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호] 느낌(표현: Ex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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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대 지휘자님과 나눌 열여덟 번째 이야기는 느낌(표현: Expression)입니다. 표현이란 말은 대단히 함축성이 많은 단어로 객관화, 감각화, 구체화, 전달력, 발표력, 묘사력 등을 담고 있다는 뜻으로 설명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좋은 뜻으로는 ‘재현’ 또는 ‘묘사’로도 통합니다. 그러나 이는 ‘표출’과는 구별되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직접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뚜렷한 형태로 나타내는 일을 말합니다. 음악의 경우, 악보는 그 자체로서는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어떤 동기에 표현(느낌)이 되면 생명이 부여됩니다. 이것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 이것을 표현할 줄 아는 것과 표현할 줄 모르는 것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다시 말하자면 좁은 의미에서의 표현이란 어떤 사물에 대해 하나의 감정적 수단으로 재현, 전달하는 ‘대상표현’을 말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의 주관상태가 표출되는 것과는 달리 악보라는 객관적 대상으로 묘사됨으로써 형성의 계기가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형식적 표현에도 표출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우리가 베토벤의 소나타를 아무리 담담하게 연주한다 해도 거기에 우리의 정서가 개입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겠죠! 물론 푸가 같은 표출성이 희박한 순수음악의 경우도 있으나 19c 이후의 낭만음악에서는 이른바 ‘나타냄말’로서, 빠르기(Tempo), 셈여림(Dynamics), 리듬(Rhythm), 선율(Melody), 화성(Harmony) 등 곡의 섬세한 분위기를 지적하고 음표만으로 표시하기 어려운 것을 표현하게 된 경우는 기호로서 정신표출의 지시를 담당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표출의 면이 두드러지면 필연적으로 ‘표현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연주상의 표현(Expression)이란 미묘하고 또한 풍만한 배색(coloration)의 효과를 말함이며, 의도적이며 또한 무의도적인 쌍방의 표출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표현은 곡의 해석(Interpretation)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적 가치 표현으로서의 표현(느낌)만 중요한 게 아니라, 본 필자도 합창을 하면서 합창단원(찬양대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느낌(표현)’인데 이것은 예술적 표현 이외에 그 곡에 대한 싱어(Singer)들의 느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난곡을 연주할 때 그 곡의 신앙적 내용과 가사의 깊이, 음악의 흐름, 곡의 수직과 수평(즉, 종과 횡)의 내용 등을 종합한 그 곡에 대한 느낌(표현)이 살아나도록(재생) 요구하고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표현의 타당성’을 심도 있게 강조한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555년 성 금요일에 새로 선출된 교황 마르첼루스(Marcellus) 2세는 교황성가대의 세속적인 태도를 몹시 걱정하며 시스턴 성당을 떠났다고 합니다. 바티칸 궁에 도착한 그는 성가대원들을 소집하였습니다. ‘수난의 신비스러움과 구세주의 죽음이 찬양되는 이 신성한 기간에 연주되는 것은 무엇이든 이와 어울리는 태도로서, 적절하게 조절된 음성으로 불러서 그 모든 것의 표현이 수난의 내용에 맞아야 하며 또한 정확히 들리고 또 이해가 되도록 연주하라’고 성가대원들에게 명령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지휘자들은 좋은 느낌으로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곡상 표현법(Achieving Expression)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곡의 표현법

* 빠르기(Tempo)의 정확성과 흐름의 판단:

특히 성악곡은 목소리로 연주되는 까닭에 아주 깊은 경지의 음악까지도 표현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음악을 올바르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사안입니다.

곡이 갖고 있는 악상(Dynamics)을 인간적 감정으로 표현하기 이전에 곡의 정확한 템포와 곡에 대한 흐름과 느낌(리듬적 혹은 선율적)을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속도 기호(메트로놈)가 표시되어 있을 때에는 문제가 별반 없겠지만 표시가 없을 땐 곡의 일반적 흐름과 템포의 판단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많은 경험과 기본적 이론, 합창문헌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참고적으로 메트로놈의 기본 속도는 암기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입니다.

  1. 곡의 절정(Climax)을 발견하는 법

곡상 표현법에 있어서 악상의 강하고 약함, 또 섬세한 부분(ff와 f, pp와 p)까지도 뚜렷이 구별하고 구분하여 연주하여야 하며, 그 곡의 절정을 발견하여 강조하는 것은 합창음악에서 곡이 주는 의미 이상으로 음악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 넣어 주는 일입니다.

절정은 급격히 치솟았다가 천천히 내려오고 반대로 천천히 올라가서 급격히 끝날 때도 있으며 반드시 높고, 최고의 음이라고 해서 그곳이 그 곡의 절정이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반음계적 진행이나 급격한 변화도 절정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휘자들이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절정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음악이 너무 감정에만 치우치게 되면 좋은 음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 합창곡의 전체적 흐름(주관성)을 잃어버리게 되므로 절정을 강조하더라도 약간의 감정의 절제가 필요합니다. 지휘자는 여기에 유의하여 곡의 흐름을 명확히 분석하여 절정을 정확히 찾아 흐름에 맞도록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1. 곡상 표현법의 적극성

합창연주 시 여러 가지의 곡상표현(pp, ff, cresc, dim, rit, accel 등등)이 실제 연주한 것 보다 듣는 청중에게 더 약화된다는 사실에 항시 주의하고 유념해야 합니다.

즉, 합창단원(찬양대원)는 매우 여리게(pp)로 연주했으나 실제 청중에게는 여리게(p)정도로 약화되어 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곡상의 표현 방법이 다 그럴 수 있습니다. 좋은 합창을 만들기 위해서 지휘자는 이 점을 항시 유의하여 그 음악의 곡상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배음악(수정)12-2이선우
미국 유니온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작곡과 합창지휘를 전공하고 바이올라 대학원에서 지휘과정을 수학하였다. 특별히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배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21세기한국교회음악연구협회이사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선교합창단 총연합회이사장, 한국교회음악협회등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음악출판협회주최 합창세미나인 <써칭세미나>의 주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백석예술대와 백석콘서바토리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96년부터 합창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아이노스합창단을 창단하여?지금까지 사역하며 백석대학교회 시무장로, 시온찬양대의 지휘자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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