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이상일 교수의 영국교회 방문기-10. 음악사역자와 교회음악학교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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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영국으로 연구학기를 떠난 목적 중의 하나는, 영국의 음악사역자 양성 과정과 현재 전임으로 음악사역을 하는 이들의 사역 내용 등을 알아봄으로써 한국교회와 한국의 교회음악대학에의 적용점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미국처럼 영국에도 당연히 교회음악학교와 전임 음악사역자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영국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 보니 필자의 예상이 많이 빗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RSCM의 스코틀랜드 교육 담당자인 세일라 키숄름(Sheila Chisholm)은 에든버러 전체에 전임 음악사역자가 한 명뿐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에든버러의 큰 교회들을 방문하며 찾아낸 전임 음악사역자 또는 예배사역자는 모두 세 명이다.

한 명은 성 매리(St Mary) 성공회 대성당의 음악감독이다. 그와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의 주된 직무는 교회 자체 음악학교에서 코리스터들을 훈련시키고, 매일 있는 예배와 기도회에 필요한 음악을 선택하고 찬양대를 지도하여 연주하는 일일 것이다. 오르가니스트는 따로 있다.

다른 두 명은 센트럴(Central) 침례교회의 예배목사와 성 바울과 성 조지의(St Paul’s & St George’s) 성공회 교회의 예배감독이다. 두 교회 다 현대적인 예배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 두 사람의 직무는 비슷할 것이다. 센트럴 침례교회의 교인 수는 어린이까지 합쳐서 850명 정도이고, 그 중에서 예배 부서에 속한 이는 80명이다. 이 교회 예배목사의 직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예배 부서 운영 및 관리
  2. 예배 부서 조직과 전략 수립
  3. 10개의 밴드, 15명의 예배인도자, 1명의 지휘자, 1명의 작곡자 감독
  4. 매달 있는 부서 회의 준비
  5. 부활절 예배나 컨퍼런스와 같은 특별 행사 준비
  6. 주일 예배와 관련된 모든 일의 연락처(Point of Contact)
  7. 예배 부서와 관련된 모든 일의 연락처
  8. 새 예배인도자 훈련
  9. 새 사람 연락, 만남 및 오디션
  10. 예배 부서 안에서의 목회적인 부분
  11. 개인적으로 예배인도자들과 부서원들 만나기
  12. 새 노래를 고르고 소개하는 일을 비롯한 예배 부서의 기타 모든 행정
  13. 당직 근무
  14. 교역자회의 참석
  15. 설교 프로그램 계획에 관여
  16. 환영 부서 인도
  17. 알파 코스 진행

이 예배목사는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파트타임으로 더럼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4년 전에 이 교회에 왔을 때에는 1주일에 2일만 일했지만 현재는 4일 일한다고 한다. 그는 스코틀랜드 전체에 전임 음악사역자 또는 예배사역자가 10~14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한다. 센트럴 침례교회의 예배목사인 토마스 딘(Thomas Dean)의 이메일 [2013. 12. 23].

에든버러에 있는 거의 모든 음악사역자는 파트타임 사역자이거나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다. 에든버러 오르가니스트 협회장을 지낸 이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파트타임으로 교회에서 일한다. 독일에서 교회음악을 공부한 후 영국인과 결혼하여 에든버러의 성 앤드류 & 성 조지의 웨스트(St Andrew’s & St George’s West) 장로교회 음악감독으로 일하는 독일 여성은 그 교회에서 지휘와 오르간 연주를 비롯하여 음악과 관련된 모든 일을 맡고 있지만 파트타임 음악사역자이다. 독일교회에 있다면 당연히 전임이지만, 영국교회의 상황은 아주 다르다고 그녀는 말한다. 크라이스트(Christ) 성공회 교회 음악감독은 오르가니스트이자 지휘자이며 주일 낮예배와 저녁예배의 모든 음악을 선곡하고 주보에 삽입된 악보도 직접 컴퓨터로 만들지만 무보수로 봉사한다. 적어도 스코틀랜드에서는 전임 음악사역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RSCM 교육 프로그램 책임자인 콜린 다비(Colin Davey)를 만나 물어보니, 영국 전체에 전임 음악사역자가 60명쯤 되고, 그들 중 대부분은 성공회 대성당의 음악감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현대적인 예배를 담당하는 전임 예배사역자들은 그 수에 포함하지 않은 듯하다. 그에 의하면 영국에는 한국처럼 음악사역자들을 양성하는 교회음악과가 거의 없고, 옥스퍼드 대학교나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음악을 전공하는 이들이 장차 대성당 등의 음악감독이 된다고 한다.

잉글랜드 남동부에 있는 캔터베리 크리스천 처치(Canterbury Christian Church)대학교의 교회음악 기초학위(Foundation Degree in Church Music) 책임자로 있는 크리스 프라이스(Chris Price)는 이 학교가 교회음악 학위과정을 가진 잉글랜드 내 유일한 학교라고 필자에게 말해 주었다. 아마 스코틀랜드에도 없을 것이고, 웨일즈에는 뱅거(Bangor) 대학교 안의 종교음악연구 국제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Sacred Music Studies)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 영국의 교회음악 역사가 오래되고, 지금도 예배에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의외이다. 교회음악 기초학위는 RSCM과 이 대학교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2년제 과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rscm.com/education/fdcm.php>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생 수가 첫 해에 5명에서 그 다음 해에 18명으로 늘어났다가 4명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2013년에 2년 과정 졸업생이 처음으로 배출되었고, 앞으로는 학사학위를 위한 3년차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영국에 와서 알게 된 RSCM은 교회음악인을 돕기 위한 교육기관이고 8천 명 이상의 개인 회원과 기관(교회와 학교) 회원을 갖고 있다. 에든버러에도 여러 교회가 RSCM에 회원 기관으로 가입되어 있다. 이 기관은 탄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이미 방대한 양의 출판물을 발행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교회음악 교육기관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rscm.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본부를 방문하여 회원가입을 하였는데,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가입한 것이라고 담당자가 말해주었다. RSCM외에 교회음악인협회(Guild of Church Musicians)에서는 교회음악과 예배 분야의 다양한 자격증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마치며

영국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은 여러 교회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아까워서 하루에 다섯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기도 하였다. 특히 혼자 기차를 타고 캠브리지, 솔즈베리, 캔터베리, 리버풀, 요크 등을 다니며 그곳의 대성당에 들어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구석구석 살펴보고 사진도 찍고 예배에 참석하던 시간이 그립다. 어디를 가도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교회 건물이 있었고 훌륭한 교회음악의 전통이 살아있었다. 보고 배울 것이 많았다. 그러나 영국 구석구석을 누비기에는 6개월이 짧았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훨씬 더 많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스코틀랜드가 아닌 잉글랜드에 머물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더 많은 자료를 가져오고 싶다.

 

이상일?이상일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회음악과와 신학대학원을 마친 후 미국 Southwestern 신학교에서 (M.M./Ph.D.)과정을 마친 후 2009년부터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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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찬양대
6. 찬송가
5. 회중 찬송
4. 교회 연합
3. 영국교회의 온 세대 예배(All-Age Worship)
2. 영국교회의 예배
1. 시작하며 ? 영국의 교회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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