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예수 부활했으니 (Christ the Lord is risen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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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찬송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단연 “할렐루야”입니다. 가톨릭이나 루터교 등 의식을 중시하는 교회에서는 수난절 전 3주일 반 동안을 전사순절 절기로 지킵니다. 부활주일로부터 50일이 이전이 되는 주일은 킹카게시마(Quinquagesima), 60일 전 주일은 섹사게시마(Sexagesima, 실제로는 64일), 70일 전 주일은 셉투아게시마(Septuagesima, 실제로는 64일)라는 주일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이때에도 사순절과 마찬가지로 예복이나 강대보의 색깔이 참회와 성찰의 뜻을 지닌 보라색인데요, 예배의식에서는 ‘할렐루야’와 ‘영광의 송가’를 생략했다고 합니다. 특히 사순절이 시작되기 바로 전 주일은 ‘할렐루야 고별(farewell to Alleluia)’예배로서 할렐루야를 마지막으로 부르고 사순절이 시작되면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날 할렐루야를 부르면서 할렐루야 초상을 강단에 매장하였다가 부활절 첫 예배에서 관을 열고 할렐루야를 부르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이토록 40일 동안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해 금욕하며 참회하고 명상하며 성찰하면서 기쁨의 노래인 ‘할렐루야’까지 억제하다 부활주일 새벽에 이르러 ‘할렐루야’를 힘껏 외쳐 부르니 얼마나 가슴이 벅차겠습니까? 마치 일제 강점 하에 있다가 해방을 맞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던 우리 선조들처럼 말입니다.
이 찬송에서 “예수 부활”하는 첫 대목도 예수님께서 수의를 걷어차고 벌떡 일어나듯이 ‘도-미-솔’하며 일어나는 음화(音畵)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민찬송”, “천사들이” 등 모든 첫 대목이 상행(上行)하며 솟고 있지요? 특히 “사망권세 이기고”에선 가장 높은 음을 사용함으로써 기쁨 벅찬 승리의 감격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제-1

 

이 찬송은 가사와 노래의 구조로 볼 때 히브리 시를 읊는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보는데요, 우리 노래 <쾌지나칭칭나네>처럼 ‘메기고 받는’ 응창(應唱, responsorium)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먼저 선창자(先唱者)가 “예수 부활 했으니”하고 메기면, 모든 이들이 “할렐루야”하고 받고, “만민 찬송 하여라”하고 메기면 “할렐루야”로 받아 응창합니다.

“할렐루야”로 받는 부분도 참 재미있지요, “할”에서 ‘아’ 모음을 길게 늘어트린 멜리스마(melisma)가 매우 즐겁습니다.

무제-2

 

 

 

 

멜리스마란 하나의 모음에 많은 음표가 붙어있는 것을 뜻하는데요, 많은 작곡가들은 ‘기쁨 동기(joy motif)’라고 해서 가사 중 뜻 깊은 단어에 많이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헨델의 《메시아》 중 <우리를 위해 아기 나셨다>를 보면 ‘born’이란 단어를 길게 늘어뜨린 멜리스마가 있지 않습니까? 가사 가운데서도 유독 할렐루야에 붙여진 멜리스마는 ‘유빌루스(jubilus)’라고 해서 신앙심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이곤 했습니다. 유빌루스는 ‘환희’라는 뜻인데, ‘아(a)’ 모음을 계속 부르다 보면 웃음소리가 들리지요? “하하하하할렐루야!”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통곡이 변하여 웃음이 넘치는 천국잔치의 웃음소리 같지 않습니까?

무제-3

 

이 찬송의 3절까지는 14세기 경 독일과 체코슬로바키아 근방에서 불리던 11절을 가진 긴 라틴 찬송이었는데, 원래 “할렐루야”라는 후렴구는 없었습니다. 이 찬송을 찰스 웨슬리(Charles Wesley, 1707-1788)가 3절로 추리고, 마지막 절을 지어 붙여 1740년 『찬송가와 성시(Hymns & Sacred Poems)』에 발표했습니다. 이후 『성가작가선(Complete Psalmodist)』에 편집인인 아놀드(Anold)가 <다윗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편곡해서 실을 때 “할렐루야” 후렴구를 첨가하여 지금의 응창식 부활찬송이 된 것이지요.

무제-4웨슬리가 편집하기 이전에는 이 찬송을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배우스(Judas Maccabaeus)》에 나오는 개선행진곡 <보아라 용사> (165장, 통155장, <주님께 영광>) 곡조에 맞춰 불렀는데, 물론 “할렐루야” 후렴구는 없었겠지요. 지금의 멜로디는 1708년 편찬된 『리라 다비디카(Lyra Davidica)』에 작자미상으로 실렸던 <ALLELUIAS>라는 곡에 붙여 애창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부활절 아침에 만나는 사람마다 첫 인사말로 “주 그리스도께서 오늘 살아나셨습니다.” 라고 했다고 하는데, 웨슬리는 이 인사말을 노래 첫 대목에 넣었습니다.
“Christ the Lord is risen today!”

『김명엽의 찬송교실1』 내용 발췌
※ 본 내용은 저자인 김명엽님, 출판저작권자인 예솔과 협조하에 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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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음악(수정)6-3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서울바하합창단,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한국장로성가단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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