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눈을 들어 하늘 보라 515장(통25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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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대표하는 한 단체의 큰 모임이 있었습니다. 교계의 원로이신 목사님께서 한국교회는 물량주의, 영향력 상실, 성취감에 젖은 안주를 반성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설교를 하였습니다. 교인은 천만이 됐는데도 사회에 대한 영향력은 점점 약해지고, 심지어 교회가 사회의 비판 대상이 되기도 하여 한국교회는 그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비판을 했지요. 정부의 관리나 국회의원 가운데도 많은 교인이 있고, 기업인들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있는데도 사회는 여전히 시끄럽고, 심지어 불미스러운 사건이 났다하면 그 중에 교인들이 빠진 적이 없다고 하면서 “한국교회는 소금은 많은데 맛을 잃었고, 등잔은 많은데 불은 꺼지고 심지만 남았다”고 뼈아픈 자기 고백의 말씀을 한 것입니다. 맛을 잃은 소금! 불 꺼진 심지! 믿는 자여 어이할꼬! 어이할꼬!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마5:13~16)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山上垂訓) 중 팔복에 곧 이어지는 성도들의 사명에 대해 이르신 것이지요.

이 찬송가를 쓴 석진영(1926~2005) 여사는 문서전도 활동을 통하여 복음 전도자로서 활약한 여류 시인입니다. 표기된 작사 년대가 1952년이니까 6.25 동란 중이지요. 그때 시인의 나이 26세로 울산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을 당시인데요, 전쟁으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국가 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절망과 공포로 혼돈에 빠져있는 피난민들을 보면서 썼다고 합니다. 비록 고향을 떠나 피난살이를 하지만 그래도 믿음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일어나 각성하고 사명을 가져야 되지 않겠냐는 호소이자 외침인 것입니다. 석진영 여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루터교 성경학교와 라이프 성서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문서전도활동을 열심히 하였는데, LA에서 『하늘의 대사(The Christian Ambassador)』라는 간행물도 발행하고, 한인 교포사회에서 성경연구회도 주도하며 활동하였지요. 『상우』 (尙友), 『일광』 (一光), 『창문을 열고』 등 여러 권의 시집과 50여 편의 찬송시를 썼는데, 우리 찬송가에는 이 찬송과 예부터 많이 알려진 교회 동요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568장) 등 두 편이 실려 있습니다.

작곡자인 박재훈(朴在勳, 1922~ )목사님은 평양 요한학교를 다니면서 음악공부를 시작하였는데, 이 학교에서 이유선 박사님과 구두회 장로님을 만나게 되어 평생을 교회음악의 동역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동경음악학교에서도 구두회 장로님과 함께 수학했고, 해방 후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일본 군가만 부르는 것이 안타까워 많은 동요를 작곡했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산골짜기 다람쥐>, <송이송이 눈꽃송이> 등의 동요들이 모두 박 목사님의 작품입니다. 스무 살이 되던 때부터 찬송가를 작곡하기 시작해서 23세 때 <어서 돌아오오>를 작곡했지요. 이 곡은 30세 때인 1952년에 작곡했는데요, 평소 알고 지내던 석진영 씨가 박 목사님에게 장문의 편지와 함께 이 시를 보내왔다고 회고합니다. “당시 부산은 여기저기서 몰려온 피란민들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석 선생은 이렇게 어지러울 때 성도들이 세상 가운데서 빛을 나타내고 탄식하는 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역시 그 느낌대로 곡을 썼습니다”라고요.

목사님은 그 후 미국 웨스트민스터 합창대학에서 공부하였고, 귀국하여 한양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며 영락교회 성가대 지휘를 하였습니다. 박 목사님은 미국을 거쳐 1979년부터 캐나다에 살고 계십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서원대로 60세에 목사고시를 통과해 목사안수를 받고 토론토에서 큰빛장로교회를 개척하여 큰 교회로 성장시켰지요. 그분의 작품으로는 찬송가와, 어린이찬송가, 성가합창곡, 독창곡 등 많은 곡들과 오페라 《에스더》 와 칸타타 여러 곡이 있습니다. 우리찬송가에는 <사랑의 하나님>(17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301장, 통460장), <말씀으로 이 세상을>(319장), <주여 어린 사슴이>(392장), <눈을 들어 하늘보라>(515장, 통256장), <어서 돌아오오>(527장, 통317장), <예수님의 사랑은>(561장), <언제나 바라봐도>(578장), <산마다 불이 탄다>(592장, 통311장) 등 9장이나 실려 있습니다.

이 찬송엔 대책 없는 질문만 있고 대답이 없다고 평하는 분이 더러 있습니다만, 이미 마음속에 소금과 빛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기대하며 남겨놓은 여운은 아닐까요?

예배음악(수정)6-3

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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