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지휘자를 위한 10가지 필수 지휘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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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합창과 관련되기 시작한 것은 학교 시절 교내 합창 대회 반주를 하면서부터다. 또 그때 담임선생님의 요구로 매주 한곡씩 뒤 칠판에 적어 반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면서 지휘의 맛을 보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 때는 중창단을 조직하여 앙상블의 묘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주일학교 성가대 지휘를 시작으로 길게는 40년 본격적으로는 35년 정도 합창지휘를 공부해 온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합창지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성가대 지휘자 또는 합창지휘자에게 필요한 10가지 필수 지휘 테크닉”이라는 제목으로 함께하고자 한다. 10가지보다 더 필요한 사항들이 있지만 내가 고민하고 가장 중요한 10가지를 풀어가려 한다. 10가지는 이러하다.

1. 발성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라.
2. 다양한 패턴을 연습하라.
3. 패턴에서 벗어나야 음악이 산다.
4. 음악적 사건을 찾아내라.
5. 수많은 예비와 지시를 만들어라.
6. 손목의 유연성이 음악의 표현을 만든다.
7. 합창 블렌딩을 만들어라
8. 비브라토를 컨트롤하라.
9. 자신의 생각을 손끝으로 옮겨와라.
10 눈빛과 마음으로 교감하라.

1.0 발성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라.

합창지휘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왜 전공을 선택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지휘가 좋아서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답은 “노래로 앙상블을 만드는 합창이 정말 좋아서”이다. 그렇다. 지휘는 앙상블을 만드는 도구이다. 합창지휘의 대상은 노래다. 그것도 혼자 하는 노래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만드는 노래이다. 그래서 합창지휘자는 노래를 사랑해야 하고 노래에 집중해야 한다. 함께 만드는 노래는 어떻게 해야하나가 합창지휘자가 풀어야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해서 궁금해야 하고 그것에 대하여 알려고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악기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음악 래슨 중 가장 어려운 분야가 노래가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노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장치를 직접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마다의 방식이 제각각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발성의 문제는 지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발성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요구할 수도 만들 수도 없게 된다. 먼저 소리산출의 일반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인체의 발성에 적용해 볼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한 발성의 원리는 예솔출판사에서 출판한 『발성테크닉』(황세진)과 『발성의 완성을 위한 목소리 사용설명서』(안대성)를 참조하기 바란다. 여기서 목적은 지휘 테크닉이기 때문에 발성의 기본적인 원리만 살펴보고자 한다.

1.1.0 음악적 소리 발생의 세 가지 요소

1.1.1 (Power)

소리가 만들어지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힘이다. 소리가 발생하려면 어떤 사물을 치거나 마찰을 일으키는 에너지의 이동이 일어나야 한다. 피아노에서 소리를 나게 하려면 손가락을 움직여 건반을 눌러야 한다. 바이올린에서 소리가 나려면 오른손에 잡고 있는 활을 현에 대고 아래위로 움직여야 한다. 목관악기는 입술이 물고 있는 리드에 호흡을 불어서 리드가 마찰을 일으켜 소리를 만들게 되며, 금관악기는 마우스피스에 넣은 입술에 호흡이 통과하면서 입술이 마찰을 일으켜서 소리를 만들게 된다. 사람의 목소리는 관악기처럼 호흡이 성대를 통과하면서 성대가 마찰을 일으켜서 만들어지게 된다. 노래에 있어서 힘은 호흡이다. 노래에서 호흡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피아노를 잘 치려면 손가락의 움직임 자체가 아니라 손가락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손가락을 원하는 대로 움직여 포르테와 피아노를 잘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노래에서도 호흡 그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호흡의 조절을 통하여 원하는 다이내믹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1.1.1 호흡의 스피드

모든 악기 연주의 관건은 힘 조절에 있다. 노래도 마찬가지이다. 노래에 있어서 다이내믹의 조절은 힘, 즉 호흡의 조절인데, 정확히 말하면 호흡의 스피드로 조절한다. 호흡의 스피드가 빠르면 강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스피드가 느리면 여린 소리를 만들어내다. 쉬운 예로 주먹으로 샌드백을 치는 것을 가정할 때 주먹의 스피드가 빠르면 강하게 칠 것이고 느리면 살살 치게 되는 원리이다. 노래에 있어서 호흡과 성대의 관계는 비슷하지만 악기의 원리와는 조금 다르다. 여기에는 베르누이 효과가 관련되는데, 호흡이 성대를 통과하면서 압력이 낮아져서 양쪽에 있는 성대를 당겨서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 원리이다. 호흡의 스피드가 빠르면 다이내믹이 커지는 원리는 같다. 목에 힘을 주어야 큰 소리가 날것 같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조익현01.

1,1,1.2 공기의 저장

호흡의 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세 단계, 즉 준비-흡기-배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노래의 경우 네 단계,
조익현03 준비-흡기-정지-배기가 된다. 좀 더 자세히 보자. 목의 기관은 음식물이 위로 들어가는 길인 식도와 공기가 들어가는 기도로 이루어져 있다. 음식물이 들어가는 동안에는 기도가 막히게 되고 숨을 쉴 때에는 식도가 닫히게 된다(동영상 참조). 공기는 폐에 있는 공기를 저장할 수 있는 작은 셀에 들어가게 되며 폐와 장기 사이에 있는 횡경막을 통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게 된다. 공기는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면 폐로 들어오게?되조익현02조익현04는데 이때 횡격막을 정지시키면 공기의 흐름도 정지하게 된다. 이후 공기의 배출의 속도를 결정하여 천천히 또는 빠르게 배출시키면 원하는 다이내믹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노래에 있어서 정지의 순간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지한 순간에 성대가 음정의 길이를 만들고 호흡의 스피드를 정하기 때문이다. 보통 복식호흡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 그대로 배로 숨을 쉬는 것인데, 사실은 배로 쉬는 것이 아니라 횡격막의 상하 운동을 말하는 것이다. 성대를 열고 아래 배를 당기듯 수축하는 느낌으로 “하, 하” 하면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성대를 살짝 닫고 공기를 배출하면 성대의 마찰로 음이 발생하게 된다. 호흡의 속도 조절로 음악적 다이내믹을 세밀하게 만들게 된다. 공기를 빠르게 흡입한 후 정지의 시간을 갖고 천천히 배기시키는 연습을 매일 지속적으로 하면 어느새 다이내믹의 조절이 쉬워지기 시작할 것이다.

다음에는 소리 산출의 두 번째 요소인 진동을 만드는 기관, 즉 성대에 관하여 살펴볼 것이다. 1~2센티미터 안에서 2~3 옥타브의 음들이 만들어지는 놀라운 장치이다.

 

 

조익현프로필조익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작곡과 이론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음악학(M.M)과정을 수학후 미국 북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합창지휘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부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비영리사단법인 행복나무플러스의 예술총감독 겸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구촌교회(수지성전) 주향한찬양대의 지휘자로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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