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내 몸이 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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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순간 단번에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 시가 있었습니다. 너무도 깊은 충격을 주어서 그 시어가 준 감흥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매우 짧은 시지만 그 시가 던져준 의미는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참석하였던 한 특강 시간에 강사가 강의 중에 낭독한 시였습니다. 이런 시입니다.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성하다.’

너무도 짧아서 몇 번 보면, 외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의미는 너무도 강력했습니다. 그리고 읽을수록,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집니다. 여러분도 한번 이 시를 다시 읽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보십시오. 어린 시절 찾아 갔던 시골 할머니집, 아니면 여름에 중고등부 수련회로 찾아 갔던 시골교회가 있는 동네, 그것도 아니면 대학교 시절에 농활로 갔던 깡촌 마을을 말입니다. 어느 동네나 동네 주변에 많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좀 만만한 나무는 아이들이 올라가고, 낙서하고, 동네 어른들이 가지치고 해서 상처투성이입니다. 어느 동네나 이런 만만한 나무들이 많습니다. 낙서로 파이고, 올라가서 가지가 부러지고, 정말 흠집이 많은 나무… 그런데 산에 있는 나무는 성합니다. 그렇죠. 사람들과 부대끼며 있지 않으니 상처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데 이 시는 몇 개의 단어로 우리의 예배를 다시 보게 합니다. 너무도 멋지게 신앙생활을 하려하는 우리의 모습, 마치 신앙생활을 취미나 동호회의 영역정도로 여겨서 희생과 헌신은 없는 ‘너무도 성하게’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예배와 삶이 우리가 아닙니까?

예수님과 같이 우리가 세상 사람들 속에 산다면, 어쩌면, 상처받고, 부러지고, 잘라지고, 때로는 밟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의 사랑을 굳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를 알 수 있습니다. 부서지고 깨진 사랑,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성한 곳 하나 없는 사랑…

<주님은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는데, 오늘 우리는 너무도 성합니다.>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성하다.

주여 내가 아직까지 성해서 죄송합니다.

궁인?궁인
도전, 열정, 독서, 여행, 예배, 추진력, 연애상담, 영화 보기 및 만들기, 디자인, 스마트폰 그리고 엉뚱한 생각 실천하기 등등 이런 것에 익숙하다. 건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예수전도단에서 훈련받고, 침신 신대원, 미국 리버티 신대원, 한양대 MBA 등을 공부했다. 가끔 영상을 만들어 상 받기고 하고, 작사해서 찬양을 만들기도 했다. 교회의 변화를 소망하며 ‘교회혁명: 변혁적 교회’라는 책을 번역 출판하기도 하고, 젊은이를 사랑해서 KOSTA에서 강의하기도 한다. 현재는 찬양도 잘 못하면서 지구촌교회 예배 목사로 섬기고 있다. 삶의 모든 순간이 예배되기를 소망하는 예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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