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 오르가니스트, 칸토르, 음악 목회자로서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보여준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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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가 활동하던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세속음악이든 교회음악이든 가사(text)를 중시했기 때문에 음악은 가사를 전달하는 도구 혹은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 결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서 대위법(counterpoint)은 간결하고 명료했다.

바흐는 ‘음악은 본질적으로 선한 것’이라는 루터의 사상을 물려받아 거룩한 것(sacred)과 세속적(secular)인 것 사이를 구분하지는 않았다. 성가를 만들기 위해 세속 칸타타로부터 자료들을 빌려오기도 했으며 교회에서 세속 스타일의 음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세속스타일의 음악을 교회 음악용으로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라이프치히 시의 성 토마스 교회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부터 바흐는 교회음악은 회중들의 덕과 성화를 위한 도구가 되도록 노력했다. 바흐가 교회음악을 위해 사용한 음악 스타일은 그의 오르간 작품들에서 드러나듯이 경건성과, 종교성, 그리고 교회음악이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동시에 지녔다.

성 토마스 교회의 음악감독으로 사역하는 동안 바흐는 교회 설교자가 절기와 예배상황에 맞지 않는 찬송을 선택하고, 그리고 음악감독인 자신과 상의 없이 설교자 마음대로 찬송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예배 찬송은 반드시 칸토르(음악감독)가 선택해야 한다는 확신과 함께 예배 때 부를 찬송은 절기와 상황에 맞아야 한다는 사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은 음악감독으로 자신을 부른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소명감에서 비롯된 것이며 잘 계획되고 준비된 예배음악을 추구하고자 했던 그의 교회음악사상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의 교회음악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신앙이었다. 알프레드 아인슈타인(Alfred Einstein)은 바흐의 신앙과 음악의 관계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고 있다.

바흐의 칸타타의 특징은 기독신앙의 교리에 대한 음악적인 해석이었다. 이 세상에서의 삶과 영원한 삶, 행위와 믿음, 도덕 그리고 죽음, 죄와 회개, 고통과 구원 등과 같은 성경이 가르치는 주제들을 루터 이후에 비록 신학자는 아니었지만 가장 분명하게 음악으로 표현한 자가 바로 바흐였다. 작곡자로서 바흐는 작품을 쓰기 시작할 때 라틴어 “J. J.”(Jesus, Juva. 예수여, 도와주소서)를 악보 상단에 표기했고 작품이 완성되었을 될 때 마지막 쪽 하단에 “S. D. 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라는 표기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행위는 단순히 형식적이기보다는 그의 깊은 신앙을 보여준 것이다. 바흐와 같은 천재 작곡가가 “J. J.”를 표기를 한 후 작품을 만들어 간 것은 그의 신앙이 어때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도우심 없이,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는 그의 연약함과 부족을 고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 D. G.” 는 바흐의 교회음악의 중심에 ‘하나님의 영광’이 자리 잡고 있음을 잘 보여준 것이다.

루터교회 음악의 기초인 코랄은 바흐를 대표하는 음악이라 말할 수 있는데 바흐가 코랄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쓴 것은 가사를 중요시하는 그의 음악 사상을 잘 보여주며 루터 교회력에 따라 주일과 절기를 위해 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칸타타를 작곡했다. 바흐는 칸타타라는 음악 장르를 예배에 도입하여 작곡하였는데 5년 동안 절기를 포함하여 주일마다 예배를 위해 칸타타를 썼다고 하면 적어도 200곡 이상의 칸타타를 쓴 셈이다. 바흐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루터교회는 예배에서 칸타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몇 개의 세속 칸타타를 제외하고는 바흐의 칸타타는 모두 예배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의 칸타타는 주일의 설교 본문 그리고 교회력에 맞추어 쓰였는데 이런 점에서 바흐는 한 명의 교회 음악인이기도 하지만 한 명의 설교자였다고 말할 수 있다.

바흐의 작품들, 예를 들면 장엄한 마태수난곡, 모테트(motets), 칸타타는 성경을 주석한 것들이었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음악적 은사를 사용하여 성경을 음악으로 표현했고 성경의 주요교리를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반음계적 대위법(chromatic counterpoint)을 도입하였다. 예를 들면 독창 칸타타 <Mein Herze schwimmt im Blut(내 마음이 주의 보혈을 지나네)>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 씻음 받은 죄인의 기쁨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반음계적 대위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각 절(stanza)의 내용과 의미를 살리기 위해 장식음(ornaments)을 사용하기도 했다.

교회음악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며, 회중의 영혼을 강건케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확신했던 바흐는 루터와 같이 ‘신학과 음악’, 그리고 ‘계시와 화답’을 동일 선상에 두었다. “하나님께는 영광, 성도들에게는 성화”(to the glory of God and the edification of his people)라는 바흐의 교회음악사상은 그의 오르간 소곡집(Orgel-Buchlein)의 머리말 글귀(“In Praise of the Almighty’s Will and for My Neighbor’s Greater Skill,” 전능하신 하나님께는 영광 그리고 이웃들의 더 거룩한 삶을 위해)에서도 읽을 수 있다.

연구자가 앞에서 논의한 내용에 기초하여 예배에서 오르가니스트의 역할 및 발전 방안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오르가니스트는 전주를 통해 예배 시작부터 온 회중들이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하나님께는 영광을, 회중에게는 은혜를 끼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오르가니스트는 하나님의 계시에 대해 회중이 정성스런 응답을 올려드릴 수 있는 예배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둘째, 절기에 따른 예배음악을 통해 회중들에게 예배의 감격을 더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오르가니스트는 최상의 예배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예배를 영광스럽고(gloriously) 기쁘고(joyfully) 정교한(skillfully) 음악으로 최상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약 레위음악인들은 정교하고 익숙하게 연주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역대상 25장 7절은 “찬송하기를 배워 익숙한 자의 수효가 288인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레위음악인들은 꾸준하고 성실한 연습에 자신을 바쳤던 것을 보게 된다. 그들은 찬송과 영광과 존귀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준 높고 준비된 음악을 위해 게으르지 아니한 자들이었다. 오르가니스트는 꾸준한 준비와 연습을 통해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할 만큼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드릴 수 있도록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셋째, 최상의 음악적 전문성, 영성을 겸비했던 바흐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철저한 소명의식, 음악적 전문성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과 말씀 중심의 신앙사상을 갖춘 교회 음악인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1415016270681김은희
미국 Southeaster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교회음악 석사과정과 University of Northern Texas에서 음악석사과정을 이수하였고, Duquesne University, Pittsburgh에서 M.S.M. (음악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American Conservatory of Music에서 D.M.A.(음악박사학위)를 The Leo and Margaret Presidential Full Scholarship(전액장학금)으로 취득한 후 95년에 귀국하여 계명대학교등에 출강 하였으며, 2004년부터 8년간 총신대학교 조교수로 재직하며 찬송가학, 반주법, 연주와 비평등을 강의하며 연주와 저술하였는데 공동저서로 2권, 단독 저서로 2권을 출판하였고, 2집의 솔로CD를 출반했으며 Marcel Dupre’s Complete Course”오르간 즉흥연주의 이론과 실제”를 한국어로 번역하였다.?2012년 부터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후 찬송가학, 합창과 합주, 예배음악 연주법, 피아노와 오르간 반주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남편과 사이에 두 자녀 지현, 정준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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