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호]동행자의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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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
이에 아브람이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이르러
거주하며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더라 (창 13:17-18)

삶의 한가운데 선 아브람의 행동과 하나님의 명령과 축복의 말씀에는 단 두 존재 간의 분명하고 뚜렷한 외딴 관계에 서 있다. 한 자는 역사의 세월과 시대적 한 지점에서 배설적(낭비적) 시간에 서 있지 않고 택함을 받았다는 것이요 하나님은 그자를 역사와 한 시대환경을 뛰어넘는 다른 지점으로 끌어낸다. 예배란 삶의 보편적 차원과 다른 지평에 서 있도록 주관자의 시현이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예배자가 거친 들녘에 돌을 골라 제단을 쌓고 마음을 모으고 그 하나님께 자신의 소유를 바쳐 그 향과 불을 올리는 행위는, 삶을 사는 짧은 시간 동안 피조자의 마음 목적적 구심점이 매우 의도적인 다른 지점을 향해 전격적으로 향하고 있는, 전 우주적 자기표현이 일어나는 현장이다.

예배란 자신 삶의 한가운데 직접 보이신 하나님의 임재에 반응하여 구체적인 몸과 마음과 행위를 고백으로 불사르는 작업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해왔던 전형적이고 고착된 습관 행위가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 일어난 설것(시점과 형태가 단 한 번만 일어나는 유일한) 행동이다. 우리는 예배를 이 고백적 행동의 퍼포먼스로 들여놓고 있음을 배운다.

매우 고아하고 교양 있어 보이는, 세련되게 설계된 건물에서 정기적(시점과 형태가 동일한)으로 가진다. 이 지점에서 설것과 정기적인 것의 싸움이 시작되고 지금도 이 싸움은 우리 찬양자의 현장에서 진행 중이다.

모든 예전은 옛것의 퍼포먼스와 함께 있다. 그러므로 설것 예배를 위해 거친 들녘에서 가져온 아브람의 두근거림을 제사로 옮겨와야 한다. 이 말은 예배는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의 존재 앞에 목격자로 사는 것일 뿐 아니라 두 존재만이 소통하는 초역사적 순간에 사는 것이요 이를 두 존재가 아는 것이다. 이는 전쟁이다. 예배 아닌 것과 예배인 것이 싸우는 작업이다. 어떤 형태의 예배이든 스스로 두 가지 면에서 망가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늘 해오던 예배에 형식화되고 의례화된 기존의 옛것에 머물러 있으므로 망가져 있고 또 세상에 노출된 인간의 욕망에 망가져 있다. 예배는 이 둘과 싸워야 하고, 예배 아닌 것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어온 형식과(옛것의 정기적이고 익숙해진 것) 사람을 통해 올려드리는 세상으로부터 온 자신과 함께 예배하는 자들의 마음밭과 싸워야 한다. 예전적 예배이든 열린 예배이든 이전의 것들과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은 없기 때문에 이를 동시적 개혁함(reforming, 진행적 개혁)에 두지 않으면 둘 다 썩어 갈 것이다.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이 둘로부터 언제나 자유롭지 않다.

더구나 이는 예배자의 마음이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과 태도에 머무르라는 게 아니다. 그 거친 삶에서 나온 단 한 영혼을 위해 예배는 반드시 설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낯설고 언제나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거룩한 존재이신 하나님께 나온 예배자 리더 자신과 회중들의 영혼을 대신하여 버럭 큰마음으로 제단에 자신을 올려 세워야 한다. 그리고 모은 마음에 지극히 웅얼거리고 있는 영감 있는 분출지점에 서서 고무된(inspiring) 마음을 전능자 앞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매우 가혹하고 혹독하게 자신의 준비성과 시스템에 의해 행해야 한다.

삶은 거대한 것이다. 태초에 생명이 시작되면서 가장 온전한 능력자의 하나님과 그의 모든 존재물들과 소통해왔다. 그 삶의 한가운데 존재의 영을 모으고 삶의 정점에 계신 분을 의식한다는 건 매우 영적인 일이다. 제단을 손수 쌓아 자신의 전 존재를 드리는 행위에는 거룩한 자에 대한 경외와 동행하는 마음을 산화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을 보는 눈,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찬양자에게는 불가불 이 거대한 하나님의 시선을 만나는 선물을 주셨다. 필자의 하나님은 평생 이 기쁨 위에 필자를 올려주셨다. 아직 이 큰 기쁨을 통해 ‘영광’이라는 하나님의 영역에 계신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찬양자가 있다면 거칠고 어두운 광야가 있는 침묵의 현장에 나가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은 찬양자와 아주 가까이 계시기 때문에 이 선물을 쉽게 주시려고 아예 떠밀듯 주시려 대기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주님, 우리의 부족함을 용서하옵소서. 크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지극히 높은 곳을 향하여 가장 낮은 마음이 갑니다.
통곡과 애통함과 무너짐으로 나아갑니다.
우리의 전 존재를 통하여 생명의 호흡과 영으로
주를 예배하고 찬양하게 하옵소서.
우리와 동행하시는 마음에 두려운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예배를 맞는 우리 모두에게 능력의 하나님을 느끼고
전적으로 능력의 삶에 이르게 하옵소서.
우리의 부족함의 고백이 산화하는 예배 되게 하시고
주의 영 앞에 우리의 모든 소망과 욕망이 부질없어지게 하옵소서.
나의 영을 회복하소서. 주의 영 앞에 나의 영을 가혹하게 교정하옵소서.
하여 우리의 소원이 더 단련된 거룩한 욕망으로 주 앞에 나아가게 하옵소서.

이선종 목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BA)
Hope International University. Master Christian Music(MCM)
Korea Presbyterian College of America(MDiv)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of America(Thm) 수료
Cantor, Music Pastor
카리타스합창단 음악감독
VKCC 지휘자
성서 번역가

_이메일 : Lk4241@gmail.com
_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unjong.lee.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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