, 중남미에서 다년간 한인교회 사역을 하면서 전통예배부터 열린 예배 찬양, 알파코스(Alpha Course) 찬양, 뜨레스 디아스(Tres Dias) 찬양, 노방찬양, 찬양선교단 활동 및 중국, 일본 및 뉴욕, 멕시코 선교 찬양, 두날개 전국 네트워크 찬양과 국제컨퍼런스 찬양인도를 해왔으며, 주로 지역교회 예배팀 코칭사역과 예배세미나를 인도한다. 현재 과테말라한인교회에서 스페인어 예배의 디렉터/찬양인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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