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0장- 사랑하는 주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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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조각공원에 가면 채색된 날개가 달린 평화의 문에 들어서자마자 맞닥뜨리는 거대한 돌조각 작품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고개를 숙여 얼굴을 맞대고 있는 작품인데요, 마치 옆 사람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듯도 하고, 서로 가만히 속삭이는 듯 사랑스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엔 참 좋은 작품이구나 하고 무심코 지나치곤 했는데, 어느 날 자세히 보니 그 밑동이 네 조각으로 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까? 매일 아침 그 곳에 산책을 하며 그 작품을 보아왔으면서도 밑동 깨어진 것은 못 보고 지나치곤 했었거든요.

저는 그 날 그 작품 앞에서 이 조각가는 이 돌 작품에서 왜 밑동을 깨뜨려 만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윽고 큰 교훈을 얻었지요. 상체만으로 표현된 그 작품의 재질은 딱딱한 돌이 아닙니까? 각기 서있는 돌사람 둘이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선 자기 자신이 서로 깨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겠지요. 내가 누굴 진정 사랑하려면 먼저 나 자신이 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선 그 작품의 제목을 보니 과연 ‘대화(Dialogue)’라고 적혀 있지 않았겠어요?

이 찬송의 작사자 몽고메리(J. Montgomery, 1771-1854)는 스코틀랜드 얼바인(Irvine)에서 모라비아교 목사님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여섯 살 때 그의 아버지가 서인도의 바바도스 섬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일찍 세상을 떠나 고아가 되어 제빵공장을 전전하며 고생 속에서 불우하게 자랐습니다. 그래도 몽고메리는 문학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 청년이 되면서 주각신문 「쉐필드 레지스터(Shefield Register)」에 직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종래는 그 신문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고, 신문의 제호도 ‘아이리스(Iris)’로 바꾸어 운영을 했는데, 이 신문은 영국 국민이 애독하는 인기 있는 신문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이 찬송은 그가 쓴 장편시 ‘영광스러운 우주(The Glorious Universe Around)’ 중 4연에서 6연까지 발췌하여 만든 것이라는데요, 영국 찬송의 원문 처음은 “사랑의 띠로 하나 된 형제(In one Fraternal bond of Love)”로 시작됩니다. 그의 찬송가는 우리 찬송가에 <영광나라 천사들아>(118장, 통 118장). <시험받을 때에>(343장, 통443장), <거룩하신 하나님>(통10장), <새 예루살렘 복된 집>(통225장), <이 곤한 인생이>(통536장) 등 다섯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TOWNER인 이 곡명은 미국의 위대한 찬송작곡자인 타우너(Daniel Brink Towner, 1850-1919)의 이름이지요? 타우너는 그의 아버지가 음악교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음악에 접하게 되었고, 목소리가 좋아 17살 때부터 이미 바리톤 가수로 이름을 펼치기 시작하여 후에는 이름난 오라토리오 가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청년시절부터 자기보다 몇 십 년 연배인 루트(G. F. Root,1820-1895)나 웨브(G. J. Webb, 1803-1887) 같은 당대 뛰어난 찬송작가를 따라다니며 함께 활동을 하게 되면서 그들로부터 음악 레슨도 받게 되고, 평생 막역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35세 때부터 무디의 선교 동역자가 되어 후에 무디 성경학교의 음악과장도 지내고,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음악박사학위도 받았지요, 우리 찬송가에는 그의 찬송이 네 편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찬송의 특이한 점은 ‘주님’을 노래하기 전에 ‘형제자매’를 먼저 노래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께 나아오기 전에 형제와 화해하고 나올 것을 당부한 말씀인 걸 보면 형제사랑을 강조한 첫 절은 타당해 보이기도 합니다. 주님 안에서 한 띠로 묶여진 믿음의 성도들이 서로 사랑하며 섬기는 삶을 살자는 내용의 이 찬송은 1절 처음 부분에 관련 성구가 그대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행 2:46-47상). 곧이어 ‘본’(本, example)이란 단어가 눈에 띠는데요, ‘본’이란 단어를 보니까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가 생각나는군요.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8). 바로 주님이 직접 제자들 앞에서 종의 모습으로 발을 씻기신 모습을 2절에서 상기시키고, 3절에선 성찬(聖餐)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눈 사랑의 띠로 묶여진 한 형제의 끈끈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3박자의 2부 합창(Duet)은 형제자매 간의 사랑의 띠, 그리스도와 우리의 사랑의 띠를 상징하는 듯하고, 4박자의 합창(Chorus)은 굳건히 주님의 본을 실천하자는 결의를 나타낸 듯합니다.?

 

예배음악(수정)6-3

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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