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인애하신 구세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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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펑펑 울며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난 ‘2007 한국 교회 대 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설교자 옥한흠 목사님은 ‘주여, 살려 주시옵소서’(계 3:1~3)라는 제목으로 울먹이면서 말씀을 전하였는데요, “주여, 저는 죄인입니다. 입만 살아있고, 행위는 적은 목회자였습니다… 저는 강단에서 달콤한 말씀만을 전했습니다. 믿음만을 강조하고, 행위는 못 본 척 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우리도 모르게 세속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성경 속 사데교회의 모습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지경이 된 것은 바로 자신을 비롯한 교계지도자들의 탓이라며, 목회자와 성도들의 진심어린 회개와 성령 충만을 거듭 촉구했을 때, 그 옛날 100년 전 평양 장대현 교회의 길선주 장로처럼, 모인 10만 성도 모두가 한목소리로 하늘이 떠나가라 울부짖으며 통회의 기도를 드렸지요. 그리고서 부른 찬송이 이 찬송이었는데요, 얼마나 감동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William Howard Doane찬송가 왼편 위쪽에 작곡된 해가 1868년이라고 쓰여 있죠? 그 해 어느 날, 이 곡의 작곡자인 도온(William Howard Doane, 1832-1915)이 ‘오 인애하신 구세주여, 날 지나치지 마소서’(Pass me not, O gentle Saviour)라는 짧은 한 마디의 글을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에게 건네면서 그가 작곡한 멜로디에 맞게 찬송시를 써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대개의 찬송은 시가 먼저이지만 이 찬송은 순서가 바뀐 셈이죠.

크로스비는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기에 그의 영안은 우리 비장애인보다 더 맑아 보입니다. 그러기에 이미 그녀는 천국을 볼 수 있었다고 간증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러고 보면 그녀가 지은 많은 찬송들을 통해 주님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 찬송가에 실려 있는 24편의 찬송들을 통해 영감(靈感)어린 찬송을 맛볼 수 있습니다.Fanny Crosby

미국 뉴욕 주의 퍼터남 카운티(Putunam County)태생인 크로스비는 어렸을 적에 열병으로 인해 시각장애자가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그는 문학적 소질이 풍부하여 여덟 살 때부터 시와 음악에 재능을 보이며 맹인학교에 다닐 때에도 아주 유명했습니다. 그의 모교인 맹인학교에서 교사를 하면서 맹인 남편을 만나 부부끼리 서로 도우며 많은 찬송을 지었다고 하는데, 평생 8천여 편이나 된다니 놀랍죠.

‘PASS ME NOT’인 이 멜로디는 1870년 출판한 도온의 복음성가집인 『헌신의 노래(Songs of Devotion)』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 주의 프레스턴(Preston)태생인 도온은 독실한 침례교회 교인으로 음악에 재능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크게 성공한 분인데요, 그가 작곡한 찬송가는 200여 곡이 됩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슬픈 마음 있는 사람>(91장, 통91장), <예수 나를 위하여>(144장, 통144장), <주 어느 때 다시 오실는지>(176장, 통163장), <주 예수 크신 사랑>(205장, 통236장),
<너희 죄 흉악하나>(255장, 통187장), <인애하신 구세주여>(279장, 통337장),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314장, 통511장), <기도하는 이 시간>(361장, 통480장),
<나의 생명 되신 주>(380장, 통424장), <주 예수 넓은 품에>(417장, 통476장), <십자가로 가까이>(439장, 통496장), <예수 따라가며>(449장, 통377장), <저 죽어가는 자 다 구원하고>(498장, 통275장), <돌아와 돌아와>(525장, 통305장).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540장, 통219장), <그 큰일을 행하신>(615장) 등 17편이나 실려 있지요.

이 곡은 무디의 전도 집회에서 생키(Ira David Sankey, 1840-1908)에 의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찬숑가』(1908)에 수록된 선교사 베어드 부인(Annie L.A. Baird)의 번역입니다. 베어드 부인은 초기 개신교 찬송가의 번역과 편찬에 가장 크게 공헌한 분인데요, ‘위대한 작자’로 불립니다. 이 분은 특히 한국어에 대한 문학적, 언어학적인 조예가 뛰어나고, 시정(詩情)의 심미안과 신앙적 경건이 있어 당시 그가 번역한 <나는 갈 길 모르니>(375장, 통421장), <멀리 멀리 갔더니>(387장, 통440장) 같은 찬송들이 지금도 거의 수정 없이 불리고 있습니다.

AA’ BA’의 단순한 곡임에도 간절하게 함은 첫 구절부터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자각(自覺)하게 끔 하니까요.
“주여, 주여”하며 크게 외치는 B의 부분은 길고 가장 높은 음인 클라이맥스로서 우리 심령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의 진정성을 끌어올려 줍니다.

예배음악(수정)6-3

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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