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조율(tuning)의 삶과 신앙 – 최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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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점검할 일은 조율(튜닝)이다.
조율이 안 되면 연주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오랜 만에 본당의 피아노를 조율했고, 오보에 주자를 중심으로 전체 단원들이 라(A)음에 자기 음을 맞추는 조율의 절차를 거쳤다. 그만큼 조율은 음악의 기본이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① 조율은 타인을 위한 전적 배려다. 혼자 연주를 한다면 구태여 조율을 하지 않아도 된다.
② 조율은 화합을 위한 작업이다. 협연을 할 때는 타인의 소리에 나의 소리를 맞추려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섬세하고 민감하게 소리를 내는 이유는 화음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③ 조율은 아름다움을 위한 기술이다. 서로 다른 파트의 음과 소리가 하나를 이룸은 음악의 신비다. 화음을 이루지 못하는 두 가지의 소리는 선율이 아닌 소음일 뿐이다.
④ 조율은 바쁜 걸음을 내딛기 위한 숨고르기다. 본격적인 대장정에 돌입하기 전 거친 숨을 멈추고 조용히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⑤ 조율은 불협화음을 막기 위한 기준이다. 저마다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려는 이기적인 마음을 절제하고 약속하여, 정한 소리 앞에 겸손히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조율은 우리의 삶과 신앙에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리라. 신앙이 어려운 이유는 공동체를 이뤄야 하고, 공동체 안에서 꾸려가야 하기 때문이요, 우리는 독주의 삶이 아닌 합주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내 곁의 사람과 원하든 원치 않든 화음을 이뤄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저마다 독특한 개성은 인정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하나의 소리로 모아져야 하고, 행여 나로 인한 불협화음으로 공동체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하며, 빠르게 걷는 삶이 아닌 바르게 걷는 삶을 위해 자신의 거친 숨을 가라 앉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적인 삶을 통해 나는 죽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만이 살아남는다는 사명을 기쁨으로 여겨야 비로소 조율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조율은 힘든 작업이기는 하겠으나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규환 목사님 사진최규환

가락중앙교회 담임목사로 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대학원과 실천신학대학원을 수학하고 수필집 [샘. 삶. 쉼터]을 출간했으며 자작곡 음반 [삶 그리고 신앙], 자작곡 부활절 칸타타집 [최후의 만찬]을 발표한 목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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