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 드럼과 현대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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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왜 드럼이 그토록 원시적인 악기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드럼을 연주하시는 분들이 피아노나 기타와 같은 다른 악기들을 연주하면 드럼 연주가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악기 연주자분들도 드럼을 연주하는 방법을 배우고 드럼 연주를 조금 더 이해한다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인데, 그것은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겁니다. 다시 말하면 드럼 연주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리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현대적인 새로운 접근법을 이해하는 것이 됩니다. 모두들 잘 아시겠지만, 리듬은 어떤 악기에서나 배울 수 있는 음악의 3요소 중 하나입니다. 굳이 드럼 연주를 통해서만 리듬을 이해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나 현대의 음악은 드럼이 기초가 되는 리듬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드럼이 연주하는 리듬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현대 대중음악에서 드럼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재즈와 로큰롤의 영향이 지배적입니다. 재즈가 태동하며 세트드럼이 발명되었다고 지난 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베니 굿맨(Benny Goodman) 빅밴드의 진 크루파(Gene Krupa)가 최초의 드럼 스타가 된 이후로 버디 리치(Buddy Rich)와 맥스 로치(Max Roach)와 같은 재즈드러머와 존 본햄(John Bonham)과 닐 퍼트(Neil Peart)와 같은 록 드러머들이 탄생하며 드럼세트는 급속도로 진화하였으며 현대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재즈를 현대음악이라고 말하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와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 버르토크(Bela Bartok)와 같은 작곡가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은 공공연히 재즈를 예술로 극찬하고 현대음악의 새롭고도 흥미로운 미래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재즈와 로큰롤을 현대음악으로 규정하고 극찬하는 것을 미안해 할 필요는 없겠지요. 번스타인은 재즈에서의 핵심적인 요소로 블루노트(blue note)도 언급하였지만 좀 더 근원적인 특징으로 그 리듬을 꼽았습니다. 당연히 그 역할은 재즈드럼에 의해 확립됩니다. 이것이 1950년대에 이르러 로큰롤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어느 현대음악에서도 드럼이 가지고 있는 비트감과 구성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예배음악에 이러한 현대음악이 도입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재즈는 아도르노에 의해 “허리 아랫도리 음악”이라고까지 얘기되었으며 록음악은 사탄의 음악이라고 종종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재즈나 록음악이 클래식 음악에 비해서 그렇게 오인 받을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며 또 상당부분 그런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음악 전체를 그렇게 왜곡하여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왜 그런 음악을 우리에게 허락하셨으며 왜 그런 음악이 현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위대한 클래식 음악가들이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하나님을 찬양한 것이 사실이지만, 거기에서도 인간의 교만함이 넘치는 음악이 존재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약한 자로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미국사회의 가장 약한 자들이었던 흑인노예들의 블루스를 재즈로 발전시키시고 로큰롤이 되게 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크신 하나님의 뜻을 전부 알 수는 없으나 현대적인 찬양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은혜 받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음악을 사탄의 음악이라고 전부 몰아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마치 험상 굳은 인상을 가진 사람을 모두 범죄인 취급하는 것과 비슷한 잘못일 겁니다. 문제는 그러한 재즈와 로큰롤의 험상 굳은 인상을 만든 주역이 바로 제가 가장 현대적인 악기라고 얘기한 드럼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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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usicians Institute에서 드럼과 레코?? 딩을 전공하였다. 상명대에서 컴퓨터음악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성균?? 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귀국 후 96년 서울재즈아카?? 데미를 처음 만드는데 일조하였으며, 영화 정사, 약속, 미술관 옆 동물원??? 등의 OST 드럼을 연주하였다. 퓨젼밴드 RTZ, 이정선, 한상원&정원영, 이?? 현우 등의 공연 세션을 하였고,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에서 드럼 연주를 하?? 고 있다. 현재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Rock Drums(2003,예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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