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호] 예배 인도 중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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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5분 동안 잘 부르는 것과 5분을 잘 이끌어가는 것은 (소비하는 에너지의) 차원이 다릅니다.” K팝 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JYP 대표 박진영이 참가자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예배인도자는 어쩌면 5분이 아니라 그 이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더더욱 차원이 다른 위치에 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예배인도자들은 전문적인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력 면에서 아마추어들인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예배인도자는 예배 때마다 실수를 안 하는 날보다 실수를 하는 날이 더 많고, 찬양을 인도한 후 시간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미 저지른 실수를 어떻게 과거로 돌릴 것인가? 예배 중 저지르는 실수는 후회하기보다 극복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만나게 된다. 예배 인도자나 예배팀이 예배 중 음악적인 실수를 할 때 그 위기를 극복해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실수가 실수 되지 않게 하라!
나는 종종 지역 교회의 예배팀 그룹 코칭을 할 때 예배 인도자가 실수를 한 후 부끄러운 웃음을 짓는 경우들을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회중의 입장에서 바라본 예배 인도자의 그러한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때때로 예배 인도자의 작은 실수는 대부분의 본인의 결정에 따라 실수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배 인도자는 실수할 때 회중들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그 실수를 아무렇지 않는 표정으로 넘겨버리는 뻔뻔함이 훈련될 필요가 있다.

만약 뮤지션들 중 한 사람이 코드를 잘못 연주하거나 박자에 실수가 있을 때 종종 예배 인도자들은 그 순간 회중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실수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뮤지션들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있다. 나 또한 처음에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실수까지도 지고 가는 리더의 모습은 아니다. 토니 모건은 그의 책 『효과적인 목회전략』의 65쪽에서 “팀을 약화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팀원이 실수했을 때 책임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중들은 음악에 민감한 뮤지션들이나 예배 인도자가 느끼는 것만큼 음악적인 부분에 민감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시간을 내서 열정을 다하고 서서 예배드리는 지금 그 순간에 어떻게든 더 깊은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머물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실수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는 실수 때문에 기가 죽을 것인가 아니면 예배를 죽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사실, 예배 인도자가 그러한 실수에 반응하는 만큼 회중들도 예배에 더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예배 인도자는 팀원들의 실수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특별히 음악교육을 받았다고 하는 소위 ‘왕년의 뮤지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회중들은 음악적 실수에 대해 민감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예배 인도를 처음 할 때 실수하면 그 장면을 계속 묵상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무릎 꿇고 종종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지금이라도 좋사오니 내 영혼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우스운 고백일 수도 있지만 당시 나에게는 가장 간절한 고백 중에 하나였다. 만약, 예배 인도자가 과거의 실수를 묵상하다 보면 낙심이라고 하는 사탄의 전략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앤디 파크의 말을 들어보자.

“음악가들은 사색적이고 때로는 지나치게 내성적인 경향이 있다. 자신이 세웠던 계획을 돌아보거나 예배를 망친 온갖 종류의 이유들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자기 연민은 사탄이 낙심시키는 말을 우리 귀에 속삭일 틈을 열어주게 된다. 사탄은 왜 우리가 형편없는 예배 인도자이며, 매우 열등한 그리스도인인지를 말해 주려고 안달이다.”

때로는 예배 인도자가 능력 있는 예배를 인도한 후에 굉장한 영광에 도취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마가복음 1장 34절에서 예수님이 “각종 병이 든 많은 사람을 고치시며 많은 귀신을 내쫓으신” 후에도 그 행하신 일에 도취되지 않고, 38절에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로, 과거의 성공적인 사역에 도취되는 예배 인도자는 과거에 실수에도 크게 도취될 가능성이 높다. 혹시 당신은 예배 인도 중에 실수했을 때 우울증에 걸리는 예배 인도자인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그 우울증이 회중들에게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는 인간적인 욕심에서 비롯됨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혹여나 예배 인도 중에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나 성공이 예배 인도자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교만한 착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모두가 알만한 실수를 할 때
예배 인도자가 예배 중에 늘 인도자 자신이나 예배팀의 실수가 실수 되지 않게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예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인도자의 뻔뻔함을 존경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예배 인도자의 뻔뻔함이 통하지 않을 만큼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들도 있는데, 그럴 때는 거의 대부분의 회중들이 예배팀의 실수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예배를 인도하면서 한 번은 예배 찬양 콘티 중 첫 곡을 싱어 한 분에게 솔로로 불러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주로 일주일 전에 찬양 곡을 알려주던 나는 그 싱어에게 특별히 어떻게 부를 것인지를 설명해줬고 참고할 만한 영상도 소개해주었다. 주일예배를 위해서 토요일 연습을 하는 동안 그 싱어는 아주 성공적으로 그 파트를 소화해냈고 나머지 싱어들은 모두 그 싱어의 솔로 파트를 들으면서 그 곡 전체를 더욱 은혜 가운데 고백할 수 있었다고 피드백 해주었다.

마침내 주일예배가 시작되었고 회중들은 모두 기립한 상태로 어떤 사람들은 눈을 감고 하나님을 묵상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간절한 마음으로 무대 뒤편에 펼쳐진 곡의 가사를 주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철저히 준비한 만큼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싱어의 솔로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싱어도 매우 신중한 표정으로 자신의 파트를 부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곡을 위한 아름다운 4마디 건반 인트로가 시작되었고 이제 그 싱어의 솔로 파트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던 우리는 그녀가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 적지 않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A♭ 조(key)로 진행되는 곡을 그녀가 B♭ 조로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준 영상을 그녀가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녀는 토요일에 함께 모여 연습한 시간보다 주 중에 내가 준 B♭인 영상의 곡을 더 많이 따라 불렀던 부작용을 겪었던 것이다.

순간 그 상황을 그녀가 빨리 알아채고 다시 원 키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그녀는 계속 A♭으로 진행되는 뮤지션의 연주와는 달리 B♭으로 앞 소절 전체를 불러버렸다. 그 순간 내 머리는 복잡해졌고 그 상황을 계속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한 번쯤이야’ 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던 나는 그 진행을 멈추었고, 회중들에게 정중하게 다시 진행할 것을 알렸다. 이제는 모두가 긴장된 가운데 다시 A♭으로 건반 인트로가 연주되었고, 그 싱어는 또다시 B♭으로 불렀다. 회중들의 반응이 당황한 무리들과 무표정 무리들과 비웃음 무리들로 나뉘게 되는 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그녀의 솔로를 진행시킬 수가 없었기에 솔로 없이 싱어들이 다 함께 그 곡을 부르기로 결심한 후 회중들에게 약간 웃음기 있는 말투로 말했다. “여러분! 축복해주세요! 그녀가 오늘 예배를 위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연습을 해서 그렇습니다.” 그때 회중들은 그 심각했던 상황을 웃으며 재미있게 받아들였고, 예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오히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회중들 안에 좋은 카타르시스가 감돌기 시작했다.

나는 돌아보며 생각한다. 만약, 그 상황에서 예배 인도자인 내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진행하려고 했다면 예배 후에 회중들의 피드백은 어떠했을까? 아마 그때부터 웃지 못 할 피드백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을 것이다. 따라서 예배 인도자나 팀원이 예배를 인도하는 중에 모든 회중들이 이상하게 여길 만한 실수를 할 때에는 인도자의 재치도 필요하지만, 공개적으로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예배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줄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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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신학대학과 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목회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한국, 미국, 중남미에서 다년간 한인교회 사역을 하면서 전통예배부터 열린 예배 찬양, 알파코스(Alpha Course) 찬양, 뜨레스 디아스(Tres Dias) 찬양, 노방찬양, 찬양선교단 활동 및 중국, 일본 및 뉴욕, 멕시코 선교 찬양, 두날개 전국 네트워크 찬양과 국제컨퍼런스 찬양인도를 해왔으며, 주로 지역교회 예배팀 코칭사역과 예배세미나를 인도한다. 현재 과테말라한인교회에서 스페인어 예배의 디렉터/찬양인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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