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교수의 영국교회 방문기 ? 3. 영국교회의 온 세대 예배(All-Age W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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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러 교회가 매주 온 세대 예배를 시행하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에든버러에 있는 성 앤드류 & 성 조지의 웨스트(St Andrew’s & St George’s West) 장로교회의 945분 예배는 창의적인 활동과 자유로운 참여가 있는 온 세대 예배이다. 예배인도는 평신도가 매주 돌아가며 맡는다. 필자의 가족이 참석하였을 때에는 예배의 주제가 자유였다. 성경봉독 후에 설교 없이 어른들은 자유에 대한 이미지를 돌아가며 나누었다.

그 시간에 어린이들은 자유에 대한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다 그린 후에 자기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부른 노래 세 곡 모두 아프리카 말라위의 곡이었고, 주보 뒷면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유에 대한 연설문 일부가 실렸다. 그 교회의 11시 예배와는 아주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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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가족이 에든버러에서 주로 다닌 메이필드 샐리스버리(Mayfield Salisbury) 장로교회의 930분 예배도 온 세대 예배이다. 꽤 많은 수의 어린이와 부모가 참석하고, 예배 시간은 45분 정도이다. 1045분의 전통적인 예배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찬양대가 없이 다 함께 전통적인 찬송가와 현대 예배곡(Contemporary Worship Song)을 부른다. 예배 중간에 연령별로 흩어져서 성경을 배우고 여러 활동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예배당에서 담임목사의 설교를 듣는다. 어린이도 동참할 수 있는 순서가 많이 있다. 찬송은 물론이고 연도(Repeated Prayer)와 축도와 아멘송까지 함께 참여한다. 기본적인 예배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환영 인사
2. 침묵 기도
3. 예배로의 부름
4. 찬송
5. 연도
6. 어린이와의 시간(3)
7. 찬송
8. 연령별 활동/설교(15)
9. 배운 내용 발표
10. 봉헌찬송
11. 주기도
12. 마지막 찬송
13. 축도와 아멘송(3번 반복)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맥키너(Scott S. McKenna)에 의하면, 매년 여름 기간에만 시행해오던 온 세대 예배를 매주 하는 것으로 바꾸게 된 것은 지난 2001년부터이다. 이 예배를 시작하게 된 목적은,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부모를 교회에 나오게 하기 위함이었다.

?전통적인 예배 형식에서는 주의가 산만하고 시끄러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예배하는 것에 대해 그 부모들이 부담과 불편을 느낀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교인들이 많이 늘었지만, 자녀가 커서 대학에 가거나 더 이상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도 930분의 온 세대 예배에서 1045분 예배로 옮겨 정착하는 부모가 아직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서로 다른 형식의 주일 낮 예배를 마련하는 한국의 많은 교회들도 깊이 생각하고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가장 큰 성당이고 가장 큰 오르간(10,267개의 파이프)이 있는 리버풀 대성당의 아래층 작은 방에서는 매주일 1030분과 4시에 온 세대 예배가 시작된다. 대성당에서의 전통적인 성공회 예배와 같은 시간에 전혀 다른 유형의 예배가 한 건물 안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Zone2라고 불리는 이 예배는 이 교회의 선교와 전도를 담당하는 화이트(Richard White) 목사가 불신자를 염두에 두고 2011년에 9명의 어른과 9명의 어린이와 함께 시작하였다.

?이 예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참석 인원이 많이 늘어 장소를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자녀가 없는 어른도 이 예배에 참석한다. 예배 형식이나 사람들의 옷차림은 격식이 없다.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자유롭게 커피와 케이크를 들면서 예배가 시작된다. 기타와 신디사이저가 사용되고, 순서지 대신 스크린을 사용한다. 특정 주제의 설교 후에 여러 가지 흥미로운 활동을 통해 설교 내용을 깊이 생각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노래도 그 주제에 맞춰 선택된다. 그런데 이렇게 전혀 다른 형식의 예배가 동시에 진행되고, 계속해서 따로 모인다면 사실 한 지붕 두 교회나 마찬가지이다. 두 그룹은 함께 모여 예배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Zone2는 영국 성공회 대성당에서는 유일하게 시도되는 유형의 예배일 것이다. BIN0003

?영국교회는 점차 교인 수가 줄어들고 있고 특히 어린이와 젊은 세대가 없어진다는 위기의식이 커서 그런지 온 세대 예배에 관심이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위에 소개한 교회들 외에도 여러 교회의 예배에 어린이들도 함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저녁예배에도 꽤 많은 어린이가 참석하는 교회를 보면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심에 놀라게 된다. 한국교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어린이들이 시끄럽고 예배당을 돌아다녀도 꾸짖지 않는다. 적어도 온 세대 예배에 있어서는 한국교회가 영국교회로부터 배울 점이 많았다.

 

이상일?이상일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회음악과와 신학대학원을 마친 후 미국 Southwestern 신학교에서 (M.M./Ph.D.)과정을 마친 후 2009년부터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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