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호] 예배음악이 만난 사람들 – 이지원 교수(Georgia Centr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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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신앙적 배경이 궁금합니다. 하나님과의 만남 그리고 지금까지의 인도하심과 어떤 동기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이 시대에 정말 귀한 사역을 담당하고 계신 「예배음악」 매거진에 초대해 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우선 제 신앙적 배경을 말씀드린다면, 다른 여러 훌륭하신 사역자분들과 같이 드라마틱한 과정으로 하나님을 깊이 만났다든가 하는 스토리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태 신앙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 부모님은 불교를 믿으셨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님은 저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작곡하시고 우리나라 찬송가 작곡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나운영 장로님께서 운영하시던 기독교 유치원에 보내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깊이 만난 것은 훨씬 나중 일이었고 또 그동안 이 사실을 정말 오랜 시간 잊고 살았었는데요. 되돌아보면 이렇게 하나님을 마음껏 예배드리고 찬양 올려 드릴 수 있는 지금의 저로 변화시켜 주신 것은, 바로 그 시절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으로 몸소 보여주셨던 선생님들과 함께 찬양하고 기도드리고 했던 모든 시간들로 인함이 아니었을까 싶어 정말 감사하게 되지요.

제 음악적인 달란트 또한 바로 유치원 시절에 발견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언니들이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에 저 또한 자연스럽게 언니들을 따라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지요. 그리고 유치원에서는 정기연주회 같은 연주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합주곡 연주 등을 통해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고 이때부터 저는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것을 정말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리고 본격적으로 피아노 전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2. 음악을 공부하신 것이 신앙생활 또는 예배음악과는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차세대를 향한 마음과 교육 가치관 등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 네. 음악은 하나님과 떼어놓고 설명될 수 없지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고 음악이 시작된 배경 또한 하나님을 예배드리고 경배드리며 영광 올려 드리기 위한 것이므로 음악을 공부함에 있어서 하나님을 먼저 더욱 깊이 알아가는 과정은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어렸을 때는 음악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경쟁 그 자체로만 여겨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콩쿠르를 준비할 때나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입시 경쟁의 삶 속에 있었을 때나 음악을 창조하신 분께서 제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연주하기를 원하시는지, 어떤 연주자가 되기를 원하시는지 이런 것들은 꿈에도 생각 못 했던 때였지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대학 시절 작은 개척교회의 반주를 하면서도 저는 그저 ‘반주자 선생님’이었지 하나님을 진정으로 찬양하며 예배 올려 드리는 ‘예배자’와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말씀 그대로 모태에서부터 저를 지으시고 누구보다도 저를 제일 잘 알고 계셨던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저를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 주셨고 깊이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 오셨음을 느낍니다. 오랜 시간을 통해 저를 말씀으로 훈련시키시면서 먼저 예배자가 되도록 제 시간을 주관하시며 만져 주셨고 찬양 올려 드리는 것이 그저 연주자이기에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앞에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일인지, 주님 앞에 얼마나 처절히 낮아져 가난한 마음으로 은혜를 간구해야만 찬양의 연주를 드릴 수 있는 것인지를 또한 날마다 깨닫게 해 주십니다.

이러한 제 삶을 되돌아볼 때 요즘 우리보다 훨씬 더 재능이 많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우리 차세대들을 향한 사랑과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 또한 동시에 주십니다. 무조건적으로 빠른 템포의 손놀림, 뛰어난 테크닉, 남들보다 더 개성 있는 외모에 돋보이는 연주, 더 유명한 선생님으로부터의 사사, 이미 암암리에 순위가 매겨져 있는 최상급 학교 진학으로의 성공 등등 자기의 이름을 날리기 위한 맹목적이고도 끊임없는 경쟁에 놓이기 쉬운 분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결과 많은 재능 있는 학생들이 점수로 매기는 획일적 평가에 밀려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버리고 심한 경우에는 정신적 고통과 병을 얻어 음악의 길을 포기하는. 혹은 삶까지 포기하는 정말 안타까운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음악 분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평가를 받는 자들은 극히 소수이기에 어느 분야에서든지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의 목적대로 꼭 어느 분야의 최고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하나님 안에서는 사랑받는 자녀이며 얼마든지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릴 수 있는 자들임을 우리가 먼저 깨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공동체 안에서 연약한 지체에게 서로를 살리는 힘이 되어주고 또 서로의 다른 점들을 존중해 주는 그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바라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우리의 차세대들에게 최선의 교육을 위한 노력과 함께, 비록 최고의 연주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혹은 어느 분야의 최고가 아닐지라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누구든지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훌륭한 예배자이며 어느 위치에 있든지 소중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그리고 선생으로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저희 예배음악 독자분들은 여러 모습으로 예배음악사역에 헌신하고 봉사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을 위해 교수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헌신하고 봉사하고 계신 분들께 조언이라니요… 오히려 제가 여러 조언을 받아야겠는걸요.

다만 한 가지 함께 꼭 나누고 싶은 것은, 예배음악사역을 하시는 모든 분이 이미 느끼고 있을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우리 예배음악을 하는 사역자나 봉사자분들은 음악적 달란트가 있어서 어떻게 보면 교회로부터 콜링을 받을 기회가 생각보다는 쉽게 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새겨야 하는 것은 우리 예배음악인들이 ‘음악인’이기 이전에 먼저 ‘예배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입니다.

이 부분은 저 또한 놓치지 않도록 자각하고 경계하며 살아가도록 평생에 거쳐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간혹 주어진 사역과 봉사에 지쳐서 힘들어하며 언제나 사역을 내려놓을까 날마다 갈등하며 옆에서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기쁨 없이 지쳐있는 사역자들을 보게 됩니다. 주님이 주시는 은혜와 힘으로 사역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마치 사역에 질질 끌려가는 모습입니다.

사역자들은 하나님께서, 성령님께서 내려주시는 은혜를 더더욱 의지하며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의지와 힘과 지혜로는 결코 이룰 수 없기에 날마다 말씀 안에서 그리고 기도로 하나님께 의지하며 나아갈 수밖에 없지요.

예배를 통한 회복이 먼저 있고 예배를 통해 받는 넘치는 은혜가 있어야만 내 힘이 아닌 주님 주시는 힘으로 그 은혜로 하나님의 일을 해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먼저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며 하나님과의 친밀함 가운데 동행하는 참예배자들로 서서 찬양사역을 이루어 간다면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온전한 예배들로, 그리고 이 시대의 빛과 소망이 되어 사람을 살리는 예배가 되리라 봅니다. 그럴 때야 비로써 이 어지러운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받지 않으며 세상의 유일한 대안이 되고 능력이 되는 교회들로 더욱 거듭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것을 위해 서로 힘을 나누며 주님 안에 함께 세워지는 지체들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최근 예배음악에서 전통적인 찬양음악과 현대적인 찬양음악에 관한 음악적 논란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한국 예배음악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려는 예배음악 매거진의 기획팀에게 조언 및 권면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예배음악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느 예술 분야에서든지 ‘전통’과 ‘현대’라는 것의 마찰과 논란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양면성을 겪습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보수’와 ‘진보’와 같은 단어에서 느낄 수 있는 것같이, 마치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정적인 느낌도 같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완전히 포기하거나 버리고 갈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것들이 실현이 될까요?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양쪽 모두 가치가 있고 중요하니까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도되고 변화를 이루는 것들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고 불편해하고 거부하거나, 혹은 또 그 반대로 현대적인 시각에서 볼 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교회음악에 대해 무언가 답답하고 좀 더 감각적이지 않다 여기며 빠르게 와닿는 느낌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안에 또 하나의 예배에 대한 판단과 율법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우 조심스러워집니다.

전통이라는 DNA를 가지고 다양하게 파생되는 세포들과 구성 물질들로 여러 장기들과 근육들과 뼈와 살을 이루는 우리의 건강한 몸을 이루어 간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나 형식 등의 다양성과 동시에 밸런스, 즉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균형을 가장 잘 이루셨던 분은 바로 예수님이시지요. 모든 것을 전부 아우르실 능력을 갖추셨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으로 절대 치우치지 않으시는 지혜와 분별력과 균형을 가지셨기에 우리는 예수님을 롤 모델로 배워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찬양은 음악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지기보다는 찬양을 드리는 자에게 맞추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진실함과 최선과 충성으로 올려드리는 예배음악이 우리 자신의 화려한 업적이 아닌, 오직 하나님께는 영광 올려 드리고 사람에게는 치유와 회복이 되며 하나님의 음성까지 전달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겸손히 사역에 임한다면, 서로 논란과 대립을 가져올 수 있는 이러한 음악적 요소들조차 오히려 더 풍성하고 다양한 찬양으로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으로 사용되리라 믿어집니다.

5.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나누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최근 교수님께서 계획하시는 일이나 근황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 네. 저는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찬양연주를 드리는 것에 앞으로도 집중하겠지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부족한 제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저를 향하신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을 더 알리는 선교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이번 코로나 재난의 시기를 뚫고 나온 저의 찬양 연주 앨범과 악보집인 『GRACE』를 통한 모든 수익금이 고통받고 있는 세계의 어린이 생명 살리기 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제3세계 재해지역으로의 기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관심과 사랑과 기도, 또 앨범과 악보집 구입 등으로 실제적인 힘을 보태주시는 모든 분이 함께 이루어가는 사역이라고 믿습니다. 모든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우리가 해야 할 선교와 전도, 지금은 예배까지 막혀 있는 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이러한 때에 하나님의 곡조인 찬양은 모든 장벽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하나님의 선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러한 찬양과 선포가 힘을 잃지 않고 더욱더 열방을 향해 울려 퍼지는 것에 우리 예배음악 사역자들께서 함께 마음과 힘을 모으는 것이 정말 필요한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저는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특별히 올해 한국 마포에 Teaching Site를 오픈한 미국 애틀랜타주의 Georgia Central University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이 대학교는 미국 애틀랜타주에서 교육과 선교를 위해 신학교로 시작한 작은 학교였으나 지금은 종합대학으로 승격되어 음악대학, 경영대학, 기독교대학, 신학대학원, 컴퓨터과학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의 여러 명문 대학들은 본교 캠퍼스 강의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어디서나 현지 Teaching Site를 통하여 해당 학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수업을 혼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COVID 19으로 온라인 수업과 더불어 현지 Teaching Site들이 분교의 개념으로 많이 생기게 되었는데, 유학으로의 길이 매우 어려워진 이 시기에 한국에 오픈한 GCU에서는 음악석사, 박사, Diploma 과정의 수업 대부분을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으며 마지막 졸업연주, 세미나, 논문심사 등의 학점은 미국의 본교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이 어려운 시기에 유학을 꿈꾸고 있으나 길이 막힌 여러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고도 좋은 대안이 되는 학위과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피아노, 반주, 관현악, 성악, 작곡, 영화음악, 합창지휘, 관현악지휘, 교회음악, CCM, Music Technology, 민속음악 전공 등이 개설되어 있고 이번 가을 학기에도 여러 Conference와 Seminar, Concert 등 학생들이 실질적인 연주 경험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열정과 사랑으로 가르치실 교수님들과 함께 학생들이 신앙의 성숙과 전공에의 실력을 크게 발전시키고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을 하나님께서는 공동체를 통하여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우리의 모든 예배음악 사역이 결국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는 자들의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위한 일들이 되기를 원하며 늘 겸손히 섬길 수 있도록 생각날 때 함께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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