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교수의 영국교회 방문기 (에든버러를 중심으로) – 2. 영국교회의 예배

0
967

영국교회는 교단에 따라 예배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 성공회의 예배는 고유의 예식서에 따라 예배가 진행되고 예배 순서가 많다. 음악이 없이 진행되는 예배나 기도회에서는 사제와 모든 참석자가 예식서를 들고 읽으며 진행한다. 거의 매주 성찬식을 거행하는 것 같고, 향을 뿌리는 교회도 있다. 그에 비해 대부분의 장로교회 예배는 자유롭고 간소하다. 침례교회의 예배는 더욱 자유롭고 간소하다.

에딘버러 도심에 있는 St Paul’s & St George’s 교회는 독특하다. noname01성공회에 속한 교회인데도 주일 11시 2부 예배와 저녁 7시 예배는 현대적이고 설교가 중심인 예배이고, 아침 9시 예배는 1982년도 예식서를 따르는 전통적이고 조용한 예배이다. 교회 건물 외관은 캠브리지의 킹스 칼리지 채플을 닮아 육중하고 오래되어 보이지만, 안은 몇 년 전에 개조하여서 예배당 중간에 스크린도 있고 조명시설이나 회중용 의자 등이 현대적이다.

이 교회의 현대적인 예배에서는 창의적인 시도가 여러 번 보였다. 어느 주일 예배에서는 두 명의 설교자가 설교 본문을 둘로 나눠서 각각 10분쯤 설교하였고 설교 중간에는 상황극이 있었다. 설교 후에는 각자 자기가 버려야 할 습관들을 종이에 적어 예배당 옆쪽에 세워진 십자가에 붙이는 시간을 가졌다. 성탄절 며칠 전의 캐롤 예배에서는 찬양대의 음악에 맞게 현장에서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스크린에 보여 주기도 하였고 모노드라마도 있었다. 세 명이 5분 정도씩 설교하였고, 설교 본문은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읽었다. 각각의 설교 후에는 그 내용에 맞게 하트 모양 초콜렛, 고무 지구본, 그리고 거울을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며 성탄의 의미를 기억하게 하였다. 70분 동안 진행된 그 예배는 음악과 영상과 모래 예술과 설교와 드라마가 잘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었다.

에딘버러의 St Andrew’s & St George’s West 장로교회의 성탄절 직전 주일예배도 신선하고 창의적이었다. 그 날 예배에는 설교가 없었고 두 편의 드라마가 그것을 대신하였다. 먼저 어린이들이 예수 탄생 이야기를 재현한 짧은 드라마가 있었고, 이어서 어른들 위주의 20분짜리 창작 드라마가 있었다. 아동부 담당사역자로 보이는 여자와 담임목사가 앞에서 공동으로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딘버러 지역의 유일한 성공회 대성당인 St Mary 대성당에서는 성탄절 직전 주일저녁에 특별한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제단 앞의 의자를 제단 쪽으로 돌려놓았고, 대성당에 어울리지 않게 휴대용 스크린을 설치해 놓았다. 그 전날과 그날 오전의 예배와 달리 설교도 없고 찬양대의 합창이나 회중찬송도 없이 조용한 성탄절 합창 음악을 CD로 들으며 성탄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옛날 성화 10여 점을 각각 3분 정도씩 스크린에 비추어 줌으로써, 자칫 예수님이 아닌 다른 것 때문에 들뜨고 분주하기 쉬운 시기에 성탄절의 의미를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저녁 예배의 형식이 매주 다른 교회들도 있다. 성공회에 속한 에딘버러의 Christ 교회는 매달 첫째 주일에는 성경말씀과 침묵과 기도와 음악이 있는 묵상예배로, 둘째 주일에는 떼제(Taize) 공동체 스타일의 예배로, 셋째 주일에는 아이오나(Iona) 공동체 스타일의 비격식적인 성찬예배로, 넷째 주일에는 시편창과 성경말씀과 기도가 있는 만과(Compline)로, 다섯째 주일에는 찬양대가 주도하는 저녁기도회(Evensong)로 모인다. 에딘버러에 있는 다른 성공회 교회인 St Peter’s 교회는 매달 첫째 주일과 다섯째 주일 저녁에는 만과로, 둘째 주일에는 기도와 묵상이 있는 예배로, 셋째 주일에는 치유예배로, 넷째 주일에는 찬양대가 주도하는 저녁기도회로 모인다.

이상일?이상일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회음악과와 신학대학원을 마친 후 미국 Southwestern 신학교에서 (M.M./Ph.D.)
과정을 마친 후 2009년부터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