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호]더 깊은 예배를 준비하라

0
184

2019년의 마지막 달이다. 나 또한 여느 예배인도자들처럼, 지난 한 해를 시작하며 예배자로서 하나님 앞에 다짐했던 고백들이 실제 내 삶에 적용되기도 전에 벌써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접어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든다. 예배인도자에게 있어서 한 해를 살면서 가장 많이 후회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회중을 더 깊은 예배로 이끌지 못했던 것에 대한 자책감일 것이다. 예배가 더욱더 깊은 하나님의 임재 속에 들어가는 것을 소망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청소년기를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보내지 못했다. 청소년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방황했던 내게 당시 가장 두려운 것이 있었다면 바로 ‘법’이라는 존재였다. 늘 죄 가운데 살아가던 나에게 법이란 무서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삶이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면서부터 나는 오히려 법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사도 바울에 따르면 죄는 율법이 있기 전에도 존재했었지만, 율법이 없을 때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않다가(롬 5:13), 율법이 들어오면서부터 죄는 심히 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롬 7:13). 그렇다고 해서 율법이 죄를 만들어낸 도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세상에 법이 없으면 죄를 죄라고 말할 기준이 없는 것처럼 율법이 오기 전에는 죄를 죄라고 측정할 도구가 없었을 뿐이다. 이제 율법이 옴으로써 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롬 5:20에서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함이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20절 후반에 이어서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다”라고 말하고 있는가? 이 구절에서 우리는 더 깊은 임재가 있는 예배로 들어가는 길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다.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다시 율법과 죄의 관계를 정리해보자.

율법은 무엇인가? 먼저, 예수를 믿지 않는 죄인에게는 죄를 계산하게 하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은 그 율법이 존재하는 한 그 아래에서 끊임없이 죄가 죄로 계산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율법으로 측정된 자신들의 죄를 없앨 만한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의 은혜를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한 자들에게는 더 이상 그 율법은 죄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용서받은 죄의 양을 측정하게 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모든 죄가 용서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율법의 역할은 지금까지 ‘용서받은 죄가 얼마나 큰지’를 알게 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율법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용서받은 “…죄를 점점 더 발견하는 만큼 은혜는 더욱 넘치는 것”이다.

율법은 죄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용서받은 죄의 양을 측정하게 하는 도구

우리의 은혜를 측정하는 율법이 무엇인가? 살아계신 말씀이요, 율법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따라서 우리는 날마다 주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십자가 앞에 더 가까이 나아가야 한다. 팀 휴즈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고요한 시간이 예배자의 열정을 더 뜨겁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하나님 음성 앞에 나 자신을 비추는 시간이며, 그 시간은 나 자신의 부족함을 더 발견하는 동시에 나를 덮어주시는 주님의 사랑의 깊이와 크기를 더 발견하는 시간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펴서 읽고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음성을 간절한 마음으로 경청하는 시간이 바로 그것을 발견하는 때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더 큰 은혜, 더 깊은 임재가 있는 예배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므로 더 깊은 임재가 있는 예배로 나아가는 일은 더 나은 환경이나 시스템이 아니라,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주님의 말씀 앞에서 끊임없이 부족한 우리 자신의 모습과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점점 더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예배인도자의 다짐이 되어야 하며, 그것이 다가오는 새해에 시작될 더욱더 깊은 예배를 준비하는 예배인도자의 현재 과제가 되어야 한다.

고웅일
고웅일 목사님2
영남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전 풍성한교회 찬양디렉터로 사역했던 그는 한국, 미국, 중남미에서 다년 간 한인교회 사역을 하면서 다양한 교회적 상황에 따른 예배사역의 노하우들을 터득하였으며, 그 외에도 중국, 일본 및 중남미 지역을 다니면서 각 나라 언어로 선교 집회 찬양을 인도해왔다. 『꿈꾸는 예배 인도자』 의 저자이며, 현재 미국 LA 카운티 지역에 소재한 주안에교회에서 예배사역을 하고 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