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호] 신체의 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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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체의 고고학에 대한 짧은 단편을 신문에서 읽었다. 이 칼럼을 쓴 이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가 인용한, ‘이토 아사가 쓴, ‘기억하는 몸 (김경원 역): 새겨진 기억은 어떻게 신체를 작동시키는가 (현암사;2020)’ 의 책을 수첩에 적어놓았다. 내용은 이렇다

오마에 고이치는 무용수다. 그가 23살 때 교통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 다리를 절단하였다. 그는 온전한 다리를 잃은 후 다시 이전과 같이 무용이 가능한지를 알려고 훈련하던 중 지금까지 자신의 몸 안에는 온전한 두 다리가 움직일 때의 근육사용에 대한 기억만 있는 걸 알고 지금껏 훈련했던 몸의 기억으로는 절단된 왼발과 정상적인 오른 다리로는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그는 훈련 중에 과거의 몸의 기억과 지금의 몸의 기억을 선택해서 사용하게 되었고 나름 불편하게 움직이는 다리의 움직임 또한 새로운 세계이고 또 새로운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몸의 신비에 속한다는 걸 알고 결핍된 몸은 또 새로운 세계를 연다.

다리를 절단한 이전과 절단한 이후의 차이를 몸이 기억하는 오마에는 몸은 절단 이전, 두 다리를 움직이던 기억과 왼쪽 다리 절단 후, 다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 현재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아브리드 엔진처럼 두가지 방식의 기억과 그 기억으로 형성된 몸의 편재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두가지 툴(tool)을 가진 자가 된다.

두가지 몸 안의 지식인 툴을 오직 정상적인 다리처럼 움직이도록 만드는데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토는 몸의 결핍이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깨달음은 확장하여 몸이 정상이었던 왼쪽 다리를 기억하는 몸의 실제가 다리를 잃고 난 뒤에도 그 없어진 다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한 숨은 동력이다.

기억의 몸과 현실의 물리적인 몸, 예전부터 획득해놓은경험치와 능숙하게 사용해야 하는동적 장치가 어긋나 있는 상태에서도 그의 결핍된 다리와 결핍된 훈련 속에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몸의 이상을 개척하는 에너지로 변하고 있음을 본다.

그리고 더 새로운 사실은 왼쪽 다리를 도움받아야 할 보다 더 수동적이고 보조적 역할을 떠맡은 오른쪽 다리는 왼쪽 다리가 못하는 역할을 돕고 보조하고 대신하려함으로써 두 다리 다 좋지 않은 부담과 의존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왼쪽 다리를 적극적 역할을 하고 오른쪽 다리도 더 이상 보조역할로 인한 부담스런 힘을 덜 사용하도록 진보하면서 두 다리 모두에게 더 창조적이고 힘의 균형을 주어 새로운 기억으로 협력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

이 원인치료는 없는 부위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려는 몸의 반응을 뛰어 넘어 의식적으로 없는 부위를 있는 것으로 취급하고 사용해나가는 과정에서 몸의 신비를 몸의 지식을 통해 배우고 있다.

원래 오른발잡이였던 그는 왼발잡이가 되었다. 사고 후 오른쪽 다리는 힘이 있어서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대신 맡으면서 대신 왼쪽 발은 보다 더 편하고 익숙해져 더 섬세하고 세련된 표현이 가능해졌다.

필자가 몸 시리즈에서 느끼는 몸은 하나님을 아는 데 많은 정보가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의 지각과 정보를 섭렵할 충분한 지식과 배움이 부족해 몸 지식에 대한 복음의 체계화가 늦어지고 있다.

어제는 왼종일질 들뢰즈에 대한 책과 논문만 읽었다. 분명한 것은 성서를 읽을수록 각 시대와 예언자들과 성서를 기록한 자들의 몸의 지각을 통해 하나님을 말씀하셨고 그들은 그 증거들을 그들 몸에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몸의 기억

오마에는 과거에 경험한 몸의 기억에서 현재의 몸의 지식을 재창조해 내지만 필자는 내 안에 몸의 처음 기억이 숨어 있다. 처음 기억을 집어 넣었거나 형성 되었다면 그 시조가 누구였는가가 중요한 사람들은 몸의 보편적 기억을 그 형질로 대상화하여 해석하려 하겠지만 필자는 몸의 기억 때문에 처음 만든 이를 찾아간 자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진실은 믿음을 확증한다. 적어도 몸이 기억하는 실체를 믿는 이들이 지각할 수 있다면 필자가 경험한 몸의 기억의 경로를 통해 성서기록자들이 터득한 몸의 지식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음악가는 몸으로 모든 것을 듣고 느끼고 이를 표현한다. 더구나 찬양자들은 자신 안에 찾아온 몸에 있는 복음의 기쁨과 하나님의 임재를 몸이 지닌 소망과 요구를 터트리는 열의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끼고 표현하는 예술가다.

몸이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복음과 하나님을 앎으로 느끼는 기쁨을 모른다면 어찌 영광과 할렐루야를 실감할 수 있으리요.

우리 안에 수많은 육체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육체의 소리에 세상은 시끄럽고 악으로 가득차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 주신 몸의 신비를 통해 주의 증거들을 배우게 하옵소서 주의 지식이 한없이 크고 위대하여 우리 생명이 주의 인자 앞에 무릎 꿇습니다. 주의 인자를 나의 몸이 느끼게 하옵소서.

주는 내 몸에 살아계십니다.

이선종 지휘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BA)
Hope International University. Master Christian Music(MCM)
Korea Presbyterian College of America(MDiv)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of America(Thm) 수료
Cantor, Music Pastor
카리타스합창단 음악감독
VKCC 지휘자
성서 번역가

_이메일 : Lk4241@gmail.com
_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unjong.lee.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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