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 초견에 능하고 싶어요(1) – 초견을 위한 t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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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교수의 『생생 피아노 반주법』은 교회음악의 반주법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질문자가 묻고, 작가가 답하는 대화법 형식으로 쓰인 책이다. 누구나 하나님을 높이는 교회 음악 반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쉽게 안내한 책으로 정독하여 연습하면 피아노의 이론과 실전,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초견에 능하고 싶어요!

Q / 저는 음대 재학생으로서 예배와 성가대를 돕는 피아노 반주자입니다. 저는 반주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지휘자님으로부터 반주를 잘한다는 칭찬도 듣곤 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점은 성가대 연습 시 사전의 준비 없이 초견으로 반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초견에 능한 반주자’가 될 수 있을까요?

A / 초견 실력은 반주자로서 반드시 향상시켜야 할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피아노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 중에서도 ‘귀’가 좋지 않아 센스가 없다는 핀잔을 듣거나 초견 실력이 좋지 않아 ‘전공’까지 의심을 받는 경우도 생기지요. 음감 혹은 풍성한 즉흥 반주의 실력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초견 실력 역시 요령의 습득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음감훈련에 비해 초견훈련은 타고나는 것(10%)이라기보다는 훈련(90%)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요. 그러니 꾸준히 노력해 보세요. 그리고 제가 드리는 팁tip을 참조해 보세요.

1. (1) 대개는 악보를 받은 후 1-2분의 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성가대원들이 자리에 착하려고 하는 틈을 타 눈으로 악보를 잠시 훑어봅니다. 반드시 연필을 준비하시고요.
(2) Espressivo, Legato 등 곡의 분위기에 대한 설명은 물론,
(3) Adagio, Allegro등 곡의 템포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4) 악상기호 (크레셴도, 데크레셴도, 피아노, 포르테, 악센트 등)와 아티큘레이션 (프레이징, 스타카토 등)도 놓치지 마시고,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특별 표시를 하세요.
(5)클라이맥스로 생각되는 곳은 ‘클라이맥스’라고 써 놓아도 좋습니다.
(6)리타르단도ritardando 는 ‘- – -‘ 혹은 ‘~~~~~~’로, 악첼란도accelando는 ‘->’ 등 좀 더 눈에 띄게 자기만의 표시를 해 둡니다.
(7) 호흡을 해야 하는 경우는 V로 표시해 주시고
(8) 조표가 바뀌거나 변박, 템포의 변화에 동그라미 표시를 합니다.
(9) 8va(한 옥타브 위), 8va bassa(한 옥타브 아래) 등의 기호에도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화살표로 혹은 등을 표시해 놓으십시오.
(10) 또한 곡의 도돌이표, D. C. al Fine 등의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 기호 옆에 ‘돌아가야 할 페이지’내기 ‘건너뛰어야 할 페이지’를 써 놓는다든가 악보를 살짝 접어서 표시해 놓으면 편리하겠지요.

2. 느린 곡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빠른 곡인 데다가  많은 음표들이 꽉 채워진 경우, 대부분의 반주자들이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테크닉이 아주 좋아 어떤 상황에서도 워밍업이 없이 어려운 곡들을 초견으로 연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1) 각자 자신의 테크닉상의 취약점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빠른 스케일 진행에 당황하는 사람도 있겠고 여러 경우가 있겠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결점이 드러날 것 같은 부분에서 대부분의 반주자들은 실제 ‘자신의 능력보다 더 못한 반주’를 하게 되지요. 심리적 요인도 한 몫 합니다.
(2) 이럴 경우, 자신이 지금 피아노 독주를 하고 있는지 성가대 연습을 위한 반주를 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템포를 늦춰가면서까지 모든 음표를 다 치려고 하지 마십시오. 박자를 놓쳐버려 연습이 중단될 지도 모르니까요.
(3) “음표의 정확성이냐?” “박자의 흐름이냐?”의 문제라면 말할 것도 없이 후자입니다. 음악에 방해가 되지 않게 중요한 음(주로 강박의 음)들을 짚어주며 박자를 따라가는 게 좋습니다.
(4) 두 손으로 제대로 치기 힘들 경우 한 손을 포기 할지라도 박자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5) 양손 중 “박자를 잘 들려 줄 수 있는 쪽”을 고수하십시오.
(6) 악보를 넘기면서 박자를 놓쳐서도 안 됩니다. 이런 경우 다음 장의 코드명을 미리 표시해 놓거나 한 화음을 미리 그려놓아 페이지를 넘기면서 음악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하십시오.
(7) 너무 당황한 나머지 두 손 다 놓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마음의 박자’마저 놓쳐서는 안 됩니다. 마음속으로 노래를 따라 박자를 세다가 재빨리 두 마디 혹은 세 마디 후에라도 시침 떼고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8)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지닌 테크닉의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3. 악보를 보는 초견 ‘연습방법’의 문제입니다.
(1) 여태까지 배워 왔던 모든 음악적 훈련들이 초견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우리가 실제로 치고 있는 음악보다 더 앞서 악보를 보는 연습을 하지 않습니까?
(2) 악보를 미리 보고 우리의 뇌에서 인식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죠.
(3) 그러므로 손으로 둘째 마디를 치면서 아직도  둘째 마디에서 시야를 떼지 못했다면 타이밍을 놓친 것이고 이미 초견에 실패한 것입니다
(4) 항상 손보다 악보를 앞서 보고 있어야 합니다. 마치 책을 능숙하게 그리고 완전히 이해하며 읽듯이 말입니다
(5) 악보를 빨리 앞서 보되, 거기에 표기되어 있는 음표, 음가, 그 외의 모든 부호(악상, 아티큘레이션, 음악 용어 등)들도 한 눈에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두 명의 반주자가 같은 악보를 초견으로 틀리지 않게 쳤다 하더라도 한 사람은 책의 내용은 모른 채 소리만 내어 읽는 듯한 초견에 머물 수도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초견 실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6) 이와 같이 초견 실력은 반주자가 가지고 있는 테크닉과 음악성과 순발력 등의 종합적 산물입니다.
(7) 여러분이 평상시에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공부해 왔던 좋은 페달링, 자신의 음악을 귀로 예민하게 듣는 연습, 알맞은 손 번호의 훈련, 악상, 아티큘레이션 등 음악적인 표현들이 충분히 훈련되어서 이미 자기의 것이 되어 있다면 초견에서도 이를 적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초견을 위해 연습할 때 음표 따로, 악상 따로, 페달 따로, 공부하지 마시고 처음부터 이러한 음악적 표현들을 함께 담을 수 있도록 훈련하십시오. 처음에는 느린 템포의 곡으로 자신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간단하고 짧은 성가곡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길고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 발전시켜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Tip. 초견 훈련을 위한 빠른 악보 보기
초견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연습방법 :
1. 자신의 테크닉으로 쉽게 칠 수 있는 곡을 택합니다.
2. 양손 초견이 힘들면 한 손씩 시도해 봅니다.
3. 어린아이가 처음 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치려는 음보다 눈이 먼저 가야 합니다.
4. 빠른 곡일수록 눈이 앞서야 할 분량이 많아집니다.
5. 실제 치고 있는 음보다 눈이 앞서서 악보를 볼 수밖에 없도록 누가 강제적으로 책을 쭉쭉 밀어서 악보를 두어 마디씩 앞서 가려주는 것도 좋은 훈련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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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음대 졸업 후 도미하여 시러큐스 대학원에서 피아 노 석사를, 피바디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오르간, 하프시코드로 석사 후 과정 을 수료하였다. 2000년에 귀국하여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학교 (교회음악 실기과정) 강사를 역임하였으며 온누리교회와 분당 할렐루야 교회 에서 피아니스트와 오르가니스트로 사역하였다. 현재 백석 예술대학교 음악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반주자를 위한 찬송가 즉흥연주곡집 1,2,3』, 『생생 피아노 반주법 -대화로 배우는 교회음악반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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