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 369장(통 48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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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과 약박이 있듯 악구(樂句)엔 강소절과 약소절 있어

『코르위붕겐(Chor?bungen)』이란 시창 및 합창교재가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 박자의 악센트를 4박자의 첫 박은 강박, 둘째 박은 약박, 셋째 박은 중강 박, 넷째 박은 약박으로 설명하고 음의 높낮이 연습과 더불어 셈여림 연습도 함께합니다. 3박자는 ‘강·약·약’, 2박자는 ‘강·약’, 6박자는 ‘강·약·약·중강·약·약’… 우리는 학교에서 이 이론에 맞추어 모든 노래를 배웠고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방법은 음악의 기초 이론을 위한 것이지 연주법은 아닙니다. 이와 같이 연주를 하면 사실은 비음악적이 됩니다.

01독일의 음악학자인 리만(Hugo Riemann, 1849~1919)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박자에 강박과 약박이 있는 것처럼 마디에도 강소절(强小節, strong measure)과 약소절(弱小節, weak measure)이 있다.” 그는 이어서 “태초에 약박이 있었다. 즉 음악은 약박에서 시작되는 것이 원칙이다. 강박에서 시작되는 것은 약박이 생략된 것이다. 따라서 소절에 있어서도 처음이 약소절이고 다음이 강소절이다.”라고요.

리만은 강소절을 세로줄 위에 사선(/)을 그어 표시했는데, 2마디 구조에서는 둘째 마디가 강소절이며, 4마디 구조에서는 마디 3~4가 강소절, 8마디 구조에서는 마디 5~8이 강소절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의 약소절은 점점 세게(cresc.)하고 강소절은 점점 여리게(decresc.)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때에 가장 강한 박은 강소절의 첫 박이 됩니다. 바로 연주법에 있어서 악구법(樂句法, phrasing)의 원리가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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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죄 짐 맡은 우리 구주를 연주할 때 1절에서 각 마디의 강박자인 ‘죄’, ‘구’, ‘어’, ‘지’를 모두 강하게 노래하면 안 됩니다. 이는 이론상의 강박일 뿐 연주할 때에는 악구법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즉, 마디 1~2의 “죄 짐 맡은 우리 구주”는 약소절이므로 점점 세게(cresc.)하고 마디 3~4의 “어찌 좋은 친군지”는 점점 여리게 표현해야 하는데, 이 네 마디 중 가장 센박(high point)은 강소절의 첫째 박인 ‘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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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의 찬송시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태생의 조셉 스크라이븐(Joseph M. Scriven, 1820~1886)이 지었습니다. 살면서 스크라이븐 만큼 소설같이 안타까운 일을 많이 당한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하려고 하면 그때마다 약혼녀가 불의의 죽음을 당하는 것이에요. 그것도 몇 번이나. 할 수 없이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기로 작정합니다. 그리고는 캐나다로 이민하여 플리머스 형제단에 들어가 노인들을 정성껏 돌보며 살아 ‘성자’라는 호칭을 듣게까지 됩니다. 스크라이븐은 이 시를 멀리 고국에 홀로 계신 병중의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찬송을 부르노라면 독신으로 살면서 겪는 삶의 무게가 느껴지고 고통이 묻어납니다.

관련 성구는 요한복음 16:23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16:23~24)

곡명 CONVERSE(컨버스)는 이 곡을 작곡한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워렌 태생으로 음악가이자 변호사인 찰스 컨버스(Charles Crozat Converse, 1832~1918)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작곡자의 이름이 곡명이 된 거죠. 재미있는 것은 그의 이름의 뜻인데요, ‘격의 없이 이야기 하다’란 뜻이 컨버스(converse)아닙니까? 작곡자 이름과 곡이름이 딱 맞아 떨어지니… 그는 엘미라 대학을 거쳐 독일유학을 마친 후에 법학도 공부하여 펜실베이니아의 에리(Erie)에서 변호사를 했습니다. 같은 멜로디로 ‘WHAT AFRIEND(참 좋은 친구)’나 ‘ERIE(에리)’란 곡명도 있습니다. 이 곡의 형식은 AA、BA、의 두도막 형식으로 아주 쉬운 곡이라서 초보자들의 건반연습곡으로 적당합니다. 반복구만 빼면 10마디만 연습하면 되니까요. 그만큼 주님은 우리의 편한 친구입니다.

예배음악(수정)6-3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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