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호]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48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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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은 입당송 가사가 “Requiem”이어서 생긴 성가제목

레퀴엠 고유문 첫 곡인 ‘입당송’(入堂頌, Introit)은 “주여,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로 시작합니다. 이어 “하나님, 시온에서 찬미함이 진정 마땅하오니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서원이 바쳐지리이다. 주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모든 사람이 당신께 오리이다.”(Te decet hymnus Deus in Sion)라 노래하고 다시 처음 부분인 “주여, 그들에게 안식을…”을 반복하여 마무리합니다.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et lux perpetua luceat eis.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Te decet hymnus, Deus, in Sion,
(하나님이여, 시온에서 찬미함이 진정 마땅하오니)
et tibi reddetur votum in Jerusalem.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서원이 바쳐지리이다)
Exaudi orationem meam;
(주여,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ad te omnis caro veniet.
(모든 사람이 당신께 오리이다)
Requiem … luceat eis.
(주여, 그들에게 길이 … 비추소서)

입당송은 라틴어로 ‘인트로이투스’(Introitus)라 하는데, ‘시작’이나 ‘들어감’의 뜻입니다. ‘입당송’을 우리 개신교에선 ‘입례송’으로, 루터교에선 ‘찬미로 부르는 영가’라 부르고 있습니다. 레퀴엠의 입당송도 ‘키리에’처럼 ABA의 3부분 형식이지요. B부분인 “하나님, 시온에서…”는 시편 65편 1-2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여. 찬송이 시온에서 주를 기다리오며
사람이 서원을 주께 이행하리이다.
기도를 들으시는 주여 모든 육체가 주께 나아오리이다.”
(시 65:1-2)

 찬송시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는 영국 여류찬송시인인 하버갈 (Francis Ridley Havergal, 1836-1879)이 지어 1879년, 『삶의 모자이크』(Life Mosaic)란 책자에 발표하였습니다.

곡명 LIGHT AFTER DARKNESS는 미국의 이름난 복음찬송작가인 생키(Ira David Sanckey, 1840-1908)가 작곡하여 1881년 출판된 『복음찬송 제4권』(Gospel Hymns No. 4)에 발표하였습니다. 이 시의 첫 구절인 “어두움 후에 빛”이 곡명이 된 것입니다.

이 시는 ‘후에’(after)라는, 단어 앞과 뒤에 쓴 상반되는 단어가 돋보입니다. 원래의 영시엔 두 마디마다 상반되는 두 개념이 들어가는 데 비해, 번역 시엔 네 마디로밖에 표현할 수 없어 하버갈이 읊은 대조되는 30여 개념이 반밖에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Light after darkness, Gain after loss) 식으로… 그러다보니 ‘잃음 후에 얻음’, ‘약함 후에 강함’, ‘쓰림 후에 달콤함’, ‘염려 후에 희망’, ‘방랑 후에 안식처’, ‘눈물 후에 찬양’, ‘애매함 후에 보임’, ‘쓸쓸한 후에 사랑’ 같은 시어가 빠졌습니다. 그러니 음악의 해석도 달라질 수밖에 없죠. 영어로 노래할 땐 2마디 구조로 첫째마디(Light after)는 cresc. 둘째 마디(darkness)는 dim.이지만 우리말 노래 땐 4마디 구조로 1, 2마디(어두운 후에)는 cresc. 3, 4마디(빛이 오며)는 dim. 해야 합니다.

1. Light after darkness, gain after loss,
Strength after suffering, crown after cross.
Sweet after bitter, song after sigh,
Home after wandering, praise after cry.

2. Sheaves after sowing, sun after rain,
Sight after mystery, peace after pain.
Joy after sorrow, calm after blast,
Rest after weariness, sweet rest at last.

3. Near after distant, gleam after gloom,
Love after loneliness, life after tomb.
After long agony, rapture of bliss!
Right was the pathway leading to this!

우리나라엔 민로아(閔老雅, F. S. Miller, 1866-1952) 선교사가 번역하여 1902년 출판한 『찬셩시』에 실어 소개하였습니다.

김명엽찬송교실3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지휘자,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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