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호]거룩한 밤(62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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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화음 반주는 하프 소리 흐르는 하늘나라 광경 연상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현악기는 긴노르와 네베르 두 종류입니다. 기쁨과 감사로 드리는 찬미의 악기로 사용되지요.

“다윗과 이스라엘 온 족속이 잣나무로 만든 여러 가지 악기와 수금과
비파와 소고와 양금과 제금으로 여호와 앞에서 주악하더라.”
(삼하 6:5)

시편에는 현악기로 찬미하는 여러 편의 노래가 있습니다.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고 열 줄 비파로 찬송”(시 33:2)하였는데, 아침마다, 밤마다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시 92:1-3) 찬양을 드렸습니다.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고 열 줄 비파로 찬송할지어다”
(시 33:2)

“지존자여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으로 찬양하고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
(시 92:1-3)

계시록에도 어린 양과 두루마리의 환상(계 5:8)과 최후의 심판이 시작될 때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거문고를 뜯으며 모세의 노래와 어린 양의 노래를 부릅니다.(계 15:2-3)

“그 두루마리를 취하시매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그 어린 양 앞에 엎드려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 대접을 가졌으니 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
(계 5:8)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 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를 불러 이르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놀라우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계 15:2-3)

맬럿(A. H. Malotte)의 주의 기도(The Lord’s Prayer)를 보면 처음의 전주부터 전곡을 일관하며 분산화음(分散和音)의 반주가 흐릅니다. 하프 소리는 넘치게 신비로운 하늘나라의 광경을 연상케 하지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언제나 누가복음의 별빛 반짝이는 밤을 그린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눅 2:8-20)로 시작하는 천사들의 영광송 이야기나, 마태복음에 나오는 동방박사들의 경배 이야기(마 2:9-10) 등 모두 아름다운 목가적(牧歌的)인 광경들을 연출하게 되지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서도 제12번 전원 교향곡(Pifa)에 이은 소프라노 서창의 제16번 또 갑자기 천군천사 나타나의 16분음표로 반복되는 높은 음의 패시지는 밤하늘에 별빛 반짝이는 음화(音畵)입니다.


성탄절마다 빠짐없이 애창되는 아당(Adolphe Charles Adam, 1803-1856)의 이 거룩한 밤(CANTIQUE DE NO¨EL, 크리스마스 노래)도 ‘미도솔미도솔’(마디 1-2)로 현(絃)을 뜯는 세 번의 분산화음의 전주로 시작되는데, 이 역시 천국에서 울리는 하프 소리 아닐까요? 그 옛날 목동들과 동방박사들이 보고 들었던 별빛 수놓은 찬란한 하늘나라 광경을 상상하며 불러볼까요?


처음(마디 1-11)엔 정적(靜的)이고 목가적인 정경으로 시작하지만 “온 땅이”부터(마디 12-15)는 즐거움에 넘쳐 덩실덩실 춤추는 동적(動的)인 악구로 바뀌고, “무릎 꿇고”(마디 16)에 이르러선 드디어 숭고하면서도 장엄하게 화답하는 천상과 지상의 대 경배찬양이 되어 벅찬 감격으로 마칩니다.


아당은 프랑스 파리 태생으로 오페라와 발레음악 작곡가인데, 발레음악 《지젤(Giselle)》은 그의 대표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작사자란에 나타나 있는 존 드와이트(John Sullivan Dwight, 1813-1893) 목사는 프랑스 어 시를 영역하여 1855년 출판된 「음악 잡지(Journal of Music)」에 발표한 분입니다. 이 시의 원작자는 프랑스의 까피우(Placide Cappeau, 1808-1877)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명엽찬송교실3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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