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호]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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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이곳 남가주 지역만 해도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를 비롯해서 커피 빈, 피츠 커피… 같은 커피 전문점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카페 베네까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게 세계적인 기업들이 아니더라도 동네마다 색깔 있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작은 카페들도 있습니다. 수십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자체 브랜드로 온갖 상품을 만들고 광고를 하는 ‘유명’한 가게는 아니어도, ‘아는 사람만 아는’는 ‘유명’한 곳들이 꼭 있습니다. 킨 커피, 커피 토모, 포톨라 커피랩… 스파게티나 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은 아니어도 ‘기가 막힌’ 곳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거리가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라 미라다에 있는 곤돌라 피자의 ‘Linguini Pasta with Clam’은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예배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역단체나 교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당연히 한국 안에도 좋은 모델이 되는 사역팀과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그 세련되고 정제된 사역들이 세미나나 음반을 통해서 지역교회 사역자들에게 연결이 되고, 지역교회 안으로 접목이 될 때 어색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여성분들이 ‘화장이 뜬다’고 말할 때의 그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과 기름을 병에 넣고 흔들면 처음에는 작은 거품들도 일어나고 무언가 새로운 액체가 되는 것 같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세 원래대로 기름과 물이 나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브랜드’에 늘 관심이 많습니다. 예배음악도 각자 섬기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현장과 기호”를 분석하고 파악해야 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과 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대치”를 그릴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 하기’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 효과도 있고, 실력향상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따라 하기’를 넘어서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교회음악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만 해도 11년 동안 한 교회의 회중 찬양을 섬기면서 새로운 메시지와 곡조를 만들고, 촌스러워도 저만의 편곡들을 꾸준히 그려내는 원동력은 ‘브랜드’였습니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려는 먼 기대는 잠시 내려놓고, 그저 동네에 하나있는 이름 없는 커피숍과 스파게티 가게지만 ‘그 곳 만의 맛과 향’을 가진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즐겁게 커피를 내리고 스파게티 면을 삶는 그런 찬양인도자들, 그런 예배자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정유성사진변경

정유성
감리교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유다지파’와 ‘부흥한국’에서 사역했으며 〈물가운데 지날때에도〉,〈하나님 눈 길 머무신 곳〉을 비롯하여 여러 곡을 작곡했고, 미국 얼바인 소재의 베델한인교회에서 9년째 사역 중이다. 2009년부터 프뉴마 워십(www.pworship.com) 사역을 시작하면서, 찬양과 예배의 현장을 유튜브와 무료 발송사역을 통해 활발하게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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