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호]귀하신 예수(15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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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곡’은 십자가 위의 죽음을 클라이맥스로 하는 극음악

수난곡(Passion)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의 죽음을 클라이맥스로 하는 수난의 이야기를 음악 형태상 오라토리오와 같은 식으로 표현하는 극음악 형식입니다. 원칙적으로 4개의 복음서 중 어느 하나에 의해서 그리스도 수난의 내용을 작곡하기에 ‘마태수난곡’, ‘마가수난곡’, ‘누가수난곡’, ‘요한수난곡’의 네 가지이지만 복음서 중에 기록된 십자가상에서의 그리스도의 말씀을 엮어 텍스트로 한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이란 악곡도 있습니다.
로마 가톨릭 전례에서는 고난주간 중에 복음서의 수난의 기사(記事)를 낭독(혹은 낭창)하도록 규정되어 종려주일에 마태복음, 성화요일에 마가복음, 성수요일엔 누가복음, 성금요일 수난의 날에 요한복음을 읽게 되어 있습니다.

수난곡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9, 10세기에 시작되었는데요, 그 후 18세기까지 여러 가지 음악적인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① 단선율 수난곡(Plainsong passion)
② 모테트 수난곡(Motet passion)
③ 다성 수난곡(Polyphony passion)
④ 오라토리오 수난곡(Oratorio passion)

이와 같은 수난곡의 변화는 각 시대의 음악양식과 신학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명작으로는 쉬츠의 ‘마태수난곡’, 바흐의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 그라운(J. G. Graun, 1702-1771)의 ‘예수의 죽음’, 하이든의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베토벤의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스테이너의 ‘십자가상 위의 죽음’, 드보아의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등이 있습니다.

찬송시 ‘귀하신 예수’는 루터교 신학대학 교수인 헤르만(Johann Hermann, 1585-1647) 목사가 지어 1630년, 『헌신의 노래』(Devoti Musica Cordis)에 실었습니다.

곡명 HERZLIEBSTER JESU는 17C 독일의 대표적 찬송가 작곡가인 크뤼거(Johann Crüger, 1598-1662)가 작곡하였습니다. 그는 프러시아의 그로스브리센(Groß~Breesen/Niederlausitz, Prussia) 태생으로 비텐베르크(Wittenberg)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찬송시를 많이 지었는데, 나중에는 음악공부도 하여 작곡도 하고 음악학자로서 많은 저서도 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다 감사드리세’(66장)와 ‘주는 귀한 보배’(81장)도 그가 작곡하였지요.
이 찬송은 크뤼거가 1653년에 편집하여 출판한 『실용 경건의 노래』(Praxis Pietatis Melica)에서 처음 발표했습니다. 윙크워스(Catherine Winkworth)가 1863년에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하였습니다.

관련 성구는 고린도후서 5장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5:21)

이 찬송은 바흐(J. S. Bach)의 ‘마태수난곡’에도 나옵니다. 마태복음 26장 2절을 노래하는 예수의 서창(recitative) “너희가 아는 바와 같이 이틀이 지나면 유월절이라. 인자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리라”에 이어 노래되는 제3곡, b단조 코랄로 “아, 주여, 무슨 잘못하여 이 같은 정죄 받으시나이까?”란 가사입니다. 화성은 물론 멜로디와 리듬도 찬송가와는 조금 다릅니다. 마태수난곡엔 78곡 중 열세 곡이 코랄이지요.

몇 해 전, 유명한 독일 라이프치히의 토마스 교회성가대가 내한하여 음악회장에서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연주하였습니다. 연주를 마치자마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소년합창단원들과 연주자들이 어리둥절하며 의아해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장례식에서 박수라니요… 외국에선 관객들도 조용히 묵상하다 돌아가거든요.

 

김명엽찬송교실3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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