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호]너 하나님께 이끌리어(3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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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음 이상 분할되는 여성적 종지(終止)는 dim.해야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생들이 성악레슨을 받고나오면서 “추뤽” “추뤽(zuru¨ck)”하며 새로운 연주기법을 배웠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독일어 ‘zuru¨ck’은 ‘되돌아’란 뜻으로 영어의 ‘return’에 해당하는데, 언어에 있어 악센트 표현이 확실해야하는 서양 곡 연주에 있어선 절대적인 기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사와 노래의 스트레스가 일치해야 하는 서양음악에 있어선 긴장과 이완이 기본이기 때문에 성악연주법에 있어서도 말하듯 노래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다뤄야 할 요소 하나가 종지(終止) 연주법입니다. 종지에는 남성적 종지(Masculine Ending, Masculine Close)와 여성적 종지(Feminine Ending, Feminine Close)가 있습니다. 모티브 끝의 리듬이 분할되지 않고 한 음으로 마치는 것은 남성적 종지이고, 2개음 이상으로 분할되는 것은 여성적 종지라 합니다.

여성적 종지에 있어서 보다 음악적인 기법이 바로 ‘추뤽’인 것이죠. 곧 발음법에서 악센트가 있는 모음은 긴장하고, 나머지는 이완해야 하는 이치가 노래 때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지의 첫 음은 테누토로 연주하고, 첫 음과 둘째 음을 dim.해야 합니다.

예컨대,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에서“ 주만 바라면”(마디 8), “지켜 주시리”(마디 16), “사랑 믿는 자”(마디 20), “위에 서리라”(마디 24)는 남성적 종지이며, “이끌리어”(마디 4)와 “힘주시고(마디 12)”는 여성적 종지입니다. 그러므로 “이끌리어(Gott la¨ßt walten)”의 ‘리(wal)’는 테누토로, ‘리어(walten)’는 dim.해야 음악적이죠. “힘주시고”도 마찬가지로 ‘시’는 테누토로, ‘시고’는 dim.해야 합니다.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의 곡명 NEUMARK(노이마르크)는 찬송시와 곡을 지은 독일 랑엔잘차(Langensalza) 태생인 노이마르크(Georg Neumark, 1621-1681)의 이름입니다. 극심한 가난과 역경 가운데서도 낙심치 않고 믿음과 소망가운데 지은 코랄입니다. 진학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막다른 처지에서 극적인 체험을 통해 쾨니히스 부르크 대학에 들어가 법률을 전공하게 되고, 시문학활동도 하던 중에 드디어는 바이마르의 빌헬름 2세의 궁중 시인까지 지냈습니다.

노이마르크가 지은 34편의 시 가운데 특히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Wer nurden lieben Gott lasst walten)’는 독일 시문학사상 금자탑을 이룬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영국의 여류시인 윙크워드(Catherine Winkworth, 1829-1878)를 비롯하여 바우링(J. Bowring), 러셀(A. T. Russel) 같은 이들이 영시로 번역한 것만도 20여 편이나 된다고 합니다. 윙크워드가 1863년 『영국 독일코랄(Chorale Book for England)』에 소개한 이래 세계적인 찬송이 되었습니다.

J. S. 바흐는 이 코랄을 즐겨 사용했는데요, 이 코랄을 사용한 칸타타는 일곱 작품이나 됩니다.

21번 《내 마음에 근심이 많도다》, 27번 《내 종말이 가까움을 누가 알랴?》
84번 《나의 행복에 만족하도다》, 88번 《보라 내 많은 어부를 보내리니》
93번 《다만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자》, 166번 《측량하라 우레 같은 말씀을》
179번 《보라 네 믿음이 거짓이 아닌가를》, 197번 《하나님은 우리들의 확신》

멘델스존(F. Mendelssohn)은 오라토리오 《사도바울》중 스데반의 순교 장면에서 ‘내 영혼을 받으소서’란 가사로 이 코랄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거기엔 4/4박자로 되어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장례식 때에도 《사도바울》에 나오는 합창 시련을 견디는 자 복이 있다와 이 코랄을 연주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색스니(작센)의 선제후(選帝侯)인 요한 게오르규 2세, 프러시아의 왕 빌헬름 1세 등 많은 사람들의 장례찬송으로 불렸습니다.

김명엽찬송교실3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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