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 지휘자는 중요한 예배스태프, 예배위원 되어 함께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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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에 입학하자 당회는 나를 어린이성가대 지휘자로 임명해 주었다. 연초마다 회중들 앞에 어린 나를 여러 교역자들과 함께 세워 인사를 시키곤 하던 일이 지금도 기억난다. “이 분들이 우리 교회의 교역자들입니다. 아무리 어려 보여도 하대하지 마십시오.” 나는 이때부터 성직자라는 사명감으로 어딜 가나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애어른이었고, 교인들도 나를 음악교역자로 끔찍이 대접해 주셨다. 연말이면 목사님은 각급 성가대지휘자, 오르가니스트들을 사택에 초대하여 다음해의 교회력과 목회방침을 설명하고 52주 회중찬송과 찬양 곡을 선곡하며 음악행사 계획을 세웠다. 나는 지금도 어느 교회에서나 이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김명엽의 찬송교실’ 서문 중에서)

요즘 대부분의 교회에서 예배를 준비하며 교회음악전문가인 지휘자들이 스태프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넘쳐도 발휘할 데 없고 그저 알아서 행할 뿐이니 언제나 지휘자가 목회자와 함께 예배위원 되어 아름다운 예배를 공들여 준비할 날이 올까?

칸토르(Cantor)
칸토르(cantor)는 라틴어로 ‘노래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독일어론 칸토르(Kantor), 영어론 캔터(Cantor). 교회에서 예배음악을 맡아 일하는 음악교역자로 선창자(先唱者), 성가대지휘자를 말한다. 유대교에선 하잔(?azan)이라고도 하며 성가를 영창 하는 사람이란 뜻에서 영어의 ‘챈터’(chanter)도 같은 말이다. 칸토르를 선창자라고 하는 것은 메기고 받는 형식의 노래(應唱, responsorialis)에서 독창자를 뜻하기 때문이다.

유대교에선 칸토르의 임무가 아주 다양하여 예배에 관한 모든 일을 관장하며 예배문 낭독자로 성가를 지도하며 이끄는 등 음악감독으로서 교회력 전체에 걸쳐 의식들을 보조 했다.

중세 땐 시편 송과 송가(canticum) 등 음악을 감독하는 높은 직으로 성가학교(스콜라 칸토룸이나 샤를마뉴 대제가 세운 학교) 교장도 아울러 주어졌다. 17-18C 독일 개신교에선 교회 교구 산하 교회학교의 음악감독이었고, 후일 이 일은 오르간 연주자가 대신 맡게 되었다. J.S.바흐는 라이프치히 토마스 학교의 칸토르였다.

독일교회의 교회음악가(Kirchenmusiker)
독일에서는 ‘칸토르’(Kantor)를 ‘교회음악가’(kirchenmusiker)라 부른다. 대부분 오르가니스트로서 교회에서 특별한 예전(禮典)의 기능을 가지고 성가대의 합창과 오케스트라 지휘, 성가대의 활동과 교육 등 전반적인 교회음악 활동을 수행한다.

‘교회음악가’는 자격시험을 통해 그 레벨을 구분한다. 자격시험 과목은 오르간문헌연주, 예배오르간연주, 피아노, 성악, 합창지휘, 오케스트라지휘, 시창, 바소콘티누오 연주, 음악이론, 청음, 예배의식, 찬송가학, 음악사, 음악학, 오르간제작, 회중과 주일학교를 포함한 교회팝음악 같은 것들인데, A,B,C,D 등급으로 자격증이 주어진다. ‘보조 교회음악가’ 같은 D등급의 파트타임 자격이나 A등급의 풀타임 자격은 이 제도를 통해서다.

우리에게 익숙한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와 ‘교회음악가’는 조금 다르다. ‘카펠러’(Kapelle)란 말이 예배당, 성가대, 관현악단이란 뜻으로 카펠마이스터는 악단지휘자나 악장이란 뜻이다. 대략 16C부터 궁중이나 성주들의 음악활동을 관장하는 음악가들의 수석으로 참여하는 감독직인데, 18C초까지 자주 등장한다. J.S.바흐는 퀘텐(C?then) 궁정의 레오폴드 왕자의 카펠마이스터로 지냈고, 하이든은 에스터하지 공의 카펠마이스터, 헨델은 하노버의 선거후인 조지의 카펠마이스터로 있었다.

영미교회의 뮤직디렉터(Music Director)
뮤직디렉터(Music Director, Director of Music)는 영국과 미국에서 부르는 교회음악담당자에 대한 일반적인 호칭이다.(오케스트라나 콘서트밴드의 감독, 영화음악 감독, 방송국의 음악감독, 음악학교나 대학에서 대학 음악앙상블 책임자, 군악대장의 호칭도 뮤직 디렉터다.)

영국 성공회에선 지금도 대단히 중요한 자리로 그 전통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선 뮤직디렉터나 음악목회(music ministry)를 위해 안수 받은 ‘음악목사’(Minister of Music)가 교회학교음악에까지 교회 전반의 음악을 총괄한다.

오르가니스트를 겸하는 지휘자인 경우 그를 오르가니스트 디렉터(Organist-Director)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미국 교회 주일예배 순서지를 보면 당회장목사와 뮤직디렉터의 이름만이 실려 있는데, 이는 이들이 주일아침예배의 공동책임자라는 뜻이다. 뮤직디렉터는 연주뿐만 아니라 교회음악행정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성가대 지휘자
우리나라에선 뮤직디렉터의 호칭이 여럿이다. ‘성가대지휘자’는 박태준 박사가 처음 사용하였고, 뮤직디렉터의 사역을 염두에 두고 곽상수 교수가 지은 ‘교회음악지도자’, ‘성가사’(목사, 전도사 호칭에 맞춰 ‘사’를 붙임), ‘찬양감독’, ‘음악감독’들로 쓰인다. 호칭은 거창하게 지었어도 아직 대부분의 교회에선 영미교회의 전문적 사역과는 거리가 멀다.(음악담당부목사나 음악위원장, 음악부장 같은 조직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예배음악(수정)6-3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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